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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공과 관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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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45호 발행인 지성[이기식] 발간일 2011-12-05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인물 / 설화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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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07 06:10 조회 1,60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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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불교설화 (62회)

화공과 관음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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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중국 천자에게 사랑하는 여자가 하나 있었는데, 그 여인은 천하 절색의 미녀였다. 『아마 이처럼 아름다운 여인은 고금에는 물론 그림에서도 볼 수 없을 것이니라.』 이처럼 흡족해 한 천자는 어느 날 미모의 여 인과 함께 있는 자리에 화공을 불렀다. 『화공은 듣거라. 오늘부터 이 여인의 실제 모습을 한치도 틀림없이 그려 그녀의 아름다 움을 오래오래 볼 수 있도록 해라.』 왕명을 받은 화공의 이름은 전하여지지 않 으나 혹자는 장승요라고도 한다. 그 화공은 천자의 명을 받들어 여인의 모습 을 다 그렸는데 그만 마지막 붓을 놓는 순간 붓을 잘못 떨어뜨려 그림 배꼽 밑에 붉은 점 을 찍어 놓게 되었다. 아무리 지워 보려 했으 나 고쳐지질 않았다. 화공은 어느 결에 그 미 인의 배꼽 밑에는 반드시 날 때부터 붉은 점 이 있었을 것이라고 믿게 돼 완성된 그림을 천 자에게 바쳤다. 『아니 이럴 수가. 옷 속에 감춰진 배꼽 밑 의 점까지 그리다니….』 그림을 본 황제는 내심 놀라지 않을 수 없 었다. 『그림의 형상은 실물과 똑같이 매우 잘 그 렸으나 감추어진 배꼽 밑의 점은 어떻게 알고 그렸느냐?』 화공이 답이 없자 황제는 진노하여 명을 내 렸다. 

『화공을 당장 하옥하여 중벌을 내리도록 하라.』 이때 옆에서 듣고 있던 재상이 아뢰었다. 『저 사람은 마음이 아주 곧습니다. 원컨대 용서하여 주옵소서.』 『만약 그가 어질고 곧다면 어젯밤 짐이 꿈 에 본 사람의 형상을 그려 바치게 하라. 그 그 림이 꿈과 같으면 용서해 줄 것이니라.』 천자의 명을 받은 화공은 어느새 11면 관음 보살상을 그려 바쳤다. 황제는 다시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과연 간밤 꿈에 본 보살상과 똑 같지 않은가. 황제는 그제서야 화공이 예사롭 지 않음을 인정하고 용서해 줬다. 죄를 면한 화공은 박사 분절에게 물었다. 『내가 듣기로는 신라국에서는 불법을 높 이 받들어 믿는다 하니 그대와 함께 배를 타고 그곳에 가서 함께 공부하여 널리 이웃나라를 이롭게 하는 것이 좋은 일이 아니겠소?』 박사 분절이 좋다고 승낙하자 두 사람은 신 라국에 이르러 중생사 관음보살상을 조성했 다. 그 관음상이 봉안되자 신라인들은 우러러 기도하여 많은 영험을 얻었다. 신라 말년 천성년간(926∼929)에 정보 최은 함이 나이가 많도록 아들이 없다가 이 절 관음보살 앞에 나아가서 기도를 올린 후 아들을 낳았다. 그 후 석 달이 채 못되어 후백제의 견 훤이 경주를 침범하여 성안이 어지러웠다. 

