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도도 추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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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85호 발행인 법등[구창회] 발간일 2015-04-02 신문면수 5면 카테고리 칼럼 / 부처님 이야기 서브카테고리 부처님 이야기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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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5-22 10:02 조회 3,186회본문
가르침과 깨달음만이 영원한 법이다
그런데 이 여인이 우연한 일로 신심을 일으켜, 세 상의 모든 번거러운 일에서 벗어나 불도의 올바른 수 도자가 되고자 하였다. 작심을 하고 부처님을 만나 기 위해 영취산으로 떠난다. 도중에 맑은 물이 흐르 는 강에 다다랐을 때, 물을 마시고자 몸을 기울이자 너무도 아름다운 자태가 물에 비쳐 그만 자기 자신에 반해 버렸다. 반짝거리는 두 눈, 우뚝 선코, 붉은 입 술, 빛나는 얼굴색, 탐스런 머리카락, 알맞게 찐 살, 균형 잡힌 자태 등등 어디를 훑어보더라도 흠 잡을 곳이 없는 그야 말로 아름다운 육체이었다.
그녀는 물빛에 그려진 자신의 모습을 다시 보고는 “나는 이다지도 어여쁠까? 이 아름다운 몸을 버리 고 나는 왜 수도자가 되려는 마음을 갖게 되었을까? 아니다. 이만큼 어여쁘면 얼마나 행복스럽게 살아갈 수 있겠는가, 수도자가 되다니 참으로 어리석은 짓이 다.”고 마음을 고쳐먹고 오던 길을 되돌아간다.
석가모니 부처님은 이때 영취산에 있으면서, 이제 막 싹이 트기 시작한 그녀의 신심을 북돋아 주는 것 은 지금이라고 생각하고 신통력을 부려 그녀보다 몇 천 만 배나 더 아름다운 절세미인으로 몸을 바꾸어서 그녀의 돌아가는 길을 앞질러서 기다렸다. 이런 사실 을 전혀 알지 못한 렝케는, 이세상의 즐거움을 마음 속으로 상상하면서 산에서 내려오는데 한 낮선 절세 미인과 맞부딪쳤다.
렝케는 “처음 뵙니다만, 댁은 혼자서 어디로 가시는 길입니까? 주인과 같이 가시지도 아니하시고 또 자녀분이나 형제분들도 안 데리고 언제 혼자만 이렇 게 나오셨는지요? 렝케는 처음 보는 이 아름다운 여인의 자태에 매혹되어, 이와 같이 먼저 입을 열었다. “예, 저는 성중에 있는 몸인데 집으로 돌아가는 길입 니다. 혼자서 참으로 쓸쓸합니다. 뭐 방해가 안 된다 면 동행하실 수 있는지요.” 두 여인은 곧 친해져서 함 께 산을 내려왔다. 도중 샘가를 지나서 같이 쉬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 여인은 피곤한 듯 렝케의 무릎을 베게로 삼고 얼마 안가서 잠이 들어버렸다.
얼핏 보자, 그녀는 숨이 끊어지고 곧 그녀의 시체 는 점점 썩어가면서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코를 찌를 듯한 악취와 함께 가죽은 터져 창자가 나타나고 구더기가 꿈틀꿈틀 기어 나왔다. 머릿털은 벗겨지고 이는 뽑혀지고, 손발은 흩어져서 참으로 눈 뜨고는 볼 수 없을 만큼 흉한 형태로 변했다.
렝케는 무시무시하게 변해버린 추한 행태를 눈앞 에서 보고 새파랗게 질려서 “이와 같이 절세의 미인 도 죽으면 이같이 흉한 꼴이 되니, 나 같은 사람도 언 제까지나 미인으로 있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렇다, 역시 부처님게 의지해서 구원을 받아야 겠다.”고 결 심한다.
그녀는 발걸음도 가볍게 다시 석가모니 부처님이 있는 산으로 올라 몸을 엎드리고 이제 까지 일어난 일의 자초지종을 말했다. 그러자 석가모니 부처님은 자비에 넘치는 눈동자로 그녀를 보면서 이 세상에서 는 아무리 원해도 얻지 못하는 네 가지 사실을 말했 다. 그것은 첫째 청년이나 장년이나 반드시 늙는다는 것과, 둘째 아무리 건강한 자라 할지라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 셋째 형제자매가 모여 즐기는 일이 있 다 하더라도 언젠가는 헤어 질 때가 온다는 것, 넷째 아무리 부자라도 그 부귀는 언젠가는 그의 곁을 떠난 다는 사실 등이다.
렝케는 부처 님의 설법을 듣고, 이 몸은 언제까지나 있는 것이 아니라 그 가르침과 깨달음만이 영원한 법 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부처 님 앞에 나가서, 비구니가 되기를 청했다. 부처님이 이를 허락하자 그녀의 검은 머리는 갑자기 떨어져서 수도자의 몸으로 변해 마침 내 수행을 쌓아서 아라한이라는 지위에 올랐다.
* 아라한: 사람들로부터 공양과 존경을 받을 만한 경지에 도달한 불제자의 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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