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봄은 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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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25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10-04-15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신행/설화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박묘정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22 11:37 조회 1,708회본문
계절이 길을 잃어버렸다.
봄의 시작인 3월도 한참 지나 봄 의 중심에 있는 4월이 된지도 여러 날이 지났는데 봄은 올 생각도 하 지 않는다. 봄바람이 살랑살랑 불어 와 겨울과 작별인사를 하고 내년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곱게 떠 나 보내야 하는데 봄바람이 불지 않으니 떠나지 못하고 겨울의 끝자 락에 머물고 있다.
꽃들은 저들이 먼저 알고 .앞다투 어 꽃을 피우고. 새싹을 틔워 봄맞 이 준비를 끝냈다. 봄을 기다리던 꽃들은 기다림에 지쳐 기운을 잃고 있다. 화창한 봄날 따뜻한 햇빛을 온몸으로 받고 환한 얼굴로 행복해 하는 꽃들이 보고싶다. 봄바람이라 도 살랑살랑 불어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어 주면 수줍게 고개 숙이고 행복해 하는 꽃들도 보고 싶다. 오 지 않는 봄을 기다리다 꽃들은 추 위에 온 몸을 떨고 있다.
“봄아, 너는 지금. 어디쯤 오고 있 니? 빨리 길을 잘 찾아서 떨고 있는 꽃들을 따뜻하게 위로 해 주렴.”
떨고 있는 것은 꽃들만이 아니다.
봄이 아직 오지 않았는데 봄 옷으 로 단장한 아가씨들도 옷깃을 세우 고 잔뜩 웅크리고 떨고 있다. 내게 도 봄은 오지 않았다. 오늘도 난 도 톰한 옷을 입고 길을 나섰다. 추위 를 싫어하는 나도 꽃들과 함께 봄- 을 기다리고 있다.
지구인들이 소중한 지구를 지키 지 못하고 편리하다는 이유만으로 너무 막 살아서 지구가 화가.. 난; 것 은 아닐까? 지구의 경고를 무시하 -,. 고 아무 생각 없이 살아 온 우리들 의 잘못을 깨우쳐 주기 위해 지구 는 우리들에게 또다시 경고의 메시 지를 보내고 있는 것은/아닌지. 날 씨도 이상하다. 햇빛이 환하게 비추 는 화창한 날씨는 며칠이 되지 않 고 날마다, 심술이 잔뜩 난 사람처 럼 찌푸린 얼굴을 하고 있다. 이런 날에는 내 마음도 우울해 진다.
요즈음 날씨가 영국 날씨를 닮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영국에 유 학 갔다 온 학생들의 이야기를 들 으면 날씨가 변덕스럽고 늘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이 거의 매일이라 고 한다. 어쩌다 찾아오는 화창한 날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공원이나 자가 집 정원이나 햇볕을 쪼일 수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가리지 않고 찾아 가서 햇볕을 온 몸으로 받아 들인다고 한다.
지구가 제정신이 아닌 것 같다. 우리나라의 축복받은 기후가 영국 기후를 닮다니. 미국의 어떤 곳은 우리와 반대로 봄인데 이상기온으 로 갑자기 한여름이 찾아 왔다고 한다. 지구 곳곳에 여러 가지 재난 이 일어나고 지진과 해일로 많은 사람들의 희생이 있었다. 지진은 예 년의 79%정도 더 많이 일어난다고 한다. 그것도 진도 7 이상인 지진이 계속 일어나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중심에서 지금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 우리 나라는 다행히 지진에서 비껴가고 있어 축복 받았다는 생각으로 조금 은 안심이 된다.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베란다 문 을 열고 동쪽 하늘을. 쳐다본다. 오 늘은 해가 힘차게 떠올라 우리가 살고 있는 이 대지를 눈부시게 비 춰줄 것인지 가늠해 본다. 동쪽하늘 이 붉은 색이면 그날은 둥근 태양-이 떠올라 그의 강렬한 햇살을 대 지에 퍼부어 모든 생물들이 잘 자 랄 수 있게 해준다.
올 봄이 더욱 스산하고 추운 것은 느리게 찾아오는 봄 때문만은 아닌 것 같다. 백령도에서 우리 군함이 사고가 나서 꽃 같은 우리의 아들 들이 실종되었다. 많은 사람들의 노 력에도 실종자들을 구출해 내는데 실패했다. 그들을 구하기 우]해 차가 운 바닷물 속으로 뛰어든 사람의 희생도 있었고 사고해역에서 실종; 자들의 수색을 돕던 우리 어선과 어부들의 희생도 있었다. 차가운 겨 울바다 깊은 곳에 있을 그들을 생 각하면 우리들의 마음도 꽁꽁 얼어 버린다.
추운 날씨에도 산수유, 개나리 진 달래가 활짝 피었다. 하지만 꽃이 예쁘게만 보이지 않는다. 예전 같으 며 이때쯤 꽃 잔치 하느라고 떠들 썩 했는데 올해는 .마음이 시리고 추워서 꽃들도 춥게만 보인다. 얼어 붙은 우리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감 싸고 포근하게 안아 줄 봄은 언제 오려는지? 내 마음의 봄은 또 언제 찾아 오려나? -박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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