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무외와 금강지 삼장, 중기밀교 경전번역 혜고두,《대일경》과 《금강정경》통합

인도에서 발생한 밀교가 전파된 길은 크게 두 갈래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인도에서 티벳으로 흘 러 들어간 밀교이며 다른 하나는 인 도에서 중국을 거쳐 우리나라와 일 본으로 전해진 밀교이다. 티벳 밀교 를 보통 장밀 이라고 하며 중 국과 우리 나라, 일본 등지로 흘러 간 밀교는 한밀  혹은 당밀 이라고 한다.

중국에 밀교가 전해진 것은 대체 로 기원 3세기 경으로 본다. 이 때 에 밀교경전들이 처음으로 나타나 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초기에 전해진 밀교는 삼밀 의궤 를 완벽하게 갖춘 채계적인 밀교가 아니라 다라니를 위주로 하는 구밀 중심의 밀교였다. 그 내용은 주로 병을 낫게 한다거나 비를 내리게 하 는 등의 현세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었다. 이 가운데에는 점성술에 관한 것도 있었다

본격적으로 체계적인 밀교가 중 국에 전해진 것은 당나라의 현종이 다스리던 개원  연간 (713~741)이다. 이 시기에 선무외  , 금강지 , 불공 삼장 등의 인도승에 의하여 (대일경)(금강정경서등의 체계적인 중기 밀교경전이 번역됨으로써 중국에는 제대로 된 밀교가 자리를 잡았다. 그 이전의 초기밀교경전과 비교해 보면 그들이 번역한 밀교경전에는 대승불교가 이상으로 하는 성불을 위한 수행방법이 교리와 의궤, 만다 라와 함께 체계적으로 설해져 있다. 그 대표적인 경전이 바로 선무외가 번역한 (대일경)과 금강지, 불공이 번역한《금강정경》이다.

(대일경)은 밀교의 교주인 비로 자나불이 처음으로 등장하는 경전 이다. 이 경은 당밀 계통의 밀교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경이며 인도에 서 온 위대한 학승 선무외 삼장이 중국의 일행 스님의 도움을 얻 어 번역한 경전이다. 여기에는 밀교 의 기본 개념인 삼구의 법문과 태장 계 만다라 등에 대하여 설해져 있 다.

(금강정경)은 금강계만다라와 다 섯 단계의 성불법인 오상성신관 에 대하여 설해져 있다. 선무외삼장 보다 조금 늦게 장안에 도착한 금강지 삼장이 이 경을 번역했으며 후에 그의 제자인 불공 삼장 도 번역했다. 755년에 안사 의 난을 계기로 불공삼장이 진호국가 를 위한 밀법을 시행하고 나서 밀교 에 대한 인식이 제고되고 밀교가 황 실을 중심으로 확산되었다.

불공은 장안의 대흥선사 에 머무르며 당 황실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으며 많은 밀교경전을 번 역했는데 대부분이 호국사상이 농 후한 비밀의궤에 관한 것이다. 이러 한 호국적인 면 때문에 황실과 귀족 들의 지지를 받기도 쉬웠을 것이며 이로 인해서 중국의 중기밀교는 급 속히 대중들에게 확산되었다. 불공 은 문수보살의 성지인 오대산에 금각사 를 부흥시켜 밀교의 중 심지로 삼고 밀교화한 문수보살을 중국 각지의 사원에 봉안하도록 했 다.

불공의 문하에는 청룡사  의 혜과 가 있는데 그는 어린 시절부터 불공에게 배우며 밀교의 수행법을 익혔다. 혜과는 (대일경) 과 《금강정경》을 결합하여 양부  대경으로 완성하였다. 불공이나 일행은 두 가지 경전에 다 달통했지 만 어느 한쪽을 위주로 이론을 전개 했지만 혜과는 이 두 가지를 멋지게 결합함으로써 새로운 밀교가 중국 에서 성립하게 되었다. 혜과의 명성 을 듣고 아시아 각국에서 많은 승려 들이 장안으로 몰려들어 밀교를 배 우려고 했다. 그 중에서도 일본의 공해 가 가장 충실하게 뒤를 이어 진언종을 창종하여 오늘날 까 지도 일본 불교의 주류이 하나가 되 고 있다.

혜과가 입적한 후 중국밀교는 당 왕조의 쇠퇴와 함께 도교의 득세로 급격히 쇠퇴했다. 특히 842년에 회 창 의 훼불이라는 극심한 불교 탄압으로 인하여 불교계는 큰 타격 을 입었으며 특히 밀교의 여러 가지 의궤에 대한 전통이 맥이 끊어짐으 로써 사실상 더 이상의 발전은 기대 하기 어렵게 되었다. 송 왕조에 들 어 후기 밀교의 경전이 더러 번역되 기도 했지만 선불교의 유행과 윤리 성이 강한 성리학 등의 영향으로 크 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불 교의 모든 의례에는 밀교의 영향이 스며들어 있으며 대중들의 신행도 대부분은 밀교적인 것이 많기 때문 에 중국불교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밀교의 연구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