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숭장엄보왕경』의관음신앙고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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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50호 발행인 지성[이기식] 발간일 2012-05-03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학술 / 불교서적 에세이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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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06 10:11 조회 2,341회본문
Ⅰ. 서론
불교의 구경의 목표는 깨달음을 얻어 모든 괴로움 으로부터 벗어나는 것이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고로부터의 해탈이라고 한다. 우리가 불교를 믿는 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생·노·병·사 등의 인생의 현실적인 괴로움으로 부터 벗어나려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가 불교를 믿고 수행한다는 것은 우리가 일상적으로 겪고 있는 삶의 고뇌로부터 벗어나는 길을 부처님의 가르침을 통해서 찾고자 노력하는 것이다. 부처님 가르침의 핵심은 지혜와 자비이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수행하여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를 갖춰서 고뇌로부터 해탈하여 안락하고 평화로운 행복한 삶을 영위할 수 있는 것이다. 불교의 수행에는 난행문과 이행문의 두 가지 길이 있다. 난행문이 자력적 성격으로 스스로의 노력에 의하여 자기의 본성을 깨달아 해탈하는 것이라면 이행문은 타력적 성격으로 불·보살님의 중생구제의 구제력에 의지하여 괴로움에서 벗어나 해탈하는 길이다. 중생들을 고난과 액난에서 건지겠다는 불·보살님의 중생구제의 본원력을 믿고 이에 의지하는 타력적 성격의 신앙으로는 정토신앙, 관음신앙, 지장신앙, 미륵신앙 등이 있다. 그중에서 가장 널리 신앙되고 있는 대표적인 신앙으로는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일체 중생을 고통에서 해탈케 하려는 서원을 세운 관음보살의 본원력과 위신력을 믿고 의지하는 관음신앙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대승경전에서 관음신앙의 경전이라고 하는 『법화경』 「관세음보살보문품」에서 관음보살은 위신력을 갖추고 대자대비의 마음으로 중생들을 고난과 액난에서 벗어나게 하여주고 소원을 성취시켜 주어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하여 주신다고 설하고 있다. 또한 『반야심경』에서 보이는 것처럼 관자재보살은 반야바라밀을 수행하여 오온이 모두 공함을 비추어보고 일체의 괴로움에서 벗어난다고 설하고 있다. 이처럼 관음보살은 지혜와 자비로 중생을 구제하는 보살로 널리 신앙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밀교 경전인『대승장엄보왕경』은 관자재보살의 육도중생 구제의 대비원력과 위신력을 설하고, 세존께서 육자대명다라니를 얻은 인연과 육자대명다라니의 의미와 지송공덕에 대하여 밝힌 경전으로 관음보살과 육자대명다라니가 결합하여 변화된 밀교의 관음신앙을 나타내 보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대승장엄보왕경』을 통하여 관음신앙의 밀교적 성격에 대하여 조명해 보고자 한다.
Ⅱ. 본론
인도에서 관음신앙이 일어나게 된 것은 대승불교 운동의 초기인 기원후 1-2세기 경으로 추정되며, 초기 관음신앙의 성립에 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경전으로는 『법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이다.
이러한 관음신앙은 기원 후 1세기 경 조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도 간다라(Gandhāra) 지 방 에 서 발 견 된 관 음 보 살 상 과 함 께 『법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의 내용을 중심으로 기원후 1세기 경 부터 전개되었으리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관음신앙의 또 다른 기원은 힌두교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관자재보살의 원어는 아발로끼 떼슈와라(Avalokiteśvara)이다. 어원은 아발로끼따(Avalokita)와 이슈와라 (Īśvara)라는 두 단어의 합성어로서 ‘세간을 관하여보는 신’ 또는 ‘현상세계의 최상의 주재자’ 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여기에서 이슈와라(Īśvara)는 ‘자재신’ 즉 힌두교의 절대신을 가리키는 용어이다.
따라서 힌두교의 인격신 이슈와라(Īśvara)의 절대자의 개념을 관자재보살의 명칭에 수용하여 관음신앙을 전개 시킨 것이라 볼 수 있다. 또 다른 기원은 석가세존이 성불은 하였지만 중생제도를 위해서 자비의 덕을 갖춘 보살신으로 나타나서 다양한 응화신으로 중생을 제도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다양한 응화신의 근본은 석가세존이 본존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러한 응신설은 밀교에 이르러 극대화 되어 모든 불보살의 근본은 대일여래라 하여 관음도 바로 대일여래의 응현이라고 보고 있다. 관세음보살이 신통력과 지혜와 자비의 방편력을 지닐 수 있는 것은 법신불이기에 가능한 것이다. 대승 보살사상의 핵심은 이타에 있으며 관음은 자비의 대표 보살이다. 따라서 대승불교의 핵심 신앙으로 관음신앙이 있는 것이다.
