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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오신날연등은왜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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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38호 발행인 지성[이기식] 발간일 2011-05-04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신행/설화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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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심일화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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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07 14:35 조회 1,47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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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불교설화 (55회)

부처님오신날연등은왜달까


◇연등[燃燈] 

연등은 부처님께 공양하는 방법의 하나로 번뇌와 무지로 가득 찬 어두운 (無明) 세계를 부처님의 지혜로 밝게 비추는 것을 상징한다. 불교에서 부처 님 오신날을 맞아 등불을 켜는 것은 어둠과 번뇌를 물리치고 영원한 진리 의 광명을 밝힌다는 뜻이다. 무명으로 가득 찬 어두운 마음이 부처님의 지혜 처럼 밝아지고 따뜻한 마음이 불빛처 럼 퍼져나가 온 세상이 부처님의 자비 와 지혜로 충만토록 하자는 것이다. 


◇연등의 의미 

연등의 기원은 어디서부터일까. 흥 미로운 설화로 불교 대중화에 기여한 <현우경(賢愚經)>의‘빈녀난타품(貧女 難陀品)’을 보면 ‘난타’라는 여인이 등장한다. 가난하여 걸식하며 살던 그녀는 부 처님에게 공양을 바쳐야겠다는 생각에 구걸을 해 기름을 사서 올렸다. 밤이 지나며 다른 등불은 꺼졌지만 난타가 공양한 등불만이 홀로 불을 밝혔다. 날이 밝자 부처의 제자인 목련존 자가 불을 끄려 했지만 꺼지지 않았다. 이때 부처가 나타나 “어떤 물과 바람으로도 끌 수 없다”며“그것은 모 든 중생을 건지려고 큰 마 음을 낸 사람이 보시 한 물건이기 때문”이라 고 말했다. 등에 관한 이야기는 여러 경전에 나 타난다. <화엄경>에는“믿음을 심지 삼 고, 자비를 기름 삼으면 공덕이 빛을 발해 삼독을 없앤다.”고 하여 등을 다 는 의미를 설명했고, <열반경>에는 열 반에 드는 부처에게 누구를 의지해야 하느냐는 물음에“진리를 등불 삼고 자기 자신을 등불 삼으라”는 답변을 했다. 범어로 디파(di-pa)로 불리는 연등은 지혜를 뜻한다. 지혜의 광명으로 중생 의 무명을 밝혀준다는 의미가 내포되 어 있다. 즉 어둠을 훤히 밝히듯 사람 이 가진 무명(無明)을 깨치는 작업인 것이다. 


◇언제부터 연등을 달았을까 

연등행사는 신라시대 국가발전을 기 원했던 연등회 행사로부터 유래되었다 고 추정하고 있다. 고려시대로 들어와 선 국가적인 차원의 성대한 불교의식 으로 자리잡게 되었고, 현재 사월 초 파일에 연등하는 풍습은 고려시대 최 충헌(崔忠獻)의 아들인 최이(崔怡)가 초파일이 석가의 탄신일이기 때문에 연등행사를 이날로 정했다고 <고려사 高麗史>에 기록되어 있다. 조선시대에는 초파일 연등을 공식적 으로 인정하진 않았지만 그날만은 통 행금지가 해제되었을 정도로 사월연등 이 민간에 깊이 뿌리박힌 행사였음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연등축제와 대량생산의 시대 

올해도 각 지역별로 연등축제 행사 가 치러진다. 전국적으로 ‘부처님의 자비로 세상에 평안을’이란 주제로 치 러진 지역별 축제의 형식은 큰 차이가 없다. 식전 축하공연 후 봉축법요식이 이어지고 제등행렬로 몰비춤(스포트라 이트의 우리말)을 맞는다. 불교연합회 관계자는“예전에는 각 가정에서 연등 을 만들어 걸거나 절에 와서 만들어 보시하기도 했으나 20년 전 쯤부터는 각 절에서 일괄적으로 만들고 공양형 태로 돈을 받는 형태로 변했다”고 바 빠진 현대사회에 맞춰 바뀐 연등 문화 를 설명했다. 이런 불교의 연등이 근 래에 들어 중생의 무명을 깨치게 해달 라는 공양물에서 축제에 사용되는 장 식물의 의미로 퇴색된 점도 불교계의 고민이다. 그 내용도, 각 사찰 연등에 달린 꼬리표를 살펴보면 인류나 국가 의 안녕보다는 개인적인 바람이나 가 족의 건강을 바라는 내용이 가득하다. 연등달기가 돈에 의해 크기와 위치가 결정되는 일이 많아지는 것도 풀어야 할 과제다. 현재는 연등을 직접 손으로 만드는 풍경을 보기가 쉽지 않다. 사월 초파 일이 다가오면 신도들이 북적이던 시 절도 있었다. 청년회를 중심으로 하나 하나 새롭게 배우면서 연꽃을 만들고 창호지에 풀칠을 했다. 하지만 지금은 스님과 신도들이 둘 러앉아 등을 만들기도 하고 숙련된 몇 몇 신도들이 연등 만들기‘보시’를 하 기도 하지만 암자 등 신도가 많지 않 은 사찰의 경우, 공장에 의뢰해 찍어 만든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지금은 초파일이 가까워지면 불교용품 점이 더욱 붐빈다. 등의 연료도 예전에는 동·식물의 액체나 고체 기름을 사용하다 지금은 전기로 불을 밝힌다. 연등이 절뿐 아 니라 길가에까지 밀려들어오면서 등불 관리가 어려워지자 등불이 꺼지는 것 과 화재를 예방하기 위한 자구책으로 전기가 사용되고 있다. 아무리 대량생산의 힘을 빌리지만 성탄일에 접하는 플라스틱 크리스마스 트리처럼 플라스틱 연등을 제작해 다 는 점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도 점점 흘러나오고 있다. 난타여인이 빈궁해서 공양으로 올렸다는 작은 등불, 약한 바람 에도 꺼질 듯한 미약함에도 끊임없이 베풀 수 있는 등불 의 숭고한 의미를 되새기는 것이 석탄일을 맞는 진정 한 의미가 아닐까. 다가오 는 사월 초파일엔 절에 걸 려있는 연등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보자. 


◇등의 종류 

등은 쓰임새나 모양에 따라 다양하게 나누어진다. 현재 많이 사용하는 등은 연 잎모양을 하나하나 붙여서 만든 연화 등이다. 이외에도 팔각등·주름등·종 등·장등이 있다. 또 무병장수를 위한 거북·학등, 입 신양명을 위한 잉어등, 다산을 기원하 는 석류등, 밤낮 눈을 감지 않는 물고 기처럼 수행에 정진하라며 나온 목어 등처럼 여러 동물들의 형태를 띤 등도 선보이고 있다. 특히 흰색 주름등은 고인의 극락왕 생을 빌 때 주로 쓰인다. 이외에도 특 이하게 1980년대 자판기 등장과 함께 종이컵이 나오면서 종이컵등도 나왔 다. 장난으로 만들어진 것이 계기였지 만 연잎도 조그맣게 만들어도 되고 깜 찍한 외양이 인기를 끌면서 한동안 인 기를 끌었다. 등은 그 당시의 세계관 과 종교관을 담고 있다는 표현이 잘 들어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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