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벤허’를 통해서 배우는 건강한 리더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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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81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3-04-01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지혜 서브카테고리 역삼한담페이지 정보
필자명 탁상달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시인, 전 동해중 교장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3-04-07 12:56 조회 1,711회본문
한 중견 언론사 기자가 고 이건희 회장의 살아생전에 오늘날 삼성 그룹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 신화의 비결에 대한 질문을 요구한 적이 있었는데 이 이야기가 세간의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이 기자의 질문 요청에 삼성 그룹의 이건희 회장은 뜻밖에도 ‘벤허’라는 영화 이야기를 꺼냈다.
‘벤허’는 1959년 미국에서 개봉된 서사 영화다. 윌리엄 와일러가 감독하고 찰턴 헤스턴, 스티븐 보이드, 잭 호킨스, 휴 그리피스가 주연을 맡은 작품이다. 영화의 내용은 예루살렘 제1의 부호인 벤허는 신임 총독이 부임하는 날 총독 암살 혐의로 어릴 때 친구인 로마군 사령관인 메살라에게 기소를 당해서 노예선으로 강제 이송을 하게 된다. 천신만고 끝에 노예선 사령관의 목숨을 구해주고 자유의 몸이 되어 귀향을 하게 되었으나 그의 집은 폐허가 되었고 자기 어머니와 누이는 행방을 알 수 없는 상황이 되어 있었다. 울분에 찬 복수의 칼을 갈고 있던 벤허는 메살라와 함께 전차 경주에 참가하여 그를 죽이고 가문의 원한을 갚게 된다.
이 영화에서 이 회장은 기자의 질문에 대한 답변에서 전차 경주 이야기를 구체적으로 꺼내게 되는데, 이야기 속 전차 경주에서 자기의 친구인 ‘메살라’는 말들을 길들이기 위해 채찍을 가지고 경기에 참가하는데 반해, ‘벤허’는 어떤 도구나 채찍 없이 경주에 참여하여 승리를 하게 된다.
이 영화 속 전차 경주에 등장하는 팀은 총 8개 팀이었다. 출전하는 팀 모두가 긴 채찍을 들고 경기장에 나왔지만 ‘벤허’만은 자신의 손에 채찍은 보이지 않고 말고삐만이 전부였다. 모든 선수가 초반부터 말에게 인정사정없이 채찍질을 가하면서 말들을 몰아세웠으나, ‘벤허’는 채찍 대신 말고삐로 말들과 진정한 교감을 나누면서 승리에 전념하게 되었다. 말고삐를 통해 강약 조절은 물론 힘찬 함성이 담긴 메시지를 통해 말들에게 용기를 부여해 주었고 지속적인 격려의 말을 통해 말을 리드하는 ‘벤허’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결국 최후의 승자는 ‘벤허’의 몫이었다. 벤허의 승리는 결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었다. 세심한 배려심과 진정한 리더십으로 이루어 낸 성과요 결과물인 것이다.
‘벤허’는 경기 전날 밤 마구간을 찾아서 네 마리의 말들과 대화를 나누며, 용기를 북돋아 주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다. ‘벤허’의 4마리 말은 모두 하얀색의 말들로 구성되어있고 말마다 각자 자기 이름을 가지고 있다. ‘벤허’는 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일일이 호명하면서 말의 등을 쓰다듬어 주면서 결전을 앞둔 말들에게 전차 경주의 전반적인 전략뿐만 아니라, 말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주는 말도 잊지 않았고 격려까지 아끼지 않았다.
전차 경주에서 벤허는 말들에게 “전차 경주는 경기장을 아홉 바퀴 도는 경기란다. 우리는 여덟 바퀴까지는 2등으로 가는 거야. 그러다가 마지막 아홉 바퀴째에는 우리가 전력 질주를 해서 1등을 확 따라잡는 거야. 자신 있지? 그래야, 우린 이길 수 있어!” 비록 말 못하는 짐승이지만 이렇게 일일이 교감(交感)을 나눈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무엇보다도 더 감동적인 것은 벤허가 말들의 건강 상태와 특성을 일일이 세밀하게 살펴서 이 말들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한 점이다. 이 말들 중에서 속력이 빠른 말은 외곽으로 배치하고, 빠르진 않지만 균형과 조화를 잘 이룰 수 있는 능력을 지닌 말은 제일 안쪽으로, 끈기가 있는 말은 중간에 배치를 한 점이다. 결국 이런 전술적 배치가 바로 4마리 말들로 하여금 각자의 능력을 최대로 발휘하고 강력한 팀 파워를 이룰 수 있게 하였으며 결국은 최후의 승자가 될 수 있게 만든 요인이 되게 되었던 것이다.
오늘날 삼성이 전 세계적 초일류 기업으로 성장하게 된 토대이자 초석은 바로 고 이건희 회장이 말하는 영화 ‘벤허’에서 터득한 소통과 배려심의 리더쉽 및 적절한 인재의 발굴의 극대화의 결과물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채찍 없이 동물의 마음도 움직이는 진정성 있는 ‘벤허’의 소통하려는 마음과 교감의 정신은 물론, 각자의 소질과 능력이 뛰어난 부분들을 잘 파악해서 자신이 잘하는 분야에 말들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한 철학이 아닐까 한다.
우리가 삶을 살아가면서 인간의 내면까지도 움직이게 하는 소통과 배려 및 능력을 갖춘 인재 발굴은 물론 발굴된 인재들의 적재적소의 배치야말로 단체든 기관이든 학교든 기업이든 이러한 가치관의 형성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를 새삼 깨닫게 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 시인, 전 동해중 교장 탁상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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