관음신앙은 주로 현세적 고통을 구제해 준다는 점에서 많은 사람들에게 신앙되어오고 있다. 관음보살의 이름을 지극한 마음으로 부르는 일심칭명의 공덕으로 고난과 액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관세음보살은 신통력과 지혜와 자비를 갖추고 중생의 고통을 소멸하고 소원을 성취하여 줄 뿐만 아니라, 중생들을 구제하기 위하여 시방삼세에 보문시현의 신통력으로 여러 가지 몸으로 응현하여 설법하고 중생을 구제한다고 하였다. 관세음보살이 이렇게 다양한 응신으로 출현하여 중생을 구제하는 모습은『법화경』「관세음보살보문품」에서는 33응신으로 보문시현하며, 『수능엄경』에서는 32응신으로 나타나며, 『대승장엄보왕경』에서는 20신으로 응신하는 모습을 설하고 있다. 『대승장엄보왕경』의 성립시기는 인도 카스미르의 길기트(Gilgit) 근방에 있는 탑형의 구조물 속에서 1931년 7월 슈타인(Sir Aure Stein)에 의하여 발견된 산스크리트 불교문헌에서 성립시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 길기트 산스크리트 문헌은 서지학적 입장에서 7세기 이전에 이루어진 것으로 보고 있으며 『대승장엄보왕경』도 이 문헌 속에 포함되어 있다.
따라서 이 경전의 성립시기를 6세기 이전에 성립하기 시작하여 10세기경에 완성한 것으로 결정짓기도 한다. 『대승장엄보왕경』은 범본원본과 티벳트역과 한역이 현존하고 있다. 『대승장엄보왕경』은 게송본과 산문본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이 경전의 산문본은 야란타라국의 밀림사 출신 삼장사문 천식재가 한역하였다. 천식재는 980년에 중국에 와서 1000년에 입적하였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에 『대승장엄보왕경』을 번역한 것으로 보아 10C 말에 번역되었음을 볼 수 있다. 그리고 티벳트역은 8세기 초 인도학자 지나미트라(jinamitra)와 다나시라(Dānaśīla) 그리고 티베트 번역가 예셰데(Ye ses sde) 등이 함께 번역하였다. 육자대명다라니의 유래를 밝히는 또 다른 문헌으로 『마니카붐』이 있다. 이 경문은 티베트의 『관음경』이라 하며, 티베트의 제5대 송첸감포왕(Sron btsain sgam po)의 유훈을 모아서 기록한 티베트불교의 보전이다.
이상의 유래에서 살펴보듯이 육자대명다라니의 성립 시기는 7세기 초의 『마니카붐』의 성립을 토대로 하여 차츰 10세기 말에 『대승장엄보왕경』이 번역되면서 구체적인 모습을 드러냈다고 가정할 수 있다. 『대승장엄보왕경』은 육자대명다라니를 설하고 있는 경전이다. 세존께서 사위국의 기수급고독원에 계실 때 제개장보살의 청에 의해서 설하신 내용이다. 부처님이 제개장보살의 육자대명다라니를 얻을 인연을 묻는 질문에 의해서 부처님 자신이 과거세에 육자대명다라니를 구하기 위하여 찾아다니던 인연과 그 공덕을 설하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고 있는데, 총 4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4권 중에서 1권에서 3권 중간까지는 관자재보살의 위신력및 공덕과 『대승장엄보왕경』을 설하는 공덕 등이 설해져 있다.
육자대명다라니에 관한 내용은 주로 3권 말에서 4권에 걸쳐서 설하여져 있다. 『대승장엄보왕경』에서 설하고 있는 관자재보살의 여러 성격을 살펴보면 먼저 관자재보살은 중생을 두려움에서 벗어나게 해주는 대위신력을 지닌 시무외자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또한 관자재보살은 이름이 보살일 뿐 이미 과거겁전에 성불한 부처이며, 법계에 상주하는 법신불로서 중생을 구제하기위한 대비방편으로 보살의 몸을 나툰 것임을 『대승장엄보왕경』에서 설해진 오백상주의 본생담을 통해서 살펴 볼 수 있다. 또한 관자재보살은 여러 가지로 변화하여 나타나 일체 중생들을 극락세계에 왕생하게 하여, 무량수여래를 보고 법을 듣게 하여 모두 보리도를 이루도록 한다고 설하고 있다.
다음으로 관자재보살의 중요한 성격은 육자대명다라니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이 『대승장엄보왕경』의 가장 중요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법화경』 「관세음보살 보문품」에서는 관음보살의 위 신 력 을 빌 어 고 통 에 서 해탈하려면 관음보살의 명호를 일심칭명하라고 설하고 있다. 그러나 『대승장엄보왕경』 에서는 관음보살의 명호를 일심칭명하는 대신에 관세음보살의 미묘본심진 언인 ‘옴 마니 반메 훔’의 육자대명다라니의 지송을 강조하고 있다.
『대승장엄보왕경』은 육자대명다라니의 지송이 관음보살을 칭명하는 공덕과 다름이 없음을 설하며, 관자재보살과 육자대명다라니가 하나임을 밝히고 있다. 육자대명다라니의 지송으로 관음보살의 위신력에 힘입어 현실적인 고난과 액난에서 해탈하여 복덕을 성취하는 현세적 구원의 성취뿐만 아니라, 다라니가 지니는 공덕의 힘으로 삼마지(Samadhi)를 이루어서 반야지혜를 증득하여 무상정등정각을 성취하여 즉신성불하는 출세간적 공덕까지도 성취하게 된다고 설하고 있는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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