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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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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99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6-06-0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밀교경전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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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 필자법명 화령 필자소속 - 필자호칭 정사 필자정보 화령 정사 / 철학박사 중앙교육원장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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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3 13:07 조회 1,88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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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중의 정념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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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생활에서 우리의 오관을 활용하여 정념 수행을 하는 방법은 앞에서도 언급한 것처럼 차 를 마시거나 향을 음미하면서 하는 방법도 있고 음악이나 미술 등을 활용하여 하는 방법도 있 다. 그 이외에도 서예나 독서, 사경, 진언 염송 등 도 정념 수행에 많은 도움이 된다. 가장 이상적 인 것은 일상생활의 모든 것이 정념 수행과 연 결되도록 하는 것으로서 운전이나 청소, 설거지 등을 하면서도 마음을 집중하고 정념에 들어갈 수 있다. 정념 수행은 이처럼 혼자서도 얼마든지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지만 상당한 노력이 있어 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일상생활에서 정념을 실천하기 위해서는 화 를내는 것을 바라보는 것과 정념을 통하여 마 음 속에 환희가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대인의 생활은 물질 위주의 생활이 되다 보니 항상 긴장 속에서 남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스트 레스를 받으며 살아간다. 자신의 삶을 자주적으 로 살아가지 못하고 돈이면 다된다는 생각과 함 께 남들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스스로를 비참하 게 여기게 되고 거기에 따라서 일어나는 욕심과 그것을 이루지 못해 생기는 분노가 더욱더 치솟 는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거미줄에 얽힌 것처 럼 욕심이 채워지지 못하기 때문에 화가 치솟아 서 다른 사람을 이유 없이 해치거나 사회를 원 망하기도 한다. 물질과 금전 위주의 현대는 이처 럼 탐진치 삼독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치성하 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 하루도 편할 날이 없다. 스트레스와 분노로 스스로를 망치지 않기 위 해서도 정념은 반드시 필요하다. 화가 날 때는 우선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여 화가 치밀어 오 르는 모양을 조용히 바라보도록 해야 한다. 

화 가 극도로 치밀었을 때는 누구나 자신도 모르게 호흡이 거칠어지며 어깨가 들썩 거리게 된다. 그 리고 화의 원인을 바깥의 누군가에게서 찾고 혹 은 어떤 상황이나 환경이 자신을 화나게 한다 고 생각하기 쉽다. 그렇게 생각하면 화는 갈수 록 더 치밀어 오른다. 화가 난다고 해서 다른 누 군가에게 큰소리를 치거나 욕을 해대면 우선은 좀 시원한 것 같지만 근본적인 해소는 되지 않 는다. 그럴 때는 얼른 호흡을 가다듬으며 자신에 게로 돌아와야 한다. 그러면서 화가 일어나는 모 습을 가만히 응시하는 것이다. 마치 소방대원이 불이 나면 얼른 불부터 꺼야지 누가 불을 질렀 는지를 조사하고 있다면 불을 끄는 시기를 놓치 게 되는 것과 같다. 화가 날 때는 숨을 들이쉬고 내쉬는 것을 관 찰하며 하나, 둘, 셋, 하는 식으로 10까지 7∼8번 씩 반복하여 숨을 센다. 화가 날 때뿐만 아니라 극도의흥분 상태에 있을 때에도 호흡을 가다듬 으며 자신을 관조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상생활 에서도 그렇지만 특히 스포츠 선수나 극도의 집 중력을 요하는 어떤 일들은 호흡의 안정이 무엇 보다도 중요하다. 호흡만 컨트롤 할 수 있다면 우리가 저지르게 되는 터무니없는 실수도 많이 줄일 수 있게 된 다. 그리고 탐진치는 항상 연쇄적으로 반응한다. 

예를 들면, 어리석은 마음에서 분에 넘치는 것 에 욕심을 내어 가지고 싶어 한다. 그러나 그것 을 손에넣지 못할 때는 화가 치민다. 자기의 목 적을 방해한다고 생각되는 것에 화풀이를 하거 나 원망을 하게 되는 것이다. 가지고 싶은 것을 가지지 못하면 화가 치미는 것이 당연한 수순이 며 그 결과는 어리석게도 남의 것을 훔치거나 빼 앗으려고 들다가 더 큰 낭패를 보기도 한다. 탐 진치의 결과는 괴로움이다. 우리 어리석은 중생 들의 삶은 항상 이러한 패턴을 반복하면서 괴로 워하다가 일생을 허비하고 만다. 우리가 정념 수행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은 괴 로움에서 벗어나기 위한 것이며 그 목적을 달성 하기 위하여 평소에 사념처 수행을 한다. 사념처 수행의 관건이 되는 것이 호흡관찰이며 그 보조 수단으로서 진언염송, 절하기 혹은 음악이나 미 술, 서예 등을 통하여 마음을 안정시키는 훈련 을 한다. 더 나아가서는 설거지에서 방청소, 운 전 등을 하는 동안에도 항상 자신을 놓치지 않고 살피는 훈련을 한다. 이때에도 관건이 되는 것은 호흡 관찰이다. 극도의 흥분과 스트레스를 호흡 관찰로 이겨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소에도 호 흡을 통하여 심신을 이완하는 것이 중요하다. 숨 을 들이 쉬면서 우주의 맑은 기운이 내게 들어와 나의 몸과 마음이 편안해졌다고 생각하고 숨을 내쉬면서도 내 몸 안의 나쁜 것들이 모두 배출 되면서 나의 심신을 편안하게 한다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호흡을 반복하다 보면 몸과 마음이 더할 나위 없이 편안해지면서 삶에 여유 가 생긴다. 우리의 생사가 ‘호흡지간’에 있다는 말이 빈말이 아니다. 정념으로 우리의 마음에 변화가 생기면 여기 에 어떤 영향을 가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기쁨 이 일어나는 것도 무상이요 불쾌한 생각이 일어 나는 것도 단지 우리의 마음이 그렇게 만드는 것 으로서 다 무상한 것이다. 마음에 기쁨이 일어 나는 것은 심리적, 생리적 조건이 조화를 이루 어 그렇게 되는 것으로서 다른 색법이나 심법과 마찬가지로 무상한 것이다. 

