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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종로의 역사를 한눈에 『육의전박물관』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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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54호 발행인 지성[이기식] 발간일 2012-09-05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전시 / 불교 에세이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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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종열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취재=김종열 기자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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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06 06:41 조회 2,01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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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0년 종로의 역사를 한눈에 『육의전박물관』개관
-유적보전과 개발의 상생을 이루어 낸 최초의 박물관

종로는 조선의 역사에 있어 한양백성들에게는 생활의중심이었다. 종각을 시작으로 지금의 광장시장 사거리까지 육의전을 비롯한 상업의 중심인 시전이 열였던 곳이다. 임진왜란과 일제 강점기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종로의 역사를 찬찬히 둘러볼 수 있는 『육의전박물관』이 개관했다. 유적의 보존과 개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번에 잡은 새로운 형태의 박물관으로 불자들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 서울시 종로구 종로2가 40번지 ‘육의전빌딩’지하1층 문의전화 02)722-6162 



도심 재개발과정에서 발견된 종로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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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의 600년 역사를 한 눈 에 볼 수 있 는 박물관이 개관했다. 종로 탑골공원 옆 육의전 빌딩 지하에 8월 30일 개관한 『육의전 박물관』(관장 황평우)이다. 지난 2003년 12월 말. 한 건설사가 종로 2가 40번지 일대 주상 복합건물 사업시행을 위해 낡은 기존 건물 들을 철거하고 있었다.  문화재보호법에 따르면 3만㎡ 이상의 공사를 시행할 때 문화재지표조사를 반드시 거쳐야 한다. 이곳 재개발 면적은 8665㎡로 따로이 지표조사 없이 공사를 진행시킬 수 있는 장소다. 터 파기를 시작하자 건물 기초석인 장대석(長臺石)이 발견되었고, 즉시 문화재청에 신고 된다. 언론보도가 나가자 도심재개발 때도 문화재조사가 필요하다는 여론이 삽시간에 형성된다. 문화재가 발견된 이상 그대로 넘어갈 수 없는 일이었다. 전문가들의 입회 아래 문화재청 조사가 이뤄졌고, 본격 발굴에 들어갔다. 결과는 조선 초기부터 현대까지 600년간의 서울 역사가 6개의 문화층으로 켜켜이 쌓여 있었다. 최하층부터 조선 건국~15세기 중반(6문화층), 임진왜란 전후(15세기 후반~16세기·5문화층), 17~18세기(4문화층), 18세기 후반~개항 이전(3문화층), 개항~일제강점기(2문화층), 해방이후~현대(1문화층)까지 모두 나타났다. 시전의 행랑(行廊)이 정연하게 노출되었고, 특히 임진왜란 시기인 5문화층에서는 30㎝의 소토층(燒土層:불에 탄 흔적)이 쭉 깔려있었다. 이것은 임진왜란 때 종로 시전을 비롯한 한양 전역이 완전히 소실되었고, 그 이후 한참 복구되지 않았음을 증언해준다. 조유전 전 국립문화재연구소장은 “한마디로 ‘조선의 재발견’이라 봅니다. 사실 조선은 고고학적 관점에서는 그리 신경 쓰지 않았던 주제거든. 워낙 문헌이 자세하니까 고고학 발굴로 구명할 수 있는 계제는 아니라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이 청진동 발굴로 조선의 역사, 그것도 서민들의 삶이 묻어난 생활유적이 고스란히 나왔으니 의미가 있다는 겁니다. 이때부터 도심 재개발 때도 빠짐없이 문화재조사가 선행되었으니까 청진동이 ‘조선 발굴’의 신호탄을 쐈다면 종로2가(육의전박물관)는 개발과 문화재보존의 모범사례로 평가할 만합니다.”며 서울 도심 발굴의 의의를 말했다. 

현장보전을 위한 중요한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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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차 발굴 조사가 끝난 후 열린 문화재위원회 매장분과는 유적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현 위치 보전 결정을 내린다. 일단은 공사가 중단 된 것이다. 문제는 이때부터 발생되었다. 개인의 재산인 토지와 건물 신축을 위해 이미 철거한 기존의 건물은 예전으로 복구는 불가능 한 것이다. 건물주와 위원회는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한자리에 앉았다. 유적의 보존과 건물의 신축을 동시에 고려해, 신축하는 건물의 지하에 박물관을 조성하여 유적을 보존하고, 8층짜리 건물을 신축하자는 방안에 합의한다. 기존의 법률에 의하면 건물의 신축은 불가능한 일이다. 당시 문화재위원회는 유적의 보전과 개발의 상생 방안을 동시에 찾은 획기적인 사례를 남긴다. 박물관 조성을 위하여 『육의전박물관 건립위원회』가 바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국내에서 최초로 시도되는 박물관 건립을 위해, 국내외 연관 있는 유적전시관을 수 십 차례 견학하고 장단점을 분석한다. 또한 고고학, 민속(시장관련), 문화재 보존과학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육의전박물관 조성을 위한 연구와 자료조사, 전시준비가 체계적으로 진행되었다. 많은 학자들의 노력으로 종로의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최초의 박물관이 문을 연 것이다.

