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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에 깨달음을 얻은 천재의 일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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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58호 발행인 지성[이기식] 발간일 2013-01-02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전시 / 불교서적 에세이 서브카테고리 불교서적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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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은주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김은주〈자유기고가〉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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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02 07:44 조회 1,77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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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대에 깨달음을 얻은 천재의 일대기
라마나 마하리쉬 <나는 누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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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께서는 7살 때 농부의 쟁기에 찍혀 죽은 지렁이를 또 새가 물고 가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그 모습에서 슬픔을 느끼고 나무 아래서 명상에 들었다는 내용이 경전에 나옵니다. 평범한 아이들이 할 수 있는 행동은 아니지요. 깊은 감수성과 자비심, 그리고 집중력을 겸비해야 나올 수 있는 행동인데 부처님께서는 어린 나이에 그런 모습을 보였습니다. 영적 천재의 기질을 보인 것입니다.

부처님, 예수님과 같은 반열에 올려놓을 정도로 오쇼 라즈니쉬가 극찬을 마지않았던 인도 출신의 위대한 영적 스승인 라마나 마하리쉬 또한 천재에 해당하는 사람입니다. 그는 십대에 깨달음을 얻은 특이한 이력의 소유자입니다.

마하리쉬는 평범한 소년 이었습니다. 공부 보다는 체육을 좋아하고, 형에게 놀림이나 받는 그런 소년이었습니다. 그런데 17살 때 진아를 체험합니다. 이 체험 이후 마하리쉬는 공부하던 연필을 내려놓고 명상에 잠기는 시간이 많아졌고, 그러다가 형의 등록금중 일부를 가지고 ‘아루나찰나’라는 산으로 들어갑니다.

아루나찰나산은 마하리쉬 에게 특별한 산이었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그의 내면에서 진동으로 느껴졌던 이름이고, 마하리쉬는 이 특별한 산에서 깊은 삼매에 들었습니다. 개미와 모기, 파리 등의 ,해충이 우글거리는 곳에서 그는 육체에 대한 의식도 감각도 잊었습니다. 벌레들이 살을 파먹었지만 눈치 채지 못할 정도의 삼매였습니다.

구도의 과정에서 보여준 마하리쉬의 삶은 부처님처럼 천재의 면모를 보여주었습니다. 평범한 사람이 노력에 의해 한 단계씩 수행이 익어간다면 그는 광풍에 휩싸이듯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갑작스런 진아 체험이나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빠져드는 삼매, 수행을 꿈꾸는 사람으로서는 참으로 부러운 모습입니다. 그렇다면 이렇게 드라마틱한 수행담을 갖고 있는 마하리쉬의 깨달음의 본모습은 무엇일까요?

마음의 본질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이 〈나〉라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아야 한다.〈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계속 탐구해 들어감으로써 가능하다.〈나는 누구인가〉라는 생각을 계속하면 다른 생각들은 모두 사라진다. 그리고 맨 마지막으로〈나는 누구인가〉라는 생각이 마치 마른 장작들을 다 태운 뒤에 스스류둔 타버리는 불쏘시개처럼 사라지는 때가 온다. 그러면 그때 깨달음이 드러난다.(24페이지)

마하리쉬의 깨달음을 한마디로 표현하면 자아탐구라고 할 수 있습니다. 마하리쉬는〈나는 누구인가〉라는 의문을 가지고 계속 탐구해 들어가면〈나는 누구인가〉라는 생각 이외의 생각들은 모두 사라지고,나중에는 이 마지막 생각도 사라지면서 진아를 깨닫게 된다고 했습니다.

마하리쉬에 의하면 진아의 본질은 행복이라고 합니다. 우리가 진아에 의해 살게 되면 자유와 행복을 얻게 된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현상계에 탐착함으로써 진아로부터 멀어지게 되고, 또한 행복과도 거리가 먼 삶을 살게 된다고, 삶이 고통인 이유에 대해서 설명했습니다. 진아는 우리가 실재한다고 굳게 믿는 현상계가 완전히 사라질 때 나타나는 것으로 진아와 현상계는 해와 달의 관계에 놓여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가 사라져야 다른 하나가 나타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린 지금 현상계의 삶을 살기 때문에 진아를 경험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마하리쉬가 표현한 진아는 불교적 용어로 불성에 해당하는 것이고, 이 불성을 깨달은 사람을 부처라고 합니다. 마하리쉬는 어린 시절의 진아체험과 깊은 삼매를 통해 완전한 진아를 깨달았고,〈나는 누구인가〉라는 자아탐구를 통해 진아를 깨닫는 방법을 때로는 침묵으로 때로는 언어로 표현해 왔습니다.

일대기와 제자들과의 문답을 통해 마하리쉬의 깨달음을 보여준 책이 바로〈나는 누구인가〉(청하출판사)입니다. 생애는 짧은 일화와 더불어 소개되지만 천재의 삶은 강한 인상을 주는 편이고, 그가 소개하는 깨달음은 선불교와 많은 면에서 유사했습니다. 자아탐구의 방법인〈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몰두는 선불교의 〈이 뭣고〉화두와 닮았으며, 완벽한 진아를 체험하는 사람이라면 잠을 잘 때도 깨어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성철스님의 말씀과 비슷했습니다. 그래서 더욱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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