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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불공 대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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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22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10-01-24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문화2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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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자인행 필자법명 - 필자소속 부산 정각사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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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22 08:19 조회 1,47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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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불공 대정진

새해가 시작되면서 많은 사람들은 새롭게 한 해를 설계하는 계획을 세 우고 목표를 세운다. 우리 집도 예외 없이 가족들 모두가 한 가지씩 새해 결심을 비장한 표정으로 이야기하면 서 꼭 이루리라 굳은 결의를 보이지 만 내가 보기에는 모두가 작심삼일 이다.

하루에 영어 단어 서른 개씩 외우 겠다며 영어단어장을 잠자리까지 들 고 있던 큰 아이도, 다이어트를 위해 6시 이후에는 절대 먹지 않을 것이라 며 그토록 소중히 여기던 동네 치킨 집 광고 전단지를 빡빡 찢던 막내의 결심도 새해 시작 후 이제 겨우 보름 이 지나건만 큰 아이는 영어단어장 이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것 같고, 막내 아이는 저녁 10시가 지난 이 시 간에도 저희 아빠랑 같이 손에는 닭 다리 하나씩을 들고 컴퓨터 앞에 앉 아 노닥거리고 있다. 하기야 새해부 터는 아이들에게 아무리 화나는 일 이 있어도 절대 화내지 않고 이성적

으로 차분하게 대처하리라고 마음먹 었던 나의 결심도 사흘을 못 넘기고 말았는데..... 그래서 우리 가족의 새 해 결심은 모두가 작심삼일이라는 한마디로 마무리하고 말았다.

아마 많은 사람들도 우리 가족처럼 결심하고 그 결심이 사흘을 넘기지 못해 결국에는 작심삼일로 끝나는 일상을 해마다 겪으리라 짐작한다. 이것은 중생의 나약함과 어리석음을 가장 잘 드러내는 반증이 아닐까. 하 지만 우리는 여기서 간과해서는 안 될 중요한 사실이 있다.

작심삼일 했다고 한 번에 포기하지 않고 스스로가 결심했던 계획과 목 표가 끊어지지 않고 계속 이어 나갈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다. 그 노력을 우리는 정진이라고 부르며, 불제자라 면 꼭 지녀야하는 덕목이다.

정진은 부지런히 힘쓰며 끊임없이 노력하는 일이다. 정진은 모든 일의 근본이며 정진없이는 아무것도 이룰 수가 없다. 아무리 조그마한 소원성취도 정진 없이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 많 은 보살님들은 자식을 위해서, 남편 을 위해서 그리고 가족을 위해서 부 처님께 모든 일이 잘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불공한다.

하지만 스스로의 마음을 닦는 정진 없이 기도와 불공만으로는 아무것도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 정각사 보살님들은 그간의 수행으로 너무나 잘 알고 있다. 대서원을 세우 고 그 서원을 성취하신 보살님들이 정각사에는 참 많은데 그분들의 공 ,통점은 하나같이 불퇴전의 정진을 하신다는 것이다.

이번 경인년 새해 불공에도 정각사 에서는 많은 보살님들이 동참해 7일 간 큰 정진을 했다.

각자 세운 서원은 모두 다를지 몰 라도 무소의 뿔처럼 나아가는 진정 한 진언행자의 당당한 모습은 매한 가지였다. 그리고 그 속에서 같이 동 참하고 있는 내 자신이 자랑스러웠고 또한 기뻤다.

매년하는 새해불공이라 지금까지 그냥 일상처럼 해마다 하는 행사로 생각했는데 올해에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회향일날 7시간 정진을 마치고 매 섭도록 추운 1월의 새벽, 아직도 어 둠이 깔려있는 정각사 계단을 총총 걸음으로 내려가는 보살님의 뒷모습 을 배웅하면서 새삼 우리 개개인 모 두가 내면 깊숙한 곳에 불심의 종자 를 가진 부처라는 사실을 나는 깨우 친다. 아마도 정진의 공덕인 것 같 다.

“정진이란 아직 일어나지 않은 나 쁜 마음을 나지 않게 하고, 이미 생 긴 나쁜 마음을 없애며, 아직 나지 않은 착한 마음을 둥글게 키워 나가 기를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다.”

아함경의 경구를 굳이 인용하지 않 아도 우리는 정진이 마음을 닦는데 왜 꼭 필요한지 알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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