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망경(梵網經)』의 불살생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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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93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4-04-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종합페이지 정보
필자명 한주영 필자법명 - 필자소속 불교환경연대 필자호칭 사무총장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4-04-12 15:22 조회 868회본문
『범망경(梵網經)』의 불살생에 대하여
『법범망』경은 대승보살이 받아 지니는 10가지 중요한 계와 48가지 가벼운 계를 설한 경전으로 보살계라고 하는 계목을 직접적으로 명시하고 있는 경전이다. 이 보살계의 10중 48경계 가운데 첫 번째는 오계에서와 마찬가지로 불살생이다.
중생을 죽이지 말라
불자들아, 너희는 직접 죽이거나, 남을 시켜서 죽이거나, 방편을 써서 죽이거나, 칭찬을 해서 죽이게 하거나, 죽이는 것을 보고 기뻐하거나, 주문을 외어서 죽이는 그 모든 짓을 하지 말지니, 죽이는 인(因)이나 죽이는 연(緣)이나 죽이는 방법이나 죽이는 업을 지어서 생명 있는 온갖 것을 고의로 죽이지 말아야 하느니라. 보살은 항상 자비로운 마음과 효순하는 마음을 일으켜서 그 마음에 머물러 일체중생을 방편을 다해서 구호해야 하니, 제멋대로 하려는 마음과 즐거워하는 생각으로 산 것을 죽인다면 이는 보살의 바라이(波羅夷) 죄가 되느니라.
佛言:佛子!若自殺, 教人殺, 方便讚歎殺, 見作隨喜乃至呪殺. 殺因, 殺緣, 殺法, 殺業, 乃至一切有命者不得故殺. 是菩薩應起常住慈悲心, 孝順心, 方便救護一切衆生, 而自恣心快意殺生者, 是菩薩波羅夷罪.
부처님은 제자들에게 사람은 물론이요, 모든 중생을 죽이지 말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 그리고 『법범망』에서는 직접 죽이는 것뿐만 아니라 간접적인 살생에 대해서도 바라이죄가 된다고 하셨다. 이어서 48경계 가운데 세 번째로 고기를 먹지 말라는 계율이 있다.
고기를 먹지 말라
불자들아, 일부러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하니, 어떠한 중생의 고기도 먹지 말아야 하느니라. 고기를 먹으면 자비의 종자가 끊기므로 중생들이 보고서 버리고 도망가니, 그러므로 일체 보살들은 고기를 먹지 않아야 하느니라. 어떠한 중생의 고기라도 먹는다면 한량없는 죄를 짓는 것이며, 일부러 먹는다면, 가벼운 죄를 범하는 것이니라.
若佛子! 故食肉. 一切肉不得食, 斷大慈悲性種子, 一切衆生見而捨去, 是故一切菩薩不得食一切衆生肉, 食肉得無量罪. 若故食者, 犯輕垢罪.
왜 고기를 먹지 말아야 하는가? 그 까닭은 고기를 먹으면 자비의 종자가 끊어지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왜 그럴까? 만일 닭이나 돼지나 소를 볼 때 그것을 먹을 것으로 보는 사람과 나와 똑같이 살아있는 생명으로 보는 사람의 자비심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작이 된다. 우리는 고기를 먹기 위해 그것도 값싸게 많이 먹기 위해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추고 공장에서 물건을 생산하듯 동물에게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고통을 가하고 있다.
올해 1월 9일 개식용을 금지하는 법이 제정되었다. 개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왜 다른 동물은 먹어도 되고 개만 안되느냐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한다. 왜 같은 동물인데 개고기에만 식용금지법이 만들어졌을까? 그것은 동물복지운동계의 오랜 요구도 있었지만 근자에 반려동물인구가 늘어나면서 개를 가족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이 주요한 동력이었다고 생각된다. 반려동물 천만시대라 한다. 그만큼 개나 고양이를 가족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우리나라의 개식용은 복날에 먹는 보신탕 문화가 있어왔기에 한 때는 전통문화라는 이유로 정당성을 주장해 왔었다. 하지만 불교설화를 비롯하여 구전 설화에 의하면 전생에 부모가 그 집 개로 태어났다는 이야기가 많이 있어서 예부터도 개는 인간과 특별한 관계로 여겨졌던 것을 알 수 있다. 불교환경연대에서는 복날 육개장 대신 채계장을 먹자는 캠페인을 비롯하여 다양한 복날 채식캠페인을 펼쳐오고 있다.
그렇다면 개식용금지가 단지 개고기를 안 먹는 문제로 끝날 일인가? 그건 아니라고 본다. 요즘 반려동물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있듯이 개를 우리와 같은 생명을 가지고 감정을 나누는 존재로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닭이나 소나 돼지도 그와 같은 존재로 바라보고 그들이 좁은 철창에 갖혀서 오직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는 고통 속에서 살다가 죽는 지금의 축산문화를 개선하고 차츰 육류소비를 줄여가는 쪽으로 나아가야 한다.
불자야, 보리살타의 체성의 화광지(華光地)는 능히 일체 세계 중에서 십신통명지(十神通明智)의 품류를 가지고 일체 중생에게 여러 가지 변화를 보여주며, 천안명지(天眼明智)로 3세의 국토 가운데 티끌같이 많은 일체의 색이 어지러이 6도 중생의 몸을 이룸을 알며, 하나하나의 몸에 티끌과 같이 작은 미세한 색이 큰 색을 이루는 것을 분명하게 아느니라.
若佛子! 菩提薩埵體性華光地, 能於一切世界中, 十神通明智品, 以示一切衆生種種變化. 以天眼明智, 知三世國土中微塵等一切色, 分分成六道衆生身, 一一身微塵細色成大色分分知.
『범망경』에서는 보살은 지옥에서부터 천상에 이르는 육도 중생의 몸이 티끌같이 많은 일체의 색이 어지러이 몸을 이룸을 알고 하나하나의 몸에 티끌과 같이 작은 미세한 색이 큰 색을 이루는 것을 분명하게 안다고 하였다. 띠끌같이 작은 미세한 색으로 이루어졌다는 것은 요즘 말로하면 세포로 이루어졌다고도 볼 수 있다. 즉, 작은 단세포 생명체에서부터 인간에 이르기까지 모든 생명체는 하나의 세포를 기본단위로 하여 수많은 세포들이 결합하여 몸을 이루고 있다는 점에서 동일하다. 보살을 이와 같이 일체중생의 몸을 색으로 분명하게 관찰함으로써 나에 대한 집착을 벗어날 수 있고 인간을 포함하여 일체중생에 대해 평등한 마음으로 자비심을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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