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의 정념 수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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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95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6-02-0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불교의 선정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화령 필자소속 - 필자호칭 정사 필자정보 화령 정사 / 철학박사 중앙교육원장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3 10:42 조회 2,455회본문
직장에서의 정념 수행
생활 중의 정념 3
일반적으로 특별히 정해 놓고 하는 수행기간 중 에는 일정한 시간표를 마련해 놓는 것이 좋다. 언 제 일어나서 언제 좌선을 하고 언제 밥을 먹으며 잠을 잘지 등에 대해서 시간을 정해 놓고 규칙적 으로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다. 그러나 일상생활 가운데에서 수행을 하는 것은 하루 중의 모든 행위가 수행과 연결되어야 한다. 시간과 장소를 가릴 것 없이 항상 정념을 염두에 두고 생활한다면 그것 자체로 수행이 된다. ‘시시 불공, 처처불공(時時佛供, 處處佛供)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일상생활에서나 일을 하는 중에 우리는 여러 가 지 상황에 부닥치게 된다. 그러한 상황들이 때로는 우리를 기쁘게 하기도 하고 불쾌하게도 하며 두려 움을 주기도 하고 안정부절하게도 만든다. 우리의 뜻과는 상관없이 우리에게 닥쳐오는 여 러 가지 상황에 대하여 정념이 없으면 그러한 감 정들이 원인이 되어 우리에게 탐진치의 삼독이 생 겨난다. 우리를 기쁘거나 즐겁게 하는 것들에 대해서는 당연히 욕심을 낼 거고 우리를 불쾌하게 하는 것들 에 대해서는 화를 낼 것이다. 좋은 것이든 나쁜 것 이든 우리가 정념을 지니지 않으면 그러한 것들이 번뇌가 되어 우리의 감정을 뒤흔들게 되면서 결국 은 어리석은 일을 저지르게 만든다.
그러나 이러한 때에 우리가 정념을 지니고 그 러한 감정의 동요를 관조하게 되면 번뇌를 다스 릴 수 있고 탐진치에 의한 악업의 축적을 방지할 수 있다. 예를 들면, 우리가 직장에서 화가 치밀어 오를 때 정념으로 이를 제어하지 못하게 되면 욕을 하 거나 거친 행동을 하게 되고 적대적인 태도로 주 위 사람들을 대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사태를 더 욱 악화시키게 되고 인간관계도 엉망이 되어버릴 뿐만 아니라 일 자체도 목표한 바를 제대로 이루 지 못하게 된다. 직장뿐만 아니라 가족 관계에서도 자신의 마음 을 살피지 못하여 번뇌를 제어하지 못하게 되면 불행을 야기하게 된다. 이런 이유로 항상 정념이 필요하다. 정념은 우리로 하여금 눈앞의 현실에 대하여 항 상 마음을 기울이게 하기 때문에 특히 일을 할 때 에 더욱 필요하다. 잠깐 정신줄을 놓는 사이에 숫 자를 잘못 쓰거나 기계를 망칠 수도 있다. 이른바 안전사고라는 것도 깜빡 정신줄을 놓는 사이에 많이 일어난다. 그래서 몸을 다칠 뿐만 아 니라 심지어는 목숨을 잃기도 한다.
정념을 지니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사는 것으로 선가에 서 말하는 ‘정전백수자(庭前栢樹子;뜰앞의 잣)’가 바로 그런 의미이다. 적당한 시간과 장소에서 수행을 하는 것은 당연 히 좋은 일이다. 그러나 정념의 수행은 반드시 고 정된 시간, 편안한 장소에서만 해야 하는 것이 아 니다. 일을 할 때도 마찬가지로 수행을 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항상 마음을 놓지 말고 정념으로 살 피며 그것을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다. 직장에서 상 사에게 꾸중을 듣거나 일이 뜻대로 되지 않아 화 가 나더라도 정념으로 자기의 마음 상태를 관조하 면 쓸 데 없이 일을 더 그르치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으며 오히려 그러한 기회를 자기 발전의 토대로 삼을 수 있다. 정념으로 현재를 살아라 현대인들은 늘 바쁘게 살면서 시간에 끌려 다닌 다. 스스로 택한 삶이면서도 항상 불평을 입에 달 고 다닌다. 과학문명은 발달했지만 사람들은 더욱 바빠지고 있다. 돈을 버는 것도 결국은 시간을 버 는 것이라고 말하면서 휴식시간을 갖기 위해 발 버둥 친다.
