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보다 아름다운 딸의 성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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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08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03-02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문화산책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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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4 14:14 조회 2,963회본문
한빛문학 신인상 수상작
따르릉 따르릉! 전화가 요란하게 울린다. “여보세요? 누구세요!” “엄마 저예요.” 딸이다. 이번 여행을 다른 유럽여행을 가기로 하였 는데 취소하고 가까운 북경으로 가기로 했단다. 왜? 딸은 아직 젊으니까 다음 기회가 있지만 시부모님을 모시고 가까운 곳으로 가서 쉬고 올 계획이란다.
시어머님은 6남매를 기르면서 종부로 시집살이를 하느라 20년 전에 제주도에 가신 것이 처음이자 마 지막 여행이었단다. 그것도 놀러 가신 것이 아니고 자녀 중에 누가 제 주도에 있어서 가신 거라는 말씀에, 딸은 80이 넘고 몸이 불편하신 시부모님은 언제 또 기회가 있을까 싶 어서 시부모님을 모시고 가련다는 이야기다. “엄마 죄송해요. 엄마는 다음에 모시고 갈게요”. “염려 말고 잘 다녀 오거라. 나는 안 간데 없이 많 이 다녔으니 염려마라. ”
“그런데 시어머님 허리가 굽어서 어찌 다니려고”? 걸음도 못 걷고 시아버지는 치매기도 있는데 힘들 지 않을까? 그래서 둘째 시누이가 걱정해요. 환자분 들 모시고 어딜 가느냐고. 형님! 제가 이번 개인전에 서 그림이 팔린 것으로 외국 여행 한번 시켜드리고 싶어서 모시고 가요. 잘 다녀올게요. 하지만 휠채어 를 밀고 이 뜨거운데 다닐 것이 걱정이란다.
2016년 8월 8일 공항에서 딸은 또 전화를 해 준다. “엄마!” 잘 다녀올게요! 엄마한테는 정말 죄송해요. “아니다! 내가 여행 가는 것보다 더 즐겁다. 어떻게 그런 기특한 생각을 했는지 오히려 내가 고맙구나. 한눈 팔지 말고 옆에서 잘 모시고 다녀오너라” . 내심 걱정이 된다. 좋은 생각으로 돌아가시기 전에 해외 구경 시켜드리고 싶어서 효심을 발휘한 것이 시 누이 말대로 조금이라도 변고가 생기면 어쩌나 걱정 이 앞선다. 딸은 시부모님과 공항에서 휠채어로 입국하는 사 진을 보내왔다. 사위가 있지만 3박 4일을 어찌 다니 려나... 한숨만 나온다.
무사히 다녀 오시라고 열심히 기도해 주는 것 말고는 해줄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계축생 김수진 시부모님 모시 고 건강한 몸으로 즐거운 여행하고 무사히 귀국하게 해달라고 빌고 또 빌었다. 여행을 마치고 귀국하였다 는 전화가 올 때까지 마음을 졸이고 온통 여행하는 모습만 아른거린다.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공항에서 시댁인 수원으로 가는 중이라는 전화를 받았다.
“건 강은 어떠시니? 음식은 잘 드셨는지”? “엄마! 걱정 마셔요. 두 분 다 집에만 계실 때보다 발걸음도 가볍게 다니시고 중국 음식도 잘 드셨어 요.” 그 소리를 듣고서야 안심이 되고 우리 딸 정말 잘 했다. 꽃보다 아름다운 성품을 지닌 우리 딸! 고맙다. 시집 남매들도 우리가 못 해준 것을 해주어 고맙다고 치하를 한단다.
엄마는 아프니까 여행은 못가는 것으 로만 생각하였다면서 고맙다는 말이 그치지를 않는 단다. 태교라는 것이 반드시 필요한가보다. 막내딸을 가질 때 다니던 직장도 그만 두고 훌륭한 아기를 태어나게 해야 하는데, 생각하고 열심히 태교 를 한 덕일까? 바른 생각과 행동 하나에도 신경을 써서 좁은 길에 도 가지 않고 굽은 길도 가지를 않으며 늘 공부를 하 였다.
마루 난간에도 걸터 앉지를 않으며 자세는 항 상 반듯하게 몸을 청결하게 하였다. 늘 남을 배려하 는 마음으로 태교를 하니 이 딸이 그리도 순하고 예 쁘게 자라고 대학교 학생들을 교육 시키며 시집 가서 도 시부모님께 잘하는 모습이 예쁘다. 나에게 잘하는 것보다 시부모님 잘 모시고 귀염받 는 것도 더 좋은 마음이다.
이제는 딸(손녀)이든 아들 (손자)이든 한 명만 낳아주면 좋겠다. 임신이야 마음 대로 할 수는 없는 노릇! 나이도 많은데 그래도 기다 려진다. 이왕이면 손자나 빨리 보게 해주렴! 엄마의 소망이다.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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