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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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93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7-08-01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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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14 06:12 조회 2,947회본문
방행법회 단상
지금도 장맛비가 주룩주룩 내리고 있다. 유리창에 떨어지는 빗소리가 가슴을 촉촉히 적셔주는 이 아침, 따끈한 커피 한잔을 앞에 놓고 창 밖을 내다 보고 있다.
며칠 전 방생 하는 날도 오늘처럼 비가 내렸다. 하반기 49일 불공을 마 치고 다음날 예정대로 방생법회를 진행하기로 했다. 우리 사찰에서도 준비를 많이 했다. 49일 불공도 모두 열심히 했고 끝맺음인 방생법회 준비도 차질 없이 진행했다.
현대에는 인간방생이라 해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도 중요 하지만 불교의 전통적인 행사인 죽음에 처해 있는 생명들의 목숨을 구해 주는 행사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인간방생은 일년 내내 하고 일년에 한번은 이런 행사 진행도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이 방생법회를 통해 이 세상 모든 살아 있는 생명은 정말 소중하고 하찮아 보이는 미물 일지라도 인간의 생명과 다름없이 존중하고 귀하게 여겨야 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번 우리의 마음 속에 심어 주는 계기가 되는 날이다
장마철이라 방생법회 하는 날 비가 올까봐 걱정을 많이 했다. 지난 해에는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취소 되었었다. 올해에는 그런 일이 없어야 할 텐데”.
밤새도록 비가 많이 오다가 아침이 되어서야 빗방울이 조금 약해 졌다. 새벽 첫차를 타고 사찰에 도착했다. 벌써 많은 보살님 들이 와 계셨다. 우리 보살님들 시간도 잘 지키시 는 일등 보살님들이시다. 보살님들은 너나할 것 없이 모두 환한 미소로 반갑게 인사를 나누신다. 나에겐 모두 관세음 보살님 같이 보인다.
드디어 버스가 출발 했다. 우리 교도분 들을 가득 태우고 아름다운 마음을 가득 싣고 떠났다. 오늘 따라 빈자리 하나 없이 모두모두 가득 채워진 느낌이다. 방생 장소인 안면도에 가까워 질수록 빗줄기는 가늘어져 법회 할 때에는 비는 그치고 잠시 뿐이지만 햇살도 환히 비쳤다.
먼저 나누어준 비옷을 입고 방생을 했다. 파도는 조금 센 편이지만 장마 탓인지 사람들이 별로 없어 우리들만의 행사 진행에는 더 없이 좋았다. 물고기들도 넓은 바다가 마음에 드는지 처음에는 파도에 조금 밀리는 듯 했으나 곧 파도를 타고 깊은 바다로 돌아 갔다. ‘잘 가서 아들 딸 많이 낳고 행복하게 살아라, 다시는 붙잡히지 말고.‘
이 날은 우리가 총지종 교도이긴 하지만 만나기 힘들었던 경인 교구의 다른 사찰의 스승님과 교도들을 만나 기쁨을 나누고 많은 교도들이 함께 모여 같이 법회 할 때의 뿌듯함과 솟아나는 힘을 우리 모두 느꼈을 것이다. 함께 했을 때의 이 신비한 기운, 무엇으로 설명 할 수 있을까?
법회를 경건하게 마치고 단합대회겸, 장기 자랑에 들어 갔다. 우리 사찰에서도 준비한 보살님의 노래와 ‘토고에서 온 축하사절단’ 이라는 공연도 보여 주었다. 대성공이었다. 준비한 만큼 결과도 좋았다. 회장님의 적극적인 지원과 총무님을 비롯 한 보살님들의 노력의 결과였다. 다른 사찰들도 끼를 발휘해서 우리 스승님과 교도들을 즐겁게 해 주었다.
간간이 비가 뿌리는데도 끝까지 자리를 지켜서 방생법회를 차질 없이 진행하게 해 주신 보살님들 존경 합니다. 이들이 진정한 보살님들이 십니다.
서울로 향하는 길은 거대한 도화지에 누군가가 그려 놓은 한 폭의 수묵화 같았다. 어느 화가가 이 멋진 수묵화를 그렸을까? 자연이라는 화가가 아니고는 아무도 이런 그림을 그릴 수는 없을 것이다. 나 또한 수묵화 속의 신선세계를 거닐 듯 그렇게 돌아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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