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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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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94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7-09-01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총지문예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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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영관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동해중학교 3학년 4반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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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14 07:39 조회 2,19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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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을 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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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관
동해중학교 3학년 4반

난쟁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읽으면 읽을수록 가슴 아픈 책이었다. 하지만 난쟁이들의 힘겨운 삶의 투쟁을 보면서도 그들에게서 돌 틈에서 핀 미나리아재비꽃처럼 귀하고 아름다운 무엇인가를 느꼈다. 이 책이 가슴 아픈 것은 그들이 꽃을 제대로 피우지 못하고 누군가에게 짓밟힌다는 사실 때문이 아닐까 싶다. 다시 그들의 삶을 하나하나 떠올려 본다.

난쟁이인 아버지, 그리고 소외 계층이다. 실낱같은 기대감 속에서 천국을 꿈꾸지만 집을 철거하겠다는 철거통지서가 날아온다. 며칠 후 철거 시한이 지났다며 불쑥 쳐들어온 철거반원들은 쇠망치를 들고 멋대로 담을 부수기 시작했다.

이미 헐린 이웃집의 문설주를 쪼개 불을 때워 식사를 하고 있던 난쟁이 일가는 자신들의 집이 허물어지는 소리를 들으며 밥을 눈물과 함께 삼켜야 했을 것이다. 식사를 마친 지섭은 철거반원들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지금 선생이 무슨 일을 지휘했는지 아십니까? 편의상 오백년이라고 하겠습니다. 천년도 더 될 수 있지만 방금 선생은 오백 년이 걸려 지은 집을 헐어 버렸습니다. 오년이 아니라 오백년입니다.”

그렇다. 그 집은 오백 년에 걸쳐 지어진 집이었다. 영수가 인쇄한 옛날 노비 문서에서 보듯이 가진자와 못 가진 자의 갈등은 수대에 걸친 것이었으며 그 갈등의 대상은 변함이 없었다.

그 집은 난쟁이 일가에게는 수 대에 걸친 핍박을 헤치고 겨우 마련한 삶의 보금자리 였던 것이다. 그 소중한 보금자리를 빼앗기고 내뱉는 지섭의 절규는 나의 가슴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그 동안 어머니는 인쇄소 제본 공장에 나가고 영수는 인쇄 공무부조 역으로 일하며 생계를 이어 나간다. 영호와 영희도 몇 달 간격으로 학교를 그만둔다. 투기업자들의 농간으로 입주권의 값이 뛰어오르고 영수네도 승용차를 타고 온 사나이에게 입주권을 판다. 그러나 전세값을 갚고 나니 남는 것이 없다. 영희는 집을 나간다. 영희는 승용차를 타고 온 그 투기업자 사무실에서 일하며 함께 생활 하게 된다. 그러다가 그 투기업자를 마취시키고 가방 속에 있는 입주권과 돈을 가지고 행복동으로 향한다. 그러나 아버지는 벽돌 공장 굴뚝에서 자살하고만 뒤였다.

하지만 아버지는 죽은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그리던 달나라로 떠난 것 이었다. 그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함께 말이다. 그가 쏘아올린 공은 사랑이요 희망이었다. 그리고 본문에서의 난쟁이의 대사와 같이 사랑으로 바람을 불러 작은 미나리아재비꽃 줄기에까지 머물게 하는 그런 달나라를 희망하여 이야기는 비극적으로 끝난다.

그때도 행해져 왔고 어쩌면 지금도 일부에서 그렇게 행해지고 있을 그러한 이야기들이 나에게 너무나도 큰 아픔으로 다가왔다. 현실을 알아 간다는 것이 사람들의 생각을 눌러 버리고 작은 난쟁이로 만들어 버리는 것 같다.

그러나 난쟁이들에게는 늘 희망과 사랑이 존재한다. 그런가하면 난쟁 이를 난쟁이이게 하며 난쟁이가 있기에 거인이 거대해 보이는 세상은 여전히 비슷한 모습들이다. 사실 그런 현실 속에서 나는 무엇을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감히 내 자신에게 던질 용기가 없다.

하지만 내 자신이 난쟁이란 사실이 자랑스럽다. 아직 거인들에게 없는 ‘사랑’과 ‘희망’이 내 안에도 숨쉬고 있을 테니 말이다.

거대한 모든 것도 무섭지 않다. 사랑이 있다면 나를 소외시키고 난쟁이들을 소외시키는 사회의 모든 것까지 사랑할 수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아버지가 끝까지 간직하고 싶었던 희망과 사랑을 내 마음 속에 영원히 간직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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