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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봄내음 종단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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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01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08-04-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탐방 / 음식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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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최해선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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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19 09:15 조회 1,22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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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긋한 봄내음 종단 가득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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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 선립사 서원당 앞에서.


우리 종보 편집팀은 지방 통신원들과의 유대관계를 돈 독히 함은 물론, 종보에 대한 관심과 통신원 역할의 중요 성에 대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한다는 목적으로 이틀이라는 긴 여정에 올랐다.

서울을 벗어나 시원하게 뻗은 고속도로를 달리는데 황 사의 영향 때문인 듯 미세 먼지의 연무가 시야를 뿌옇게 흐려 놓아 한껏 들떠 있던 마음들을 착 가라앉게 만들었 다. 그럼에도어느 새 봄기운이가득한 시골들녘엔 농부들 의 일손이 바빠짐을 느낄 수 있었고, 산수유도 제법 아름 다운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대구 팔공산 갓바위의 정기를 받으면서 영천에 이르니 단음사 통신원 보살님께서 우리를 반갑게' 맞아 주셨다. 은해사 절집 앞에서 간단히 점심식사를 마친 우리 일행은 잠시 경내를 둘러 보았다.

단음사를 먼저 방문하려고 계획하였지만 때마침 스승님 들의 교구회의가 있는 바람에 은해사를 먼저 방문하게 되 었다. 주변에 안개가 자욱하거나 구름이 피어날 때면 은 색의 바다가 물결치는 것 같다고 해서 절의 이름을 은해 사로 지었다고 한다. 게다가 대웅전 현판이 추사 김정희 선생께서 쓰신 글씨로서 유명한 곳이기도 하다.

대웅전을 둘러 보고 지장전을 지나 우리 편집팀들의 관 심사인 수림장을 둘러 보기로 했다.

수림장은 사람이 열반하게 되면 화장한 후 습골한 것을 나무 뿌리 주변에 뿌리는 한 방법으로 우리 종단도 이러 한 사업을 펼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보았다. 또한 내 한 몸도 새로운 몸으로 바꿀 때는 자식들에게 이같은 수 림장으로 해달라고 해야 겠구나 마음속으로 가만히 다짐 을 해보았다.

시간이 조금 남아서 은해사 말사인 거조암에 들렀다. 그곳은 오백 나한님을 모신 곳으로 ‘아미타불이 항상 상주 하신다’ 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은해사를 두루 둘러본 우리 일행은 단음사로 항했다. 이름 그대로의 단아한 모습이 볼수록 정겹다. 얼마 전에 봉안한 본존과 만다라 모습이 한눈에 들어 왔다. 법당은 비교적 작은 편이었지만 그 안에서 스승님과 보살님들의 교화 발전과 용맹정진하시는 모습이 온몸으로 느껴져 온 다. 스승님께서는 "보살님들은 그리 많지는 않지만 가족 적인 분위 속에서 열심히 정진 하신다”고 자랑하셨다. “요즘의 사람들은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질 수 있어야지

될 수 있고, 마음을 비우고 자신을 버리면 편해지는 그 마음 그것이 바로 수행”이라는 말씀도 해주셨다. 자신을 버리는 것이 곧 불교에서의 참 수행이 아닐까 하는 생각 을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이튿날 어느 노보살님께서 사신다는 한적한 시골 마을 을 찾았다. 자신은 농부로서는 대학생이라고 자랑하시면 서 매일 어린 학생들의 등하교길 교통정리도 나가신다는 데 일흔이 넘으신 연세에도 불구하고 사회를 위해 봉사하 시는 그 마음은 부처님의 가피가 아니고서는 혜량할 수 없는 무언가가 몸과 마음속에 깃들여져 있는 듯 이 보였다. 수행하면서 남을 위해 봉사 하시고 내 한 몸 힘들어도 남들이 편하면 그것이 행복이라고 아무렇지도 않게 말씀하시는 그런 마음이 열심히 용 맹정진하신 결과가 아닌가 싶었다.

영천을 떠나 선립사를 찾았다. 경내로 들어서는 순간 앞마당이 너무나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모습 에 우리 일행들 중 놀라지 않은 이가 없었다.

나뭇가지 하나하나를 온갖 정성으로 가꾸시는 정 사님과 용맹정진하시는 전수님에게서 오랜 수행의 참모습이 바로 저런 것이구나 하고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두 분 스승님께서는 수계 후 줄곧 이곳에서 만 교화하시고 수행하셨다고 한다. 지금은 노보살님 들 밖에 안계시다는 말씀을 하시면서 정년 퇴임을 앞두신 전수님의 얼굴에는 자못 걱정이 가득하셨다.

스승님과 점심 공양을 하고 수인사로 바삐 움직였다. 이번 달 종보에 실을 진언행자 가족 취재가 있어 수인 사를 반드시 들러야 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헌공불 사 할 때 다녀간 곳이라서 그런지 더욱 정겹게 느껴졌다. 웅장하고 근엄한 자태를 그대로 나 타내는 수인사는 나와는 오래전에 인연이 있 는 곳이기도 하다. 학창시절에 경주 국광사 의 학생회에서 활동할 때 수인사 학생회와 는 체육대회라든가 교화발전을 위한 상호 교 류 같은 추억도 많은 편이다. - 법당에 잠시 들러 참배하고 나자 스승님께서 보살로서 갖춰야 할 자세와 수행 정진하는 이유 등 여러 가지 귀중한 말씀을 해주셨다. 수행은 몸이 편해서는 해탈이 되지 않으며, 고행이 뒤따르지 않은 수 행에는 공덕도 없다. 수행은 또한 자기 자신이 스스로 바 꿔 나가야 하며, 스승님은 단지 하나의 길잡이 역할을 할 뿐이라고... 귀가 열려야 해탈할 수 있는 법. 보살은 행동 이나 언행이 무엇보다 달라야 한다고도 하셨다. 해가 지 면 달이 떠오르듯 모든 이치는 이와 같다면서 뭔가를 얻으려고만 하지 말고 심으러 온다는 마음가짐으로 법당에 나와야 공덕이 생기고 해탈이 되는 길이다. 또한 세상에 눈 공짜가 없다고 하셨다. 내가 지어 내가 받는 법이라 고… 참으로 훌륭하신 설법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야 말로 마른 대지 위에 단비라도 내린 기분이었고, 우리 자신을 새삼스럽게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봄 향기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향기도 있는 법! 세상을 살아가면서 좋은 향기를 뿜어 낼 수 있는 그런 수 행을 할 수만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겠다는 생각이 불현 듯이 떠올랐다. 내 자신을 조금만 버리면 세상을 바라보 는 눈은 너무나도 아름다울 것도 같았다.

자비로우신 스승님의 배웅을 받으면서 돌아오는 발걸음 은 너무나도 많은 깨달음으로 한층 가벼움을 느꼈다. 시 간적인 제한 등으로 보살님들을 모두 만나지 못한 아쉬움 도 있었지만 짧은 여정에 비해서는 얻은 것이 참으로 많 았다고 생각되어 진다. 작은 사찰로서의 교화에 어려움이 참 많다는 사실을 절실히 느꼈을 뿐만 아니라 교도들간 교류 기회도 많이 가져야 종단의 발전을 기할 수 있을 것 이라는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려 보았다. 향긋한 봄 내음 이 우리 종단을 휘돌아 온누리에 가득 뿜어지길 가만히 소원해 본다.

-최해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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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수인사 지공 주교님의 즉석설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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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천 단음사 서원당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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