육의전 박물관의 대표유물 -아시아 최대의 유리막 유적전시관

현장 발굴 결과 육의전 터에서는 15C, 16C 시전행랑 유적이 발견되었다. 박물관은 유적 위에 유리막을 덮어 두 시기의 유적을 층을 두고 그대로 전시하였다. 관람객이 유리막 위를 걸으며 유적을 직접 관찰할 수 있게 하였다. 또한 계단을 통해 내려가면 직접 유적을 관찰할 수 있다.  유리막 전시는 한국의 국공립박물관을 통틀어 가장규모가 크며, 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전시 공간이다.

 

-고고학 발굴조사 후 “토층” 의 입체적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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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박물관과 유적 전사관은 고고학유적에서 발견된 토층을 전시한다.  고고학에서 토층은 발굴지역의 지하층에 퇴적된 역사와 문화를 판단할 수 가장 중요한 근거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토층전시는 토층을 떠서 그대로 전시만 하기 때문에 일반 시민들이나 학생들에게 흥미와 관심을 끌기에는 매우 미흡했다. 이 박물관 토층은 발굴지역에서 두 곳의 (피맛길, 시전행랑) 토층을 떠내서 입체전시를 하였고, 토층표면에 시기구분선을 표시하여 일반 관람객의 이해도를 높였다.  토층과 토층사이에 시기별 역사적인 사건을 입체감 있게 표현하였다.

-조선시대 서민들의 생활무대 15세기 피맛길 원형 보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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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에 전시된 유적에는 15C와 16C의 피맛골의 유구의 모습을 그대로 볼 수 있다. 피마(避馬:말을 피하다)의 뜻을 담은 피맛골, 또는 피맛길은 조선 시대 일반백성들이 고관대작의 큰길(종로) 행차를 피해 잠시라도 자유롭게 다니기 위해 접어들던 골목이다. 조선시대에는 현재 종로 1가에서 흥인문까지 큰길 

양쪽 뒤편에는 시전 행랑 한두 채 간격을 두고 큰길과 거의 평행을 이루며 난 좁다란 골목길이 있었다. 이곳은 일찍부터 서민들의 거리로  팥죽 집, 떡집, 밥집, 설렁탕집, 선술집, 앉은 술집 등이 몰려 있었다. 또한 피맛골 일대는 시전상인들의 경제활동과 주거의 공간이었을 뿐만 아니라 시전 행랑에는 물품을 만들어 공급하는 공인(工人)들의 작업공간이었으며, 술판과 노름판이 벌어지는 뒷골목이며 소비의 공간 이었다. 

- 육의전 “저포전기” 완벽 복원

저포전은 모시를 파는 조선시대 시전의 하나로 지금의 종로 3가에 위치하고 있었다. 저포전기는 육의전의 중 요한 제사인 재신제(財神際), 시전진수제(市廛鎭守祭), 산 신 제 ( 山 神 祭 ) 등 에 사용했던 저포전(苧布廛)의 기(旗)다. 재신제는 10월에 남대문 밖 남묘(南廟)에서 지냈으며, 시전진수제는 종로 보신각 옆에 있는 소묘(小廟)에서 올렸다. 저포전기는 칠보운문단, 융, 벨벳으로 만들어졌으며, 앞뒤 글자의 모양이 같다. 기의 몸체나 꼬리부분의 색깔이 녹색(청), 홍색, 황색, 백색, 흑색의 오방색(五方色)으로 이루어져 있어, 의례용으로 사용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오방색은 오방신장, 오방장군(五方將軍) 등에서 각 방위와 그 방위의 신을 의미한다. 저포전기의 상부에 횡단목을 끼울 수 있게 만들고, 끈이 여러 개 있는 것으로 보아 매달아 사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미국 피바디엑세스 박물관에 소장되어있는 조선시대 저포전기의 사진과 치수를 바탕으로 이를 복원하여 전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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