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공 잘해라”, 평생의 법문을 마지막 법문으로 남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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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84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3-07-01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기획특집 서브카테고리 총지종의 역사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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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3-07-11 13:23 조회 1,578회본문
04. 한국불교계의 큰 별이 지다
종조 원정 대성사 입적
원정 대성사는 몸소 깨친 밀교의 정수를 체계화하고 자칫 어렵고 복잡할 수 있는 밀교수행법을 대중화하는 데 평생을 바쳤다. 총지종을 창종한 후 비밀의궤법에 어긋남이 없으면서도 현대인의 생활환경에 맞춰 불사와 식순을 간소화했다. 불교의 생활화와 생활의 불교화를 실현할 수 있도록 시시불공 처처불공의 생활불교 철학을 총지종의 사상과 교의체계, 수행의궤와 조직체계로 세심하고도 여법하게 정립하고 안착시켰다.
대성사는 항상 총본산을 지켰다. 홀로 있을 때면 손에는 늘 염주를 들고 있었고 진언이 끊이지 않았다. 총지사에 찾아오는 교도는 언제나 대성사를 만날 수 있었다. 마음 속 사정을 털어놓으면 그 자리에서 귀 기울여 들어주었고, 어떠한 경우에도 흔들리지 말고 마음의 심지를 지켜 법계의 응답대로 행할 것을 일러주었다.
설법과 일상의 대화가 다르지 않았고 가르침과 실제 행이 한결 같았다. 그래서 대성사를 만난 이들은 하나같이 친근하면서도 엄숙했고 자애로우면서도 냉철했다고 회상한다.
1980년 9월 8일, 대성사는 74세를 일기로 생로병사 희비애락의 육신을 벗고 멸도에 들었다. 정통밀교종단으로서 총지종의 모든 체계를 완벽하다고 할 만큼 완성한 뒤였다. 입적하기 두 달여 전, 심신이 극도로 쇠약해지자 7월 18일 임시 원의회를 소집하여 종정 전반을 록정 정사에게 맡기고 제자들에게 밀법 홍포의 대원을 부촉했다.
“불공 잘해라.”
평생의 법문을 마지막 법문으로 남기고 우리 곁을 떠났다.
원정 대성사의 정법유훈
1. 종단의 화합에 노력할 것
2. 공금, 단시금은 진리에 계합되게 사용할 것
3. 오계를 결범하지 말 것
4. 정법준수와 교법을 고치지 말 것
5. 전당건설은 사길성법으로 시행할 것
6. 혈맥계승은 종령에서 종령으로 할 것
7. 삼밀수행과 육행실천은 종단의 덕목이니 명심할 것
종단이 나아갈 바를 한 치의 빈 틈 없이 완성했지만 종단이 발전하는 데 있어서 아직
은 대성사의 지혜와 지도가 간절했기에 스승과 교도들은 충격과 아쉬움을 감출 수 없
었다. 대성사로부터 가르침을 듣고 감화를 받은 이들은 슬픔을 가누지 못했다. 영결식
과 다비식에 함께 한 이들은 황망한 마음을 뒤로 한 채 영원한 마음의 스승이자 의지
처였던 대성사를 그렇게 영영 떠나보내야 했다.
이 땅에 처음으로 현대 한국 밀교를 꽃피우고 대승불교의 시대적, 현대적 실천상을 생활불교와 재가종단으로 개척한 원정 대성사. 밀교의 진리를 몸으로 체득하여 감춰진밀교수행법을 환히 밝힌 대성사는 명실상부한 정통·정법의 밀교종단으로서 총지종의 면모를 확고히 갖춰 교도들이 걸어갈 길을 활짝 열어주었다. 원정 대성사의 대원력과 간절하고 세심한 가르침은 수많은 진언행자의 가슴에 면면히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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