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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 해법 못찾는 제주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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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90호 발행인 우승 발간일 2007-05-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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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07 08:33 조회 2,684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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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 해법 못찾는 제주불교
"화합으로 상생의 길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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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사 일주문에는 흰 광목천이 둘러졌다.

불기 2551년 부처님오신날을 채 한 달도 남겨두지 않은 때에 제주도 불교가 큰 혼란에 휩싸여 있다. 지난 4월 25일 오후 제주를 관장하는 사찰인 관음사에는 평소에는 볼 수 없었던 실랑이가 벌어졌다. 일군의 스님들이 관음 사로 들어서려하자 신도들이 이를 제지하고 나선 것. 조계종 총무원장 지관스님으로부터 주지 직무대행으로 임명된 시몽스님과 총무원 직원들이 주지직 인수인계를 위해 관음사를 찾았으나, 신도들은 “4월 20일 관음사 산중 총회에서 선출된 진명스님이 아닌 주지직무대행은 인정할 수 없다”며 입구를 봉쇄했다.

관음사 일주문에 흰 광목천이 둘러지고 돌담에는 날카로운 철조망이 둘러쳐졌다. 관음사 정문 외에도 산길을 통해 진입할 수 있는 길목은 신도들로 보이는 이들이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입구에는 천막을 세워 신도들이 ‘강제 인수인계 시도중단’ 등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고 있으며 곳곳에 현수막이 나붙어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 관음사는 물론 관음사 종무소가 위치한 제주시 도남동 보현사 역시 철문이 굳게 닫혔다.

관음사 입구에는 “관음사 주지직에 대해서는 소송이 제기되어 재판이 진행중이니, 판결이 날때까지 혼란을 막기 위해 출입을 제한한다”는 ‘고시’가 내걸렸다. 종단 내부의 문제를 사회법에 제소하는 상황에 까지 이른 것이다.

총무원 물리력을 동원한 강제 인수인계는 자제한다는 입장이다. 인수인계를 위해 관음사를 방문했던 총무원 관계자는 “시몽 스님의 직무대행 임기는 시작됐으며 종법이 정한대로 인수인계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원칙을 밝혔다

아직까지 양측이 물리적으로 충돌하는 구태를 보이지는 않았지만 부처님오신날을 불과 한달 앞두고 벌어진 일이어서 안타까움이 크다는 것이 제주 시민들의 시각으로 보인다.

제주시내에서 만난 택시기사 강모씨는 “관음사의 문제는 얼핏들어 알고 있지만, 대부분 시민들의 바람은 무사히 부처님오신 날을 넘길 수 있도록 화합해 해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갈등과 혼란을 해소할 조짐은 보이지 않는다.

관음사 회주 중원스님과 시몽 스님은 모두 종단의 중진이고, 제주 불교계의 현재를 일군 스님들이고 또 앞날을 책임진 스님들 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두 스님은 아직까지 만나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갈등의 골만 더욱 깊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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