우리는 정념을 지니 고 그저 편안한 마음으로 그러한 변화를 바라보 기만 하면 된다. 기쁨이 일어나건 불쾌한 생각이 들건 그러한 마음을 호흡을 가다듬으며 조용히 관조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우리의 모든 생활 이 새로운 의미를 가지고 다가올 뿐 아니라 환경 에 휩쓸리지 않고 자주적인 삶을 살아갈 수 있 다. 우리는 자아에 집착하면 할수록 도리어 자아 를 잃어버리게 되며 자아를 버릴 때에 도리어 참 된 나를 찾게 된다는 이치를 알아야 한다. 대부분의 현대인들은 바쁜 일과와 생활 가운 데에서 자기를 위한 시간을 가지려고 노력한다. 

열심히 일하는 것도, 나가기 싫은 회사를 나가는 것도 자기만을 위한 온전한 시간을 기대하면서 그렇게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다 보니 자신의 삶 이 항상 다른 사람에게 속박당해서 자신은 언제 나 시간이 부족하며 다른 사람의 희생양이 되는 것처럼 생각한다. 그러나 함정은 바로 이런 것에 있다. 즉, 회사에서 일을 하거나 어떤 업무를 할 때에 그것을 자신의 일로 생각하지 않고 자기가 필요로 하는 대가나 시간을 얻기 위하여 남을 위 해 해 주는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에 항상 불만 투성이가 된다. 일은 끝이 없고 상사는 끊임없이 자기를 옥죄며 식구들도 자신에게 요구하는 것 이 많아 자신을 위한 시간은 갖기 어렵다고 생 각한다. 그러나 생각을 바꾸어 그 모든 일이 자 신의 것이며 자기의 시간이라고 생각한다면 일 의 능률도 오를 뿐 아니라 일을 즐기게 되므로 자신의 시간을 훨씬 폭넓게 가지는 셈이 된다. 인생을 ‘갑’으로 살 것인가 ‘을’로 살 것인가는 자신의 태도 여하에 달려 있다. 

일을 대하든 사 람을 대하든 거기에 정신을 기울여 그 시간을 온 전한 자신의 시간으로 만들 때에 거기에서 오는 만족감과 보람은 자신의 것이 되며 거기에 소요 된 시간은 남을 위한 시간이 아니라 도리어 자신 의 시간이 될 것이다. 피동적이고 타의에 의하여 움직이는 삶이 아니라 매 시간 정념을 지니고 닥 쳐오는 상황을 주시하면서 거기에 몰두하여 최 선을 다하게 되면 그것이 곧 자신의 시간이 되고 자신에게 성취감과 기쁨을 가져 오는 삶이 될 것 이다. 그러한 삶이 지속되면 여가가 생길 때에도 적절한 휴식을 취할 수가 있다. 남에게 휘둘리는 삶을 사는 사람은 정작 여가시간이 생겨도 무엇 을 할지 몰라 텔레비전 채널을 이리저리 돌린다 든가 기껏해야 술을 마시고 잡담하며 무료하게 보내다가 도리어 피로가 누적된다. 정념을 지니고 일상에 임하는 사람은 어떤 경 우에든 자신이 주인이 되는 삶을 살 수 있기 때 문에 일을 하던 휴식을 취하던 항상 자신을 놓 치지 않고 그 시간을 유용하고 보람 있게 보낼 수가 있게 된다. 

정념으로 자신의 모습을 바로 바라볼 수 있을 때 일이든 휴식이든 거기에 끄달리지 않고 자신 이 주인공이 되는 삶을 살 수 있게 된다. 자신이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이끌어 갈 수 있는 사 람은 타인과 주위 환경에 이끌려 살아가는 사람 보다 더 행복할 수밖에 없다. 이것이 바로 정념 의 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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