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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여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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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27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10-06-12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설법/경전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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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23 03:37 조회 1,74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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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리의 여울

나도 갈고 뿌린 후에 먹는다

어느 때 부처님께서는 마가다국 남 산에 있는 한 바라문촌에 머물고 계셨 다. 바라문 바라드바자는 씨를 뿌리려 고 밭을 가는 데에 오백 자루의 괭이 를 소에 메웠다.

부처님께서 바리를 들고 그의 집으 로 가셨을 때 그는 마침 음식을 나누 어 주고 있었다. 음식을 받기 위해 한 쪽에 서 있는 부처님을 보고 바라드바 자가 말했다.

,“사문, 나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 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린 후에 먹습니 다.,, 당신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리십시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바라문, 나도 밭을 갈고 씨를.뿌리 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소.”

“그러나 우리는 지금까지 당신의 멍 에나 호미 그리고 작대기나 소를 본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당신은 어째서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린 다음에 먹 는다고 하십니까? 당신이 밭을 간다는 것을 우리들이 알아듣도록 말씀해 주 십시오.”

“믿음은 종자요 고행은 비며, 지혜는 내 멍에와 호미요 부끄러움은 괭이자 루며, 의지는 잡아매는 줄이고 생각은 내 호미날과 작대기라오. 몸을 근신하 고 말을 조심하며 음식을 절제하여 과 식하지 않고 나는 진실로써 김을 매 며, 온화한 성질은 내 멍에를 벗겨주 오. 노력은 내 황소, 나를 안온의 경지 로 실어다 주오. 물러남 없이 앞으로 나아가 그 곳에 이르면 근심 걱정이 없어지오. 내 밭갈이는 이렇게 이루어 지고 감로 의- 과보를 가져오는 이런 농사를 지으면 온갖 고뇌에서 풀 려나게 되오.”

이때 밭을 가는 바라문 바라드바자 는 커다란 청동바리에 우유죽을 하나 가득 담아 부처님께 올렸다.

“고타마께서는 우유죽을 드십시오. 당신이야말로 정말 밭을 가는 분입니 다. 당신 고타마께서는 감로의 과보를 가져다 주는 농사를 지으십니다.”

그러나 부처님께서는 이를 사양하였 다.

“시를 읊어 얻은 것을 나는 먹을 수 없소. 이것은 바르게 보는 사람의 행 동이 아니오. 눈뜬 사람들은 시를 읊 어 생긴 것을 받지 않았소.」오로지 진 리에 따르는 것이 눈뜬 사람들의 생활 방법이오. 번뇌의 때를 다 없애고 나 쁜 행위를 소멸해 버린 사람에게는 다 른 음식을 드리시오. 그것은 공덕을 바라는 이의 복밭이 될 것이오.”

“그러면 고타마님, 이 우유죽은 누구 에게 드려야 합니까?”

“신. 인간. 사문. 바라문을 포함한여 러 중생 가운데서 완전한 사람  과 그의 제자를 제외하고 이 우유죽을 먹고 소화시킬 사람은 아무도 없소. 그러니 이 우유죽일랑은 산 풀이 적은 곳에 버리시오.”

바라드바자는 그 우유죽을 생물이 없는 물속에 쏟아 버렸다. 그런데 그 우유죽은 물속에 버려지자마자 부글부 글 소리를 내면서 많은 거품을 내뿜었 다. 이때 바라드바자는 모골이 송연하 여 두려워 떨면서 부처님 곁에 다가섰 다. 그리고 부처님 발밑에 꿇어앉아 말했다. “놀라운 일입니다. 고타마님, 마치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주듯이, 덮인 것을 벗겨 주듯이, 길 잃은 이에 게 가르쳐 주듯이, 혹은 ‘눈이 있는 자 빛을 보리라’ 하여 어둠 속에서 등불 을 비춰 주듯이, 고타마께서는 여러 가지 방편으로 진리를 밝혀 주셨습니 다. 저는 고타마 당신께 귀의하고 진 리와 그것을 수행하는 스님들의 모임 에 귀의합니다. 저는 당신 곁에 출가 하여 완전한 계율쑤을 받겠습니다.”

밭을 가는 바라드바자는 이렇게 해 서 부처님 곁에 출가하여 완전한 계를 받았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

을 멀리하고 흘로 부지런히 정진하여 마침내 더없이 청정한 행의 궁극 -많 은 사람들이 바로 그것을 얻기 위해 집을 떠나 수행하는 것- 을 스스로 깨 달았다. 그리하여 그는 성인의 한 사 람이 되었다.〈경집 포

비구가 지켜야 하는 계율, 이를 구족계 라고도 한다.