그러다가 정작 시간을 얻게 되면 아무 생각 없 이 텔레비전 앞에 앉거나 휴대폰을 들고 게임을 하기도 한다. 가끔은 차를 몰고 관광지나 휴양지를 찾아 나서 지만 꽉 막힌 도로에서 불평만 늘어놓다가 녹초가 되어 어느새 그 짧은 시간을 다 써버린다. 사람들 은 자기의 시간을 더 가지기를 원하지만 정작 그 러한 시간이 주어졌을 때는 어떻게 유용하게 쓸지 를 몰라 허둥대다가 다 날려버린다. 사람들은 자기에게 주어진 생활에 만족하지 못 하고 돈과 권력, 명예 등에 집착하면서 늘 헛된 꿈 을 쫓느라 현재를 살피지 못한다. 그러한 것에서 멀어진 사람들은 술이나 오락, 도박 등에 자신의 시간을 다 써버리기도 한다. 일을 할 때도 자신의 일이 아니라 남에게 종속 되어 다른 누구를 위해서 한다고 생각하고 가족 을 돌보는 것도 자기에게 주어진 부담으로 생각한 다. 일과 생활이 나에게 주어진 짐이라고 생각하고 이 일이 끝나거든 보자라든지 애들이 다 크거든 보 자는 식으로 현재를 망각하고 현재가 자기에게 고 통스러운 시간이라고 생각하고 미래를 기대한다. 그렇게 늘 현재에 불만을 가지며 살아가는 사람 에게 무슨 행복이 있겠는가? 그렇지만 일과 생활의 시시각각이 자기에게 주 어진 시간이라고 간주한다면 우리는 무한한 자기 시간을 가질 수 있게 된다. 일을 할 때도 거기에 마 음을 기울이고 심취하여 수행한다면 그 시간은 온 전한 자기의 시간이 된다. 수행하는 사람에게는 일에 집중하여 정념을 흐 트러뜨리지 않는 것이면 무엇이든지 수행의 대상 이 된다. 그렇게 하여 일을 완성했을 때의 만족감 은 우리를 기쁘게 한다. 가족들과 함께 하면서도 그 시간을 귀찮게 생각하지 않고 그 시간을 통하 여 가족들에게 사랑을 베풀고 돌보는 시간으로 삼 는다면 그 시간은 온전히 자기의 것이 되며 삶의 기쁨을 누릴 수 있다. 그런데도 그런 것을 망각하 고 가족과 함께 있는 것을 힘들어 한다.
예를 들어, 퇴근 후에 애들이 같이 놀아달라고 해도 “힘들어, 피곤해, 저리가!” 하면서 애들을 밀 쳐낸다. 그리고는 정작 자신은 ‘내가 이러는 것도 다 너희들을 위해서야.’ 하면서 아이들과 시간을 함께 하지 못하다가 애들이 다 커버린 뒤에야 그 시간을 즐기지 못했던 것을 후회한다. 그런 식으로 멀어진 아이들이 사춘기가 지나고 성장하게 되면 부모들과의 소통이 어렵게 되고 부 모는 ‘내가 그 시절 너와 함께 하지도 못하면서 너 를 어떻게 키웠는데…’하면서 불평을 늘어놓는다. 어린 시절의 소통의 부재가 불효로 이어진다는 것 을 알지 못하고 시대를 탓하며 자식들을 원망하 지만 실은 모든 것을 자기 스스로 그렇게 만든 결 과이다. 이런 사태들이 다 현재의 자기의 삶을 살지 못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정념을 지니고 지금 이 순간을 충실하게 산다면 그 시간은 완전히 자기의 것이 되며 순간순간을 충실하고 보람되게 보내는 것이 된다. 직장에서 일을 할 때에도 돈 때문에 마지못해 한 다는 생각이 가득 차 있으면 그 일들이 즐겁고 그 시간이 행복할 수가 없다. 마음이 다른 데에 가 있 기 때문에 늘 불만이 생기게 되고 더 피곤하고 힘 들어진다. 그러한 것이 가정에까지 연결되어 가정 생활조차도 불행의 구렁텅이가 되는 것이다. 일에 대해서든 일상생활에 대해서든 항상 현재 에 정념을 쏟게 되면 시간에 자기가 끌려 다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시간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바쁘다는 핑계로 밥을 먹으면서 귀로는 텔레비 전 소리를 듣고 눈으로는 신문을 읽는다. 자기는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는 것처럼 착각이 들 지만 사실은 어느 하나도 온전히 하고 있는 것이 아니다. 정념에 마음을 기울이면 일할 때는 거기에 충실 하고 쉴 때에도 다른 생각으로 번민하지 않고 충 분히 쉴 수 있게 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사람들 은 일할 때에는 노는 것을 생각하고 정작 놀 때에 는 또 일에 신경이 쓰여 즐기지도 못하는 모순된 삶을 산다. 불자들은 정념 수행이라는 훌륭한 수행법을 가 지고 있다.
정념 수행은 출가와 재가를 떠나서 불 자라면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이며 하루를 온전한 자기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 반드시 필 요한 것이다. 정념을 통하여 항상 자기의 마음을 들여다봄으 로써 현재에 충실할 수 있고 자기의 일을 즐길 수 있게 되며 모든 시간을 온전한 자기의 시간으로 만 들 수 있다. 사람의 운세가 바뀌는 것도 마음이 변 해야 가능하다. 정념을 통하여 자기 컨트롤이 완전하게 될 때에 그 사람은 충실한 삶을 사는 것이며 괴로움을 벗어 나 열반에 이르는 길을 닦는 것이 된다. 진정한 행 복은 돈을 많이 벌고 아니고, 혹은 권력을 누리고 아니고의 문제가 아니라 정념을 통하여 자기 자신 을 바라보고 자신에게 충실하며 모든 시간을 온전 한 자기의 것으로 삼을 때에 이루어지는 것이다. 왜냐하면 항상 정념을 놓지 않는 사람은 외부의 헛된 꿈을 쫓아 자신을 고달프게 하는 것이 아니 라 자기를 바로 봄으로써 우주의 진리를 체득하고 삶의 원리를 발견하며 모든 것이 우리의 마음 가운 데에서 이루어짐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바쁜 일상에서 잠시라도 가만히 멈추어 서서 자 신을 바라보라. 우리가 알게 모르게 얼마나 자신을 괴롭히며 학대하는지를 알게 될 것이다.
정념은 잃어버린 자신의 시간과 삶, 그리고 행복 을 찾아줄 유일한 도구이며 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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