蓮根이여, 蓮根이여-10·27 법난을 상기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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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76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2-11-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문화 서브카테고리 시방정토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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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2-11-10 14:07 조회 1,677회본문
蓮根이여, 蓮根이여-10·27 법난을 상기하며
10·27법난 문예공모전 시부문 대상작
10·27법난 문예공모전 시부문 대상작
아무도 부르지 않았거늘
무어라 검은 안경을 끼고 와서
온 세상을 거칠게 움켜쥐고
흰빛나게 빨아야 한다고
그 숨 막히는 호루라기를 불었던가
기이 무슨 맘먹고
방망이질하여 빨래를 하려거든
오래 때 절은 옷들이나 빨 일이지
사람들은 왜? 사람들은 왜?
그래, 검은 안경을 끼고 보면
蓮밭도 한낱 걸레로 보이던가
푸른 연잎들 마구 꺾어
붉은 연꽃들 마구 꺾어
그 모진 방망이질을 하다니!
그것도 미꾸라지 촐랑대는 웅덩이들
잡초 우거진 습지들 다 두고
하필이면 달빛 은은한 蓮밭에 와서
그랬으니 어찌 어김이 있으랴
끝내 겨울은 오고 말았다
방망이질의 그 끝의 계절
不義는, 不義는 이런 거라고
法은 얼음덩이를 던지고
사람들은 돌을 던지고
그리하여 성한 데 없는 몸으로
한 時代가 저무는 山을
그는 절룩거리며 넘어가지 않았던가.
그렇거늘 蓮根이여
끌어안지 못할 것이 없는
넓은 가슴을 가진 蓮根이여
분노도 원망도 한 때의 불
이제는 그가 남긴 탁한 물에도
그 때의 흉터를 지운 뿌리를 내리고
새 연잎 새 연꽃을 피울진저
또 하나 蓮밭을 만들진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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