무소의 뿔처럼

모든 생물에 대해서 폭력을 쓰지 말 고, 어느 것이나 괴롭히지도 말며, 자 녀를 갖고자 하지도 말라. 하물며 친 구이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가까이 사귄 사람끼리는 사랑과 그 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 로움이 따르게 마련이다. 연정  에서 근심이 생기는 것임을 알고, 무 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친구를 동정한 나머지 마음이 얽매 이면 손해를 본다. 가까이 사귀면 이 런 우려가 있다는 것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자식이나 아내에 대한 애착은 가지 가 무성한 대나무가 서로 엉켜 있는 것과 같다.'죽순이 다른 곳에 달라 붙 지 '않도록,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 라.

숲속에 사는 사슴은 먹이를 찾아 여 기저기 다닌다. 그와 같이 지혜로운

사람은 흘로 있는 자유를 찾아, 무소 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벗들과 함께 있으면, 머물거나 가거 나 또는 나그네 길에 있어서까지 항상 간섭을 받게 된다. 어리석은 벗들이 좋아하지 않는 홀로 있는 자유를 찾 아,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벗들과 어울리면 유희와 환락이 따 른다. 또 자녀들에 대한 애정은 헤아 릴 수 없이 두텁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게 싫다면, 애초부터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해치려는 생 각 갖지 않고 무엇이나 얻은 것으로 만족하고, 온갖 고난을 이겨 두려움 없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총명하고 예의바르고 어진 동반자로 벗을 삼는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 리니, 기쁜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그와 함께 가라. 그러나 그러한 동반 자를 벗으로 사귈 수 없다면, 마치 정 복한 나라를 버리고 가는 왕과 같이,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우리는 참된 벗 얻기를 바란다. 자기 보다 뛰어나거나 동등한 친구와는 가 까이 친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친구를 만나지 못할 때에는 허물을 짓지 말고, 무소의 뿔 처럼 혼자서 가라.

애욕은 그 빛이 곱고 감미로우며 즐 겁게 한다.

또 여러 가지 모양으로 우리들의 마 음을 산산이 흐트러 놓는다. 관능적인 애욕에는 이와 같은 위험어 있다는 것 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이것이 내게는 질병이고 종기이며 재난이고 화살이며 공포다. 관능적인 애욕에는 이러한 두려움이 있다는 것 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거 나 남의 덕을 헐지도 마라. 혼탁과 미 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애착에서 벗 어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의롭지 못한 것을 생각하고 그릇된 일에 사로잡힌 나쁜 벗을 멀리하라. 탐욕에 빠져 있거나 게으른 사람을 가 까이하지 말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

널리 배워 진리를 알고 고결하고 총 명한 이를 벗으로 사귀라. 그리하여 온갖 이로운 일을 배우고 의혹을 떠나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세상의 놀이와 '환락을 즐기거나 구 하지 말고 사치하지 마라. 허식을 버 리고 진실을 말하면서,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홀로 앉아 선정 을 게을리히지 말고, 모든 일에 늘 이치와 법도에 맞 도록 행동하라. 모든 생존에는 걱정 근심이 따르는 것임을 알고,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와 같이, 그 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과 같이, 무소 의 뿔처럼 혼자서 가라.〈경집 〉

여래의 복밭

문수보살이 목수 보살에게 물 었다.

“여래의 복밭은 하나인데 어째서 중 생이 받는 과보는 다릅니까? 중생들 가운데에는 부자도 있고 가난한 자도 있으며, 지혜자:많은 이도-있고,적은 이도 있습니다. 그러나 여래는 평등해 서 가깝고 먼 차별을 두는 일이 없지 않습니까?”

목수보살이 대답했다.

“대지는 하나이어서 차별이 없지만 온갖 싹을 트게 합니다. 부처님의 복 밭도 그와 같습니다. 같은 물이라도 그릇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지듯이 부 처님의 복밭도 그와 같습니다. 같은 물이라도 그릇에 따라 그 모양이 달라 지듯이 부처님의 복밭도 중생에 따라 달라집니다. 변재천 이 사람들 을 기쁘게 하듯이 부처님의 복밭도 중 생들을 기쁘게 합니다. 거울이 여러가 지 그림자를 비추듯이 부처님의 복밭 도 중생들을 길러줍니다. 해가 뜨면 어둠이 사라지듯 부처님의 복밭도 시 방세계를 두루 비춥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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