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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와 편견의 한계를 넘어 선 여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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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40호 발행인 지성[이기식] 발간일 2011-07-04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인물 / 설화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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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07 12:16 조회 2,25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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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와 편견의 한계를 넘어 선 여성들
빙허각 이씨

조선의 여성 실학자였던‘빙허각 이 씨’는‘이창수’와‘유씨 부인’의 막내 딸로 태어났다. 그녀의 집안은 명망 있는 소론 가문 이었고, 외가 역시 실학과 고증학 분야 에서 알려진 학자 집안이었다. 그녀는 자연스럽게 학문을 할 수 있는 분위기 의 집안에서 태어났다. 

‘빙허각’은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어 린 나이에 많은 책을 읽었다. 특히 시 를 많이 읽고 문장력도 뛰어나 시집 가기 전부터 여사라고 불리기도 했다. 성격은 철저하고 남에게 지기 싫어했 다고 한다. 15세 때 실학자인‘서유본’과 결혼 해서 슬하에 4남 7녀를 두었는데 불행 하게도 8명이 일찍 죽고 1남2녀만 살 아남았다. 

남편‘서유본’은 책을 좋아 하는 조용한 성품의 사람으로 부부 사 이에 금슬도 좋았다고 한다. 남편은 ‘빙허각’의 학문적 재능을 존중 했다. 부인과 함께 대화를 나누고 시를 주고 받았던 그에게‘빙허각’은 훌륭한 아 내이자 좋은 친구였다. 1806년 남편의 작은아버지‘서형수’ 가 유배를 당하자 집안은 순식간에 몰 락의 길로 접어들었다. 빙허각’도 남편을 따라 거처를 옮겨 생활하게 되었는데 이때 나이가 48세 였다. 조상이 물려 준 땅도 거의 잃고 손 수 차 밭을 일구어 가꾸고 살림도 스 스로 해야 했다. 

하루에 두 끼만 먹어야 할 정도로 가난 했지만 남편이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우며 집안을 살렸다. 시댁이 실학자의 집안이었고 여러가 지 관련 있는 수많은 책들을 볼 수 있 었고 일상 생활에 대한 지식을 중요하 게 여기는 전통은‘규합총서’를 쓰는 데 큰 도움을 주었다. 이 책은‘빙허각’이 집안의 딸과 며 느리들에게 읽혀야 하겠다는 생각으로 한글로 쓴 책이다. 

이 때가 그의 나이 51세가 되던 해 (1809년)였다. 놀라운 것은 풍요로운 생활을 하면 서 남는 시간에 여유롭게 쓴 글이 아 니라 생계를 책임지는 노동을 하면서 틈을 내어 책을 썼다는 것이다. 밥을 짓고 반찬을 만들거나 옷을 짖는 틈틈 이 사랑에 나가 책을 읽었고 중요한 내용을 정리 했다. 규합은 여성들이 거처하는 공간을 의미하고 총서는 백과사전같이 한 질 을 이루는 책을 의미한다. 책의 내용은 총 5개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다. 


*술, 장, 초, 김치, 생선, 고기, 나 물, 떡, 기름 등 음식과 관련된 부분. 

*옷 만들기, 염색, 빨래 법, 그릇, 등잔, 돈의 계보, 머리모양과 화장법, 등 의생활을 포함한 가정생활과 관련 된 부분. 

*밭 갈기, 식물 기르기, 날씨, 가축 기르기, 양봉, 관련된 부분. 

*태교, 육아, 구급법, 민간요법, 등 의 경험 처방에 관련된 부분. 

*집 방위 및 여러 환난에 대처하는 방법 등과 관련된 부분. 


‘빙허각’은‘규합총서’를 쓰기 위해 굉장히 많은 양의 책을 보고 그 책들 을 인용했다. 그 중에서 가장 많은 영 향을 받은 책은 농업과 일상생활에 관 한 광범위한 사항을 쓴 ‘홍만선’의 ‘산림경제’였다. ‘규합총서’를 쓸 때 엄청나게 많은 자료들을 읽고 필요한 경우 직접 실험도 해 보고 자신이 새 롭게 발견한 내용들을 덧붙였다. 누구 라도 보면 직접 해 볼 수 있도록 했고 인용한 것과 자신이 새로 더해 넣은 것을 분명하게 밝혀 적었다. 그 내용이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것들이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베껴 갔다고 한 다. 가정생활에 필요한 모든 지식이 관 념적 지식이 아니라 조선땅에 살고 있 는 여성의 경험에서 출발한 살아있는 지식이었다. 1822년 7월 (순조 22년) 남편이 갑 자기 병에 걸렸다. ‘빙허각’은 물도 마 시지 않고 사당에 가서 기도 했지만 결국 남편은 세상을 떠났다. 그 후 그 는 남편을 잊지 못하고 음식을 끊었으 며 일상생활을 접고 19개월 동안 살다 가 1924년 초 남편이 내게 2월 3일에 죽는다고 알려줬다는 말을 남기고 66 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빙허각’이씨는 실학사상을 바탕으 로 하여 가정살림에 대한 백과사전을 저술한 여성이다. 한글로 저술하여 남 성들에 의해 한문으로 쓰인 방대한 지 식을 여성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했다. 다가 올 새로운 여성의 이상적인 모습 도 제시해 주었다. 오늘 날 많은 사람들은‘규합총서’ 를 요리나 바느질 법 등을 적은 책으 로 잘못 알고 있다. 이 책이 알려 질 때 전체 내용 중에 가정 생활에 필요 한 부분만 추려서 알려 졌기 때문이다. 이제는 남성학자들과 똑 같이 그 본 래의 의미대로 다시 재 평가 되어야 한다. (자료-여성사 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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