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회에서 미세유가 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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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13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08-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정성준 교수의 후기밀교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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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5 02:26 조회 2,634회본문
인도불교는 4세기중엽부터 12세기에 이르는 동 안 방대한 밀교경전과 주석을 남겼다. 대승불교의 역사는 일관된 하나의 흐름을 보이 는데 그것은 중생들이 모두 해탈할 때까지 마지막 에 남아 성불을 미루는 보살의 서원이다. 보현행원으로 알려진 보살의 원력은 부파불교 시대에 찬술된 불전문학에서 그 연원을 찾아볼 수 있다. 붓다의 제자들은 스승의 전생에 가탁해 자신들 이 이해했던 중생구제의 원력을 전기 형식으로 남 겼다. 아라한이 해탈 이후 여전히 남겨진 중생들의 고 통을 외면하는 것에 대해 보살은 중생구제를 위해 고의로 윤회한다고 주장하여 훗날 대승불교운동 의 불씨가 되게 하였다. 「반야경」과 「화엄경」에 설하는 일체지는 붓 다가 해탈신인 법신뿐만 아니라 보신·화신을 성취 함으로써 정토와 욕계의 사바세계에 신변을 보이 는 능력이다.
「대일경」과 「진실섭경」의 일체지지도 이와 다르지 않다. 「진실섭경」의 금강계만다라는 성신회와 삼 매야회를 비롯해 미세회·이취회 등 12회의 부속원 으로 구성되어 있다. 성신회로부터 항삼세회에 이르는 연차적 관법 은 석존 성도의 결정적 계기가 된 12지연기의 순 관에 해당된다. 금강계만다라의 성신회는 붓다가 5지를 구족함 으로써 법신으로부터 중생구제의 신변을 나투는 일체지의 수습과정이 세밀한 상징적 표현으로 축 약된 것이다. 밀교의 아사리들이 보이는 5불의 보관은 해탈 신과 중생신의 경계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중생 을 구호하는 대일여래의 일체지지의 표상이다. 금강계만다라의 삼매야회는 붓다가 중생구제의 원력을 수용해 의식을 깨우는 최초의 찰나이다. 미세회는 무형의 의식이 육체의 경계를 수용하 는 과정이며 나아가 이취회는 육체의 감각영역과 의식이 외계사물을 수용하는 과정이다. 금강계만다라의 미세회는 인도 후기밀교의 대 표적 수행체계인 미세유가(微細瑜伽)의 어머니이 다.
금강계만다라는 밀교의 역사보다 더 오랜 불교 수행의 과제를 끌어안고 탄생하였다. 붓다시대부터 수식관과 사념처관을 닦았던 제 자들은 의식과 호흡, 육신을 지탱하는 명력(命力) 이나 풍(風)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 설일체유부는 육신의 탄생과정을 연구하여 중 생의 무명식이 육신의 감각과 물리적 소재들을 수 용하는 과정을 이론화했다. 대승불교의 유식학파는 의식과 명(命)·풍(風)의 관계로부터 붓다가 보신과 화신을 구현하는 원리 를 제시하였다. 쫑카빠는 「비밀도차제론」에서 유가자는 풍 과 풍이 순환하는 맥(脈), 명이 일으키는 뚬모의 생 명불을 미세유가를 통해 수습한다고 하였다. 지관(止觀)은 미세유가의 기초가 되어 미세유가 의 집중이 충분하지 않을 때 밀교수행은 불가능해 진다. 이를 기초로 유상(有相)유가로 나갈 수 있는데, 이에 대해 스승들은 “원만한 상(相)을 현현하는 것은 약간의 지혜를 조금 얻은 것이다”라고 하였 다.
밀교수행 가운데 무상(無相)유가가 해탈을 얻기 위한 것이라면 유상유가는 유가자의 육신을 번뇌 없는 청정신으로 이끌고, 먼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중생구제를 위해 정토를 구현하여 신변을 보이는 기초가 된다. 현대과학은 정신과 육체의 관계에 대해 조금씩 지식을 쌓아가고 있지만 생명탄생의 비밀 앞에서 는 여전히 주저하고 있다. 과학자들의 입장에서, 특히 생물학자나 생명공 학을 다루는 이들이라면 불교는 흥미로운 과학적 지식으로 수없이 채워져 있을 것이다. 불교는 과학이 아니지만 과학의 합리적 사유와 타당성에 입각한 결론의 도출과정을 지지한다. 인도 후기밀교시대는 인간의 진리에 대한 한계 없는 탐구와 도전의 시대였다. 외계의 가치보다 의 식의 가치가 앞선다고 가르친 분은 석존이었고 석 존이 남긴 가르침은 밀교연구의 단서들이다.
천오백여년이 넘게 연구된 방대한 후기밀교시 대의 단편들은 여전히 연구를 기다리는 미답의 개 척지이다.
* 가탁 :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사물에 반영하여 나타 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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