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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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21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8-03-30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문화 서브카테고리 절기 이야기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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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20 10:09 조회 3,147회본문
곡우는 24절기의 여섯 번째 절기로 청 명과 입하 사이에 있으며, 음력 3월 중순 경으로, 양력 4월 20일 무렵에 해당한다. 곡우의 의미는 “봄비가 내려 백곡을 기름 지게 한다”는 뜻이다. 곡우 무렵이면 못자리를 마련하는 것 부터 해서 본격적으로 농사철이 시작된 다. 그래서 “곡우에 모든 곡물들이 잠을 깬다.”, “곡우에 가물면 땅이 석자가 마른 다.”, “곡우에 비가 오면 농사에 좋지 않 다.”, “곡우가 넘어야 조기가 운다.” 같은 농사와 관련한 다양한 속담이 전한다. 속담처럼 곡우는 농사의 첫 시작으로서 매우 귀하게 여겼다.
한편 이시기에 자연 이 주는 먹거리 또한 풍성해지는 시기로 이와 관련된 여러 가지 세시풍속이 전해 지고 있다. 먼저 나무에 본격적으로 물이 오르는 때여서 고로쇠물이나 자작나무 수액인 “거자수”를 마시러 산에 오르는데 이를 “곡우물 마시기”라고 하였다. 아울 러 이 시기 서해에서 잡히는 조기는 특별 히 맛이 좋아 “곡우살이”라 하였고, 섬진 강에 알을 낳기 위해 황어가 올라 왔는데 「신증동국여지승남」에 보면 물고기 등 에 스님들이 입는 가사 같은 문양이 있는 까닭에 “가사어”라고도 불렸다. 범패를 우 리나라에 처음으로 전한 진감선사가 쌍 계사에 머물면서 우리 실정에 맞는 범패 를 연구하던 중 섬진강 물속에서 헤엄치 고 있는 물고기의 모습을 본 따 우리나라 범패의 음계를 정했다고 전해진다.
곡우가 되면 농사에 가장 중요한 볍씨 를 담근다. 한편 볍씨를 담아두었던 가마 니는 솔가지로 덮어둔다. 이때 초상집에 가거나 부정한 일을 당하거나 부정한 것 을 본 사람은 집 앞에 불을 놓아 그 위를 건너게 하여 악귀를 몰아낸 다음 집 안에 들이고, 집 안에 들어와서도 볍씨를 보지 않게 한다. 만일 부정한 사람이 볍씨를 보 거나 만지게 되면 싹이 잘 트지 않아 그 해 농사를 망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경북 지역에서는 이날 부정한 것을 보 지 않고 대문에 들어가기 전에 불을 놓아 잡귀를 몰아낸 다음에 들어간다.
그리고 이날은 부부가 함께 자는 것을 꺼리는데, 이는 부부가 잠자리를 하면 토신(土神)이 질투하여 쭉정이 농사를 짓게 만든다고 믿기 때문이다. 곡우에 무명을 갈거나 물 을 맞기도 하는데, 이날 물을 맞으면 여름 철에 더위를 모르며 신경통이 낫는다고 한다. 경남 남해에서는 이날 바람이 불고 비 가 오면 그 해 시절이 좋지 않다고 한다. 인천 옹진에서는 이날 비가 오면 샘구멍 이 막힌다고 하는데, 이는 가뭄이 든다는 말이다. 경기도 포천에서는 곡우에 비가 많이 오면 그 해 농사가 좋고, 비가 적게 오면 가물어서 흉년이 든다고 하며, 전북 순창에서도 곡우에 비가 오면 농사에 좋 지 않다고 여긴다. 이런 날씨점을 통해서 도 풍년을 기원하는 소박한 농부의 마음 을 읽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곡우는 차(茶)의 절기이다.
우전은 곡우 5일전 이른 봄에 딴 찻잎으 로 만든 차를 말하는데, 가장 처음 딴 찻잎 으로 만들었다고 해 “첫물차”라고도한 다. 녹차 종류의 하나인 우전은 여린 차순으 로 만들었기 때문에 은은하고 순한 맛이 특징이며, 만들기가 복잡하고 생산량이 적은 매우 고급차이다. 우리나라에서 으 뜸으로 여기는 우전차를 만드는 시기가 곡우 무렵으로 이 시기에 전국적으로 다 양한 차 문화 행사가 열린다. 특히, 곡우날 전남 백양사에서 곡우다례제가 열리는데 이때 불보살님들께 올리는 차는 탐진치 삼독의 불을 끄는 감로수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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