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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일등(貧者一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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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49호 발행인 지성[이기식] 발간일 2012-04-03 신문면수 9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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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이희정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자유기고가 이희정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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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06 11:04 조회 1,70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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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자일등(貧者一燈)

해마다 이맘때면 전국의 사원에서는 부처님 오신 날 준비에 들어간다. 불자들은 연잎 하나마다 작은 서원을 담아 정성을 다해 등을 만든다. 이 작은 등불 이 우주 법계를 환희 밝혀 미혹한 중생을 구하는 등 불이 되기를 바라며 부처님 전에 등 공양을 올린다. 

‘현우경(賢愚經)’에는 부처님 당시 등 공양에 관한 일화가 전해온다.  석가모니 부처님께서 사위국(舍 衛國)의 어느 정사(精舍)에 머물고 있을 때이다. 

그곳 국왕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각각 자신의 신분에 맞는 공양을 하였다. 그 모습을 본 가난한 여 인 난타(難陀)는 "모처럼 석가모니 부처님을 뵙게 되었는데도 아무런 공양도 할 수 없다니 정말 슬픈 일이다"라고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였다. 난타는 온종일 구걸하여 얻은 돈 한 푼을 가지고 기름집으로 갔다. 

한 푼으로는 아주 적은 양의 기름 밖에는 살수 없었다. 하지만 그 여인의 말을 들은 기 름집 주인은 갸륵하게 생각하여 한 푼의 몇 배나 되 는 기름을 주었다. 난타는 그 기름으로 등을 하나 만 들어 석가모니 부처님께 공양을 올렸다. 그런데 그 수많은 등불 속에서 이상하게도 난타가 바친 등불만이 새벽까지 남아서 밝게 타고 있었다. 

손으로 바람을 보내거나 옷자락으로 흔들어도 불은 꺼지지 않았다. 이 사연을 아신 석가모니 부처님은 크게 감탄하고 세상 어느 누구의 값진 보물보다도 가난한 한 여인 의 작은 정성이 법계를 환하게 밝혔다 하여 ‘빈자일 등(貧者一燈)’이란 말이 나왔다.

가난한 여인 난타의 이야기는 많은 의미를 우리들 에게 전해준다. 

부처님을 공양하는 것은 물질의 크 고 작음이 아니라, 간절한 마음으로 공양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무주상 보시가 원칙이다. 자식을 위해, 돌아 가신 영가를 위해 보시를 해도 좋지만, 우주 법계의 모든 것은 불성을 가진 모두의 것이다. 어느 누구를 꼭 지목하지 않아도 다 같이 나누어 가지는 것이다. 

무주상 보시의 원칙은 자신이 가지 는 조그마한 물질적인 권리를 나누어 가짐으로 물질 로 인해 벌어지는 탐욕과 원망을 없애는 방법이다. 

요즈음 방송이나 신문을 통해 어느 어느 연예인의 별명이 ‘기부천사’라는 이야기를 심심찮게 듣는다. 물론 많은 사람들이 칭송하고, 화려한 물질문화에 많은 영향을 받는 직업적인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대 단한 결심이 아니고서는 그리하기 힘들 것이다. 또 한 일반인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대단하다. 

하지만 한편으로 아쉬움을 금할 수 없다. 알리지 않고 기부 했더라면 그 공덕은 수백 배는 더 되었을 것이다. 

하지만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고, 무주상 보시를 행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그들은 부처님의 가 르침에 따라 묵묵히 자신의 물질을 나눈다. 바로 그 들이 부처님께서 가장 아끼는 가난한 여인 난타와 같은 이들이다. 자신의 형편에 맞추어 공양한 작은 기름 등불 하나가 온 세상을 밝히듯이 수많은 무주 상 보시가 법계의 등불이 되어 부처님의 법을 이어 나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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