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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마음 그대로 살아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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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71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2-06-01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역삼한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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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탁상달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교장 필자정보 시인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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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2-06-08 14:35 조회 1,92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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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마음 그대로 살아가자

 처음 마음 그대로(初發心) 살아가자


 ‘처음 마음 그대로(初發心)’란 불교에서 구도자를 의미합니다.
 모든 살아있는 것들에게는 본래는 불성(佛性)이 있었으니 이를 닦아 성불하겠다는 최초의 뜻을 세우는 마음을 의미합니다. 이 초발심(初發心)을 가슴으로부터 이끌어 내려고 할 때는 세속적인 부귀에는 연연하지 않겠다는 무소유의 정신이 오롯이 살아있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이 가르침은 법도의 진리를 깨달아서 온갖 세속적인 허망을 버리고 중생을 제도하겠다는 발원이기도 하니 불교에서 가장 숭고한 경지라고 할 수 있지요. 만해 한용운 선생의 시 <님의 침묵> 속 날카로운 첫 키스의 추억은 바로 이러한 초발심의 환희와도 서로 상통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초발심이 소중한 것은 비단 불자(佛子)에게만 기인하는 것은 아닙니다. 물론 우리가 초심(初心)을 유지한다는 것도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토록 신선하며 좋게 여겨지던 온갖 제유(諸有)들도 익숙해지면 이내 시들해지거나 타성에 젖어버리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기 때문입니다. 사람의 마음이 이러할지니 초심이란 것이 이래서 꺾이기 쉽습니다. 우리가 이러한 초심을 이루기 위해서는 구도(求道)를 향한 피나는 자기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물론 이를 위해서는 세월의 유혹 즉 시간의 유혹까지도 뿌리칠 수 있어야 하겠습니다.

 초발심이란 처음 가지는 마음입니다. 우리 인간에게 초심을 저해하는 마음은 건방지고 거만함의 상징인 오만입니다. 오만은 결국 자기 파멸로 떨어지고 말게 합니다. 초심이란 행동으로 실증되어야 합니다. 어떤 조직이나 집단에도 초심은 존재하게 되어 있습니다. 인간 사회에서 어떤 조직이나 집단도 초심을 잃으면 사심이 횡행하게 됩니다. 사심이란 것은 결국 내 몫 챙기기로 변질될 수밖에 없는 것이기에 결국 남는 것은 쓰라린 좌절밖에 없습니다.

 마음이란 것은 행동으로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것은 투명한 항아리와 같은 것이 아니어서 그 속의 내용을 정확히 볼 수가 없습니다. 초심은 ‘지나친 자신감(over-confident)’, ‘지나친 욕심(over-ambitious)’, 그리고 ‘지나친 의욕(over-committe)’ 때문에 때로는 일을 그르치거나 실패하기도 합니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즉 지나침은 미치지 못한 것과 못한 이치처럼 말입니다. 우리 중생 모두가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되 항시 초심을 간직하여 이러한 세 가지 지나침(over)을 버려야 성공의 길로 나아갈 수 있습니다.

 우리는 흔히 하고자 하는 일이 잘 안 풀리거나 되지 않을 때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말을 많이 합니다. 물론 초심으로 돌아가는 것이 어떤 상황에서나 최상의 해법이 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이 말은 상황이 어렵게 돌아갈수록 일을 시작할 때의 결의와 각오를 한 번쯤 되돌아보고 자기 성찰의 기회를 삼으라는 선인들의 오랜 가르침이자 ‘경험칙(經驗則)’입니다.

 새해를 맞이할 때는 누구나 작은 소망들을 말합니다. 크게는 국가와 사회, 작게는 개인과 가족의 건강과 부의 성취 등 열거하면 한이 없을 정도로 많을 것입니다. 이러한 소망 이면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살아가면서 우리는 잃고 사는 것이 더 많습니다. 삶에 눈을 뜰 시기에 간직했던 처음의 순수함, 시작 당시의 땀 내음의 열정, 또는 한결같은 사랑, 그리고 잊지 못할 추억 등이 있을 것입니다. 잃고 사는 억울함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라도 가끔은 다시 한번 더 초심을 점검해 보고 처음 그때 간직했던 마음의 그 순수함, 그 열정, 그 사랑, 그 잊지 못할 추억 등을 회상해 보고 더 나은 자신들의 삶을 영위하기 위해서라도 더욱 더 실천에 옮기도록 노력해야겠습니다.

 세상은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습니다. 이 넓은 세상을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느끼며, 더 많이 깨닫고 더 많이 아끼기 위해서,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배려하기 위해서라도 사랑하고 존경하는 우리 불교 교도 불제자님들께서는 가르침에 바다에 유영(遊泳)하는 것을 게을리 하지 않아야 하겠습니다. 비록 바쁘게 살아가는 세상이지만 우리는 초심을 항상 머릿속에 넣어두고 가슴속에 간직하고 살아가야 하겠습니다.        시인, 전 동해중 교장 탁상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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