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중한 인연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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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93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7-08-01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함영옥 보살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부산 정각사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14 06:13 조회 2,961회본문
소중한 인연에 감사
오랜 시간 절에 꾸준히 다닌 불자라 면 큰 업장 소멸의 기회로 누구나 복 짓는 일에 익숙해져 있겠지만, 지금까지 직장 다닌따는 핑계로 그저 무관심에 가까운 태도로 수수방관 하던 나로서는 모든 것이 낯설고 서툴 수밖에 없는 경험들이었다.
그러는 중에도 어느새 법당내의 불기들이 하나씩 둘씩 작업실에 즐비 하게 널리고 있었다.
향로, 촛대…..
누렇게 색이 바랜 불기들은 말 없이 정성스런 손길을 기다린 듯 어느새 한겹 한겹 때를 벗고 있었다.
‘잠시 묵혀 놓았을 때들도 닦아내기 이리 힘든데 세세생생 쌓아 놓은 업장 닦기는 얼마나 힘들꼬?’
처음 하는 일이라 나름 힘들지만 표현 못하는 내 속마음을 읽기라도 한 듯이
“내 뚜꺼븐 업장을 닦는다〜 생각하고 일심을 다해 닦으면 힘도 하나도 안 들재!
부처님, 참말로 고맙심더”
그나마 젊은 보살이라 불리는 나로서도 팔이 뻐근해 오는 즈음에도 그저 ‘감사하다’는 말씀으로 할머니 보살님 들은 진심으로 즐겁고 행복한 모습들 이셨다.
작은 일 하나에도 힘이 아닌, 오랜 세월의 정진과 수행으로 실천하시는 그 모습들에서 순간 난 어떤 훌륭한 법문보다도 더 깊은 감동을 받을 수밖 에 없었다.
길고도 험한 인생의 고개들을 넘어 오시면서도 저토록 넉넉한 감사로 살 수 있는건 부처님의 크신 은혜 덕분 이란 걸 직접 체득할 수 있었다.
사실, 부처님의 진리를 만난지는 꽤 여러해 되었지만 현실적 핑계만 대면서 근성 근성으로 세월만 채워 놓고 있었음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그러다 온전한 부처님의 제자로 돌아오기에는 정말이지 용기 아닌 용기가 필요했었다.
나 자신 그 동안 얼마나 많은 업을 짓고 살았는지, 어떤 망상에 갇혀 살 았는지, 왜 행복하지 못했던지를……. 불공을 하면서 새로운 느낌을 맛보았다.
지금껏 내 마음에서 비롯된 온갖 불안과 슬픔의 눈물들이 이젠 참회의 눈물로 바뀌었음을 감사해 한다.
구름 속에 가려진 햇빛을 보기 위해 햇빛을 찾기 보다는, 마음의 구름을 걷워내려는 노력을 하는 자신에 감사 한다.
무엇보다도, 많은 것이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따뜻이 챙겨 주시고 예쁘게 맞아주시는 우리 사원의 모든 소중한 인연들을 감사해 하며 ‘남의 앞에 등 불을 밝히면 내 앞도 밝아진다’ 는 진리를 실천하는 내가 되기를 서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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