최 씨는 아기를 안고 절로 달려가서 관음보살님 께 이렇게 고했다. 『이웃나라 군사가 갑자기 쳐들어와 일이 다급하게 됐습니다. 이 어린 자식으로 인해 식 구 모두 화를 입을 우려가 있사오니 참으로 대 성께서 이 아이를 주신 것이라면 원컨대 자비 의 힘으로 길러 주시어 우리 부자가 다시 상봉 케 하여 주옵소서.』 최씨는 슬피 울면서 세 번 절하고 아기를 포 대기에 싸서 관음상 밑에 감추고는 뒤를 돌아 보며 떠났다. 몇 달이 지나 적병이 물러가자 절에서는 아직도 젖냄새가 나고 있었다. 아기는 자라면서 총명하고 지혜롭기가 보 통 사람과 달랐으니 그가 곧 정광벼슬에 이 른 승노였다. 그는 나중에 최 숙을 낳았고, 숙 은 안제를 낳았으니 이로부터 계속 자손이 끊 이지 않았다. 통화 10년(992) 3월에 있었던 일이다. 중생 사에 사는 성태 스님은 보살 앞에 꿇어앉아 고했다. 『저는 오랫동안 이 절에 살면서 부지런히 예불을 모시고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허나 절 의 토지에선 나는 것이 없어 더이상 향사(香 祀)를 계속할 수 없으므로 다른 곳으로 옮기 려 인사드립니다.』 보살님께 하직 예불을 올리던 스님은 그만 잠시 졸았다. 그때 관음보살님이 꿈에 나타나 스님에게 일렀다. 

『법사는 아직 이곳을 떠나지 말라. 내가 시 주를 해서 제사에 쓸 비용을 충분히 마련해 줄 것이니라.』 잠에서 깬 스님은 기뻐하며 다시 머물기로 작정했다. 그날로부터 13일 후 갑자기 낯선 사람 둘이 서 소와 말에 물건을 잔뜩 싣고 절 문 앞에 이르렀다. 『어디서 오신 뉘신지요?』 『우리는 김천 지방(지금의 김해) 사람입 니다. 며칠 전 중생사에 사신다는 스님 한 분 이 우리를 찾아와서 공양에 쓸 비용이 어려워 시주를 구하러 왔다고 하시기에 마을에서 시 주를 모아 쌀 엿 섬과 소금 넉섬을 갖고 왔습 니다.』 이 말을 들은 스님은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이 절에서 시주 나간 스님이 없으니 그대 들이 필경 절을 잘못 찾아온 것 같소.』 『아닙니다. 스님. 그 스님이 우리를 데려 오다가 저기 우물가에 이르러 절이 멀지 않으 니 먼저 가서 기다리겠노라며 앞서 가셨습니 다. 그래서 우리는 따라온 것입니다.』 참으로 이상한 일이었으나 성태 스님은 그 들을 데리고 법당으로 들어갔다. 그때 그 사 람들은 관세음보살상을 바라보며 반가운 듯 크게 말했다. 『스님! 바로 이 부처님이 시주를 구하러 오 셨던 그 스님상입니다.』 그들은 말하면서도 놀라움과 감탄을 금치 못했다. 그 후 중생사에는 공양 올려지는 쌀 과 소금이 해마다 불어 났다. 또 어느 날 저녁에는 일주문에 불이났다. 『중생사에 불이 났어요. 빨리들 나오세 요.』 마을 사람들이 물통을 들고 달려와 불을 끈 후 법당에 올라가 보니 관세음보살상이 없어 졌다. 『에그머니나, 부처님이 안 계시잖아요?』 『아니 부처님이 어디로 가셨을까?』 『불난 와중에 영험이 있으시다니 누가 훔 쳐간 것 아닐까요?』 『이렇게 모여서 걱정만 하고  있을 게 아니 라 우리 모두 나가서 경내를 찾아봅시다.』 마을 사람들은 뿔뿔이 흩어져 경내 이곳 저 곳을 찾았다. 그때 한 여인이 외쳤다. 『여기 관세음보살님이 계세요!』 여인은 절 뜰 가운데 우뚝 서 계시는 관음상 을 보고 반가움과 놀라움에 자신도 모르게 큰 소리로 외쳤던 것이다. 

『불이 나니까 누가 밖으로 안전하게 모셨 나 보군요. 누가 부처님을 이곳으로 모셔 오 셨습니까?』 모두 모른다고 고개를 저을 뿐 아무도 대답 이 없었다. 그제야 마을 사람들은 이것이 관음대성의 신령스러운 힘인 것을 알았다. 그 후 중생사를 찾는 신도들의 기도는 오늘 에 이르도록 끊임없이 이어져 오고 있으며, 간 곡히 기도할 때 기도성취가 이뤄지고 있어 옛 전설을 되살린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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