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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주시주상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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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19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09-10-18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교리/설화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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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심일화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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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22 04:45 조회 2,59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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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불교설화 (38회)

화주시주상봉
산청 심원사

경상남도 산청군 에 심원사 라 는 절이 있었다. 심원사는 너무 오래되고 낡아서 비가 오면 빗물이 법당 안으로 새어 들어와서 주 지인 지경 스님은 이 절을 중수 하고자 원  을 세워 백일 기도를 하였다. 기도 회향 날 꿈에 부처님께서

“네가 내일 동구밖에서 맨 처음 만나는 사람에 게 시주 를 청하라.”하셨다.

이튿날 아침 지경스님은 아침 예불을 하고는 권선문을 들고 설레는 마음을 달래며 동구 밖에 서 서성거렸다. 그런데, 맨 처음 나타난 사람은 윗 마을 조부자 집에 사는 머슴 삼돌이가 아닌가?

‘부처님도 무심하시지. 저 머 슴이 무슨 돈이 있다고 시주를 부탁 하란 말인가?’

그만 맥이 탁 풀린 스님은 땅 에 털석 주저앉아 버렸다. 이 모 습을 본 머슴이 다가와

“스님! 어디가 편찮으십니까?” 하며 부축을 해 일으켰다.

스님은 몇 번을 망서리다가 그 래도 부처님께서 하신 말씀을 떠 올리며 절을 중수하고자 하니 시 주를 해달라고 부탁을 했더니, 뜻밖에도 머슴은

“절을 중수하려면 돈이 얼마나 드는지 모르지만 제가 그동안 장 가 가려고 모아 온 품삯을 % 테니 스님 보태어 절을 중수하십 시오.”

그러면서 기꺼이 권선문에 백 냥이라고 써 달라는게 아닌가?

“아니 당신에게 어떻게 이처럼 큰 돈이 있을 수 있습니까?”

“예 스님. 저는 조부자 집에서 삼십여 년간을 머슴으로 살아오 면서 장가가려고 한 푼도 안쓰고 모았습니다만, 장가가는 것보다 더 써야지요.”

“고맙습니다. 부디 소원성취 하십시오.”

지경스님은 머슴 삼돌이의 마음에 감탄을 하며 몇 번이고 인사를 하였다.

며칠 후 머슴은돈 백냥을 가지고 심원사로 왔 다. 머슴이 법당 안에 들어서자 언제나 근엄한 모습의 부처님께서 빙그레 웃고 계셨다.

“부처님! 저는 못 배운게 한이올시다. 이렇게 남의 머슴으로 평생을 지내고 있습니다만, 부처 님 ! 다음 생에는 부디 저도 배워서 남의 머슴 신 세만은 면하게 해주십시오.”하며 머슴은 부처님 전에 절을 하였다.

머슴 삼돌이가 평생을 모아 온 뼈아픈 그 돈을 시주한 이야기를 들은 동네 사람들은 모두 다 미 쳤다고 수근거리며 지경스님이 꼬여서 돈을 뜯어 냈다고 헛소문을 내고 다녔다.

모두들 욕을 하고 비방을 해도 절을 중수하는 일은 착오없이 진행이 되어 마침내 심원사는 비 가 와도 걱정 없이 지낼 수 있도록 훌륭하게 중 수되었다. 허나 모든 재산을 다 바친 머슴은 이 제 돈이 없어 장가도 갈 수가 없었다.

절이 중수되어 한 해가 지나갈 무렵 그 머슴은 중풍이 들어 앓다가 앉은뱅이가 되어 버렸다. 머 슴은 조부자 집에 살 수도 없었다. 사람들 등에 업혀 절에 들어오게 된 머슴을 스님은 정성껏 간 호를 하였다. 시주한 공덕이 있으니 꼭 나으리라 믿으면서 머슴을 위해 백일기도를 시작했다. 그런데, 백일기도도 마치기 전에 그는 우연히 눈이 멀더니 덜컥 죽어 버렸다. 허탈한 마음을 달래며 정성껏 화장하여 장례를 치루어 춘 스님은 허망 한 마음을 가눌 수가 없었다.

“이토록이나 부처님이'야속할 수 있단 말인가. 한 푼 쓰지 않고 평생을 머슴살이 하여 모아 온 그 돈을 부처님께 ’시주한 공덕도 몰라 주시다니”

화가 난 스님은 도끼를 들고 법당에 들어가 영 험도 없는 부처님을 한없이 원망하며 부처님 이 마를 도끼로 내리쳤다. 그랬더니, 도끼가 이마에 박혀 빠지지를 않았다. 온 힘을 기울여도 빠지지 않자 겁이 난 스님은 도끼를 그대로 놓아 두고는 절을 떠나버렸다.

바랑 하나 걸머지고는 이 산 저 산 명산 대찰  을 찾아 다니며 공부하기 어언 이십 오륙 년. 그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스님은 무 심히 흘러가는 흰 구름만 보아도, 봄이면 피는

노오란 창포난을 보아도, 안개비가 소리없이 내 리는 것을 보아도, 심원사를 생각하며 그 옛날을 그리워 했다.

‘지금쯤 심원사는 완전히 폐허가 되지나 않았 는지? 지금쯤 심원사 법당 앞뜰에는 창포난이 만 , 발하겠지. 지금쯤은 누군가가 들어와 도끼를 빼 고 부처님 시봉을 하고 있겠지.’

이 생각 저 생각 하다가 어느 날은 심원사 부 처님을 뵈옵고 와야겠다고 생각하며 절을 찾아갔 다. 그런데 그날, 산청군에 새로 부임한 박영제  라는 원님이 심원사에 대한 이야기를 듣 고는

“그럴리가 있느냐. 내가 가서 한 번 빼보리라.” 하며 이방과 몇 명 권속들을 데리고 절을 찾 아왔다.

원님이 심원사에 오신다는 소 문에 온 동네 사람들이 절로 모 여들었다. 원님께서 심원사에 와 서 보니 과연 듣던 이야기대로 부처님의 이마에는 도끼가 박혀 있었다.

“참 괴이한 일이로구나.” 하며 손으로 부처님 이마의 도끼를 잡 으니 쑥 빠지는데 ‘화주시주상봉 이란 쓴 글자가 도끼날에 씌여 있었다.

1 긐귀를 보느 수가 워님으 활연대오 ; 원님은 전생의 자기를 볼 수 가 있었다. 도끼를 뽑는 순간 구 경꾼들 속에 있던 지경스님은 원 님 앞에 나아가 절을 하니 원님 은 스님의 손을 잡으며

“스님! 나는 전생에 스님의 덕 택으로 시주한 공덕이 있어 일자 무식으로써 삼세에 받을 업보를 한 생으로 끝마치고 금생에 좋은곳에 태어나 이런 벼슬을 하게 되었구려.” 하며 스님과 함께 부처님 앞에 나아가 한없이 절을 했 다.

얼마 후 부처님을 쳐다보니 도끼가 빠져 이마 에 난 상처는 깨끗이 없어지고 이마에서는 백호 광명이 빛났다. 이것을 본 원님은

“스님! 다른 곳으로 가지 말고 나와 함께 이곳 에서 공부합시다.” 하며 스님을 붙잡았다. 구경하 던 마을 사람들은 모두들 이제부터는 부처님을 정셕껏 섬기기를 다짐하며 부처님께 절을 올렸다.

쉈심으로 시주한 공덕으로 한 생을 머슴살이 로, 한 생을 앉은뱅이로, 한 생을 눈 먼 장님으로 이렇게 삼생 을 고통 속에 살아야 할 악업 의 업보를 한 생으로 끝마쳤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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