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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해탈을 그리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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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41호 발행인 지성[이기식] 발간일 2011-08-03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우리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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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경인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성화사 김경인 통신원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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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07 11:18 조회 2,1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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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해탈을 그리며

그칠 줄 모르고 쏟아 붓던 장마도 끝이 났다. 오랜만에 보는 파란 하늘 에 햇볕은 쨍쨍, 나들이하기엔 더 없 이 좋은 날씨다. 방생 잘 다녀오라고 날씨도 돕는다며 보살님들도 환한 얼 굴이다. 해탈절을 맞이해서 섬진강으 로 방생법회를 떠났다. 간식도 나눠 먹고 일상에서 벗어났 다는 생각에 다들 들떠서 수다도 떨고 바깥구경도 하니 어느덧 가슴이 확 트 이는 섬진강에 도착했다. 올 해에는 미꾸라지를 방생한다. 조 그만 좁은 공간에서 서로 뒤엉켜있는 미꾸라지들을 봤다. 

이 조그만 비닐 안에 갇혀서 이 녀석들도 자기들만의 세상을 이루며 그들만의 위계질서 속 에서 기뻐하고 걱정하며 오만가지 감 정을 느낄까싶은 의문이 들었다. 하나 가 꿈틀거리면 곁에 있는 것도 꿈틀거 리고 결국 비닐 전체가 꿈틀거렸다. 마치 분출 직전의 마그마처럼 팽팽하 게 세상과 대치하고 있는 것 같았다. 

서로에게 얽혀있는 모습을 보니 소리 에도 놀라지 말고, 그물에 걸리지도 말고, 진흙탕에 묻지 않게, 무소의 뿔 처럼 얼른 혼자가 되게 방생하고 싶었 다. 

꼼지락 거리던 미꾸라지를 강물에 푸는 순간 쏜살같이 헤엄 쳐 나아갔 다. 그동안 좁은 곳에서 얼마나 숨통 이 막혔을까? 강물에 몸을 맡기고 유 유히 꼬리 흔들며 제 2의 삶을 찾아가 는 모습을 보니 속이 후련하면서 몸이 가벼워진다. 자유의 몸이 된 미꾸라지 들을 보고 있자니 눈물이 났다. 

7월 15일 우란분절. 목련존자가 아 귀지옥에서 고통받는 어머니를 구제하 기 위해서 부처님과 대덕승들게 백미 와 다섯 가지 과일을 정성들여 공양하 고 간절하게 서원 하셨단다. 상, 하반 기 불공을 시작하면서 정사님께서 항 상 말씀하시기를 진실 되게, 진심으로 식(識)과의 대화를 통해서 참회하고 해탈할 수 있도록 하라고 하셨다. 

얼마 전 6.25때 나라위해 목숨 바친 호국영령을 기리는 불공을 했다. 막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20세의 많은 피 끓는 청년들이 나라를 위해서 희생되 었다. 지금 생존해 있다면 약 80세가 되었겠지만, 피어 보지도 못하고 전장 에서 맞은 죽음이 얼마나 억울하고 원 통했을까? 부디 다음 생에는 멋진 삶 을 누릴 수 있도록 좋은 곳으로 가시 라고 불공하였다. 

순간 눈앞에 20대의 청년이 너무 좋아하면서 환한 모습으 로 보일 때 더욱 진지하게 불공하게 되었다. 이처럼 식(識)의 마음을 알아 줄 때 내가 그 마음이 되었을 때 정견 (正見)으로서 그 아픔을 보듬어 주고 위로해 줄때 망(亡)자의 한이 줄어드 는 게 아닐까? 방생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은 상, 하반기 불공기간의 노고와 회향하였다 는 마음에서 다들 즐거운 시간이 되었 다. 그 와중에 어느 보살님이 깜빡 잠 이 들었는데 꿈속에서 하얀 한복을 입 은 할머니가“얘야! 내 평생 문밖 세 상을 모르고 살았는데 오늘 너 덕분에 산천초목 구경 잘하고 맛있는 음식 잘 먹고 좋은 구경 많이 해서 고맙다”라 고 말을 하고는 가셨단다. 우리가 먹 은 점심이 바로 공양이 되었고 차 안 에서 까지도 좋은 구경거리가 되었나 보다. 

방생법회는 단순히 물고기 몇 마리 살려주는 것만이 아니다. 진실 되게, 진지하게 그렇게 함으로써 7세(世) 선 망부모와 순국선열과 호국 영령들의 혼까지도 해탈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 다. 모든 보살님께서도 올해 방생회향 잘 하고 성불하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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