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소식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믿음이 기적을 만들어내다 <그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페이지 정보

호수 160호 발행인 발간일 2013-03-05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불서 서브카테고리 불교서적 에세이

페이지 정보

필자명 김은주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자유기고가 김은주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01 11:13 조회 2,234회

본문

믿음이 기적을 만들어내다 <그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

42a2299294b0a490cea24a7c18171b78_1527819171_7348.jpg

〈그곳에선 나 혼자만 이상한 사람이었다〉(정 신세계사)는, 미국인 여의사 말로 모간이 호주 원주민 ‘참사람 부족’과 함께 사막을 4개월간 여 행하면서 보고 듣고 깨닫고 배운 걸 기록한 책이 다. 명상서적 전문 번역가 류시화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호주 내륙 사막을 무대로 생활하는 참사람 부 족은 텔레파시로 의사를 전달하고, 뱀이나 파리 의 알도먹을 수 있고, 부러진 다리도 하루 만에 고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었다. 문명사회에 속한 우리의 상식으로서는 믿을 수가 없는 얘기 들이었다. 또한 이들은 마땅한 집도 소유하지 않 고, 그날 먹을 음식은 그날 구해서 먹고, 또 구하 지 못하면 굶으면서도 행복해하는 사람이었다. 한 마디로 소유와 집착을 떠난 사람이었다.

문명인이 과학을 발달시켜 오는 동안 참사람 부족은 직관을 키우면서 살아 왔다. 특히 병을 치료하는 장면은 인상적이었다. ‘돌수집가’라는 이름을 가진 원주민이 바위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졌었는데 이 남자는 하루 만에 완전히 나아 서 걸어 다닐 수가 있게 됐다. 예수님이 일으킨 기적에 버금가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들의 치료 과정은 의외로 간단했다.

먼저 주술사가 상처는 건드리지 않고 손을 아래위로 움직 였다. 이 동작은 뼈가 원래의 건강했 던 상태를 기억하고 돌아가라는 ‘메시지를 보내 는 것이라고 했다. 그리고 노래를 부르고 기도를 하고 주술적인 행위를 하였다. 물론 다친 사람도 주술사나 치료사와 함께 자신의 뼈는 원래대로 돌아간다는 믿음을 갖고 그 메시지를 계속 뼈에 게 보냈다.

이렇게 해서 나았다면, 우리의 관점에서는 확 실히 기적이고, 믿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지능의 1할 밖에 쓰지 못하 고 있는 우리가 믿지 못한다하여 사실이 아니라 고 말할 수는 없다. 왜냐면 자신을 자연의 일부 로 생각하였던, 단순하고 순수했던 고대인들은 비가 오지 않을 때는 하늘을 향해 간절하게 비를 뿌려 달라고 기도하면 비가 내렸었다. 그들에게 는 ‘설마 비가 내릴까, 이렇게 기도해도 안 내릴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의심이 하나도 없었다. 기도를 하면 비가 내린다는 믿음이 확고했기에 이런 종류의 기적이 일어날 수가 있는 것이다.

중요한 건 ‘믿음’이었다. 삶에서 ‘믿음’이 얼마 나 중요한가를 이 책은 일러주고 있었다. 믿음 가운데서도 가장 중요한 믿음은, 세상은 나에게 우호적이라는 믿음이라고 이 책은 강조했다. 이 들 원주민은 모든 존재는 나에게 이로운 존재고, 내가 맞닥뜨린 세상은 나에게 우호적이라는 믿 음을 갖고 있었다. 이런 믿음은 우리가 끔찍하게 생각하는 파리에게도 해당됐다.

당신은 덤불 파리가 해롭고 나쁜 존재라고 믿 고 있습니다. 그 결과 당신한테는 그것들이 해롭 고 나쁜 존재들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단지 당신 의 이해와 지혜가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파리는 실제로는 꼭 필요하고 이로운 생물입니다. 파리 는 우리의 귓속으로 기어들어가 우리가 밤에 잠 자는 동안 귓속에 들어간 모래와 귀지를 없애 줍 니다. 우리 청각이 완벽한 걸 아시지요? 그래서 그렇습니다. (99페이지)

사막에서는 덤불 파리가 수만 마리씩 몰려다 니는데, 이들 파리가 몰려와서는 순식간에 사람 의 몸을 틈 하나 남기지 않고 덮어버렸다. 정상 적인 사람이라면 눈을 간지럽게 하고 콧속으로 기어들어가고, 귓속에서 돌아다니는 파리 때문 에 거의 미칠 지경이 돼버린다. 허나 파리는 결 코 해로운 존재가 아니라 자신에게 지금 이로운 일을 하고 있다고 마음을 그렇게 먹고 파리에게 몸을 맡겨버리면 그 순간이 그런 고통의 순간이 아니라 미용사가 머리를 손질할 때의 그런 느낌 일 뿐이라고 저자는 말했다. 중요한 건 대상에 - 대한믿음이었다.

우리 문명인이 이성을 발전시켜오는 동안 이 들 참사람 부족은 직관을 계속 키워왔다. 그래서 참사람 부족의 생활방식이 생소하고 낯설기도 했다. 문명사 몇 천 년을 고스란히 땅에 묻어버 리고 그 옛날로 돌아간 것 같은 인상을 주었다. 물질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정신면에서도 현대인 보다는 고대인의 의식에 더 가까운 것 같은 참사 람 부족.

중요한 건 이들이 행복하다는 것이다. 고도로 발달한 문명과 이성을 발달시켜온 우리보다 아 무 것도 가진 것 없는 이들이 훨씬 행복해 보이 는 것은, 물질이 우리에게 줄 수 있는 게 그리 큰 것은 아니라는 뜻이라고, 물질 때문에 더 중요한 것을 잃고 살아가는 지도 모른다는 뜻으로 이해 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