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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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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00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08-03-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문화 III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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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박묘정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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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19 05:45 조회 1,21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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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외로움'이라는 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외로움을 간 직하고 이 세상에 온 것 같다.

가족들과 같이 있어도 외로움은 때 때로 밀물처럼 밀려와 내 가슴을 꽁꽁 얼게 만들고 때로는 썰물처럼 내 모든 것을 쓸어가 버린다. 내 존재감 마저 사라져 버린 것 같다. 내가 마치 바다 속에 깊이 가라 앉아 다시는 영영 떠 오르지 않을 것 같아 어찌할 바를 몰 라 헤맬 때도 있다.

오늘도 난 공연스레 외로워지기 시작 했다. 아니, 오늘은 외로움이 조용히 찾 아왔다. 갑자기 왜 배가 고표기 시작 할까? 마음의 허기짐을 먹는 것으로라 도 채우려는 인간의 원초적인 자연스러 움이라고나 할까? 냉장고 문을 열고 며칠 전에 산 음식들을 꺼내 양껏 먹어 보았다. 그러나 이것으로도 해결 되지 않는다. 외로움에서 탈출하려 하지 말 고 오늘은 외로움을 즐겨 보자.

때때로 찾아 오는 외로움은 우리 인 생의 조미료와 같은 역할을 한다. 자 기 자신을 다시 돌아 보는 기회도 되 고 현재의 삶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에 대해서도 깊이 생각 할 시간이 주 어 지기 때문이다. 외로움은 나에게만 찾아 오는 것은 아니다. 내 주위에는 외로움을 견디기 너무 어려워하는 사 람들이 종종 있다. 나는 그들에게 내 가 무슨 해결사나 되는 것처럼 말도 안 되는 이야기들을 하며 그들을 위로 해 주고 있다. 다시 생각 해 봐도 주제 

넘는 일인 것 같다.

그 어느 날 해가 질 무렵 강변도로 를 지날 때 느꼈던 외로움 곱게 물든 노을을 보며 나에게 또 외로움이 밀려 왔다. 그러나 그 것은 너무 아름다워 찾아 오는 외로움이었다.

난 외로움을 많이 타는 체질인 것같다. 친구들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하루를 보내고 돌아 서 서 집에 올 때의 그 텅 빈 것 같은 내 마음, 모든 것이 다 빠져 나간 내 빈 자리, 이 공허함. 며칠이 지나야 다시 채워지겠지… 채워 질 때까지 다시 외 로워 하며 지내겠지.

잎을 다 떨어뜨리고 겨울바람에 떨고 있는. 나무들을 볼 때, 노구를 이끌 고 무거운 짐을 어깨에 메고 가는 할 머니를 만났을 때, 멋지고 화려한 공 연을 보고 집으로 돌아 올 때, 여행지 에서 너무 아름다운 자연을 보았을 때, 겨울인데 아직도 새파란 풀잎을 보았을 때, 열심히 불공을 하고 늦은

시간에 혼자 절을 나설 때, 뿌듯하면 서도 쓸쓸함을 느낀다.

난 혼자 다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다. 여럿이 한 길을 바라보며 상대방 과 내가 서로에게 맞추어 가며 같이 다니는 것을 좋아한다. 며칠 전 내가 평소에 존경하고 그와 같이 되고 싶었 던 분의 집을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그 분은 항상 우리들에게 용기와 칭찬 을 아끼시지 않으시고 좋은 말씀들을 해 주셔서 감동을 받으며 그 분을 알 게 된 것을 큰 기쁨으로 생각하고 있 었다. 그날도 초대되어 너무 좋았다. 그분은 집에서도 역시 우리들에게 감 동을 주셨다. 모든 것을.다 갖추신 분, 아무것도 부족함이 없으신 분, 이분은 자손들에게도 많은 존경을 받고 계신 분이시다. 이 분의 다른 면을 오늘 발 견했다. 작은 일에 감동 받으시고 너 무 행복해 하시고 나와 똑같이 외로움 을 타고 계셨다. 나와는 모든 것이 다 를 것이라 생각하고 조금은 어렵게 생 각했었는데 우리들과의 공통점을 찾아 내니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 역시 인 간은 많고 적음의 차이는 있겠지만 외 로움은 누구에게나 찾아 오는 거부할 수 없는 감정인 것 같다. -박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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