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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집회딴뜨라>의 출현과 서구정신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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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14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09-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정성준 교수의 후기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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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정성준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정성준 교수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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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5 12:53 조회 2,73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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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집회딴뜨라>의 출현과 서구정신의 변화
“반야와 방편을 갖춘 자에게 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곧 금강살타의 화현이며 때문에 금강의 유정은 ‘스스로 존재하는 자’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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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불교에서 인도 후기밀교시대의 문헌들은 거 의 알려져 있지 않다. 이 시대의 문헌들은 8세기 초 부터 인도불교가 사라진 11세기까지 출현하였지만 티벳인들에 의해 그 전승이 계승된 점을 고려하면 현대까지도 인도 후기밀교는 살아있는 종교문화이 며, 후기밀교와 관련한 많은 논문과 저작들이 여전 히 국외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에서 열리는 불교학 대회를 살펴보면 서구불교의 관심사를 파악할 수 있 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주제별로 나누어진 발표장 에 모인 청중들의 수이다. 용수보살의 저작인 <중론>의 이제설은 여러 시대 많은 스승들에 의해 연구된 것으로 승의제와 세속 제의 두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 승의제는 절대공성 의 진리를 가리키는 것이며, 세속제는 공성의 본성 을 잃지 않으면서 언명과 분별, 논리가 존재할 수 있 다는 것이다. 

이제설을 통해 공성의 해명과 법을 깨 달을 수 있는 방편의 시설이 가능하기 때문에 불교 의 교학에서 이제설은 열반과 생사, 보리와 번뇌가 다르지 않음을 밝힐 수 있는 불교논리학의 중심에 늘 서 있다. 불교를 현교와 밀교로 나눈다면 현교는 공성을 밝히는 과정에서 반야와 중관사상이 이제설, 인명학이 최고의 교의를 드러내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반면 밀교는 현교를 통해 드러낸 혜학의 논리 적 시설을 정학의 실천적 관점에서 실현시키는 것으 로 밀교의 역사가 대승불교 유가행을 확대한 <금강 정경>으로부터 인도 후기밀교로 흐르게 한 결정적 이유는 불교논리학의 이제설에서 찾을 수 있다. 

서구인들이 불교에 열광하는 이유는 그들의 정신 을 수천 년간 지배했던 신격의 의식적 지배를 무너 뜨리고 육체와 욕망을 거부했던 인간부정의 미망을 불교논리학의 검으로 단숨에 베어버린 혁명적 사유 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최근 서구정신의 정점에 있 는 들뢰즈, 지젝, 미셀푸코 등에 의해 제기되는 주제 는 욕망과 감각을 부정하고, 인류의 희망을 의식적 으로 닿을 수 없는 먼 거리에 방치한 인류정신의 어 리석음을 분석적으로 해체하는 것이다. 밀교 가운데 인도 후기밀교는 욕망과 감각의 긍정, 즉 인간육체 의 실상을 직시하게 하는 수행이론을 볼 수 있기 때 문이다. 

인드라부띠의 즈냐나싯띠에는, “반야와 방 편을 갖춘 자에게 죄는 존재하지 않는다. 그는 곧 금 강살타의 화현이며 때문에 금강의 유정은 ‘스스로 존재하는 자’라고 부른다”(Ch.Ⅰ)라고 설해져 있다. 이 짧은 말에는 공성과 현상을 밝힘으로써 하늘과 땅을 나눈 이원적 세계관을 무너뜨리는 인간긍정의 무시못할 사유를 함축하고 있다. 8세기 <금강정경> 이후에 출현한 <비밀집회딴뜨 라>는 공성의 이해에 탁월한 지혜자가 공성으로서 육체의 본성에 대한 통찰력을 키우고, 삼유의 번뇌 에 얽힌 의식을 해방시키는 섬세한 수행체계로 이 루어져 있다. 

‘비밀집회’라는 딴뜨라의 제명에 대해 <속딴뜨라>에는, “몸과 말과 마음의 세 가지를 비밀 이라 이름 한다. 붓다라 이름 하는 제존의 무리를 집 회라 말한다.”(XVII)라고 하였다. 수행자의 현실적 환 경을 공성으로 환원하는 교의와 만다라에 안치된 19존, 혹은 32존의 본존을 설한 경전의 의도를 은밀 히 밝히는 내용이다. <비밀집회딴뜨라>는 최초 출현한 이후 <속딴뜨 라>와 <석딴뜨라>가 부차적으로 나타났고 이들은 모두 경전부에 속하는 권위를 지닌다. 딴뜨라에 생 소한 이들은 인간의 욕망과 번뇌긍정의 전제조건을 알지 못한다. 

석가모니붓다가 설한대로 진리를 알지 못하는 자에게 윤회의 어두움은 길고 참혹하다는 전 제는 여전히 변함이 없다. 월광(月光)은 『길상비밀 집회장엄』에서 “비밀은 일체의 경계에 존재하지 않는 것이며, 비밀은 무상인 공성의 의미를 설하고 있는 것이다”(D. Ed.1848)라고 하였다. 공성의 이해가 밀교수행의 첫째가는 전행이다. 밀 교를 8지보살 이상의 성인만이 수행할 자격이 주어 진다는 말은 이에 빗댄 종교적 은유이다. <비밀집회 딴뜨라>를 비롯한 후기밀교경전은 별도의 성취법 이 존재한다. 

여기에는 구체적인 실제수행의 의궤가 담겨져 있다. <성취법약집>에 따르면 밀교를 수행 하기 위한 전행(前行), 즉 예비수행이 설해져 있는데 오늘날 남아있는 전행은 오체투지 십만회, 구루공양 십만회, 금강살타진언 십만송봉송, 만다라공양의궤 십만회를 모두 채워야 한다. 오체투지는 육체를 조 복하고, 구루공양은 붓다와 스승에 대한 귀경을 다 짐하는 것이며, 금강살타진언은 자신이 곧 붓다라는 다짐에 도움이 되며, 만다라공양은 수행의 모든 공 덕을 뭇 중생에게 돌리고 중생을 구호하겠다는 서원 의 다짐이다. 한국불자들이 딴뜨라 경궤류의 명칭만 들어도 생소해하고 거부감을 갖지만 서구에선 인류 정신문명의 변화가 불교논리학과 밀교에서 시작된 다는 선구적 안목을 이미 가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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