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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날개짓하듯 100일간 이어질 ‘승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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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98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6-05-04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불교문화산책 서브카테고리 서 하 보 살 의 불교문화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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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강지연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강지연 구성작가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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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3 12:37 조회 1,75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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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비 날개짓하듯 100일간 이어질 ‘승무’
한영숙류 이은 춤꾼 이철진의 ‘100일간의 승무이야기’ 1차 4월 26일~5월 29일, 2차 8월 2~31일, 3차 9월 20일~10월 23일 대학로 성균소극장 2관 - 스튜디오 SK

얇은 사(紗)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깎은 머리 박사

(薄紗)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조지훈 시인의 시 ‘승무’의 한 구절이다. 이 유명한 시 모르는 국민이 어디 있을까. 봄날 나비가 날개짓 하듯 승무공연이 찾아온다. 2008년부터 해마다 승무공연을 이어온 춤꾼 이철진이 올해도 ‘100일 간의 승무이야기’를 대학로 소극장에 올렸다. 불교의식무에서 민족 무용으로 변모한 승무의 발자취를 따라 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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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일간의 승무 이야기 포스터


승무, 불교의식무와 민속무용으로 


촛불을 조명삼아 장삼을 길게 늘어뜨린 무용수가 고깔로 이마를 덮고 양팔을 천천히 편 후 부처님께 반배를 올리는 것이 승무의 시작이다. 승무는 두 종류가 있다. 불가에서 스님들이 추는 의식무용으로 전해오는 전통무용과 속인이 승복을 입고 추는 민속무용이 그것이다. 승무는 어떤 한 사람이 있어 만들어진 춤은 아니다. 오랜 세월 우리 민족과 함께 정립되어 왔던 몸짓으로 조선 말기에 이르러서야 독립적인 춤의 장르로 정립됐다. 조선 중엽 이후 포교를 위해 스님들이 추던 승무는 탁발 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 끝에 불교계에서는 스님들이 의식무가 아닌 속세에서 추는 것을 금지했다. 이를 기점으로 속인들이 추는 민속무용으로서의 장르도 개척하기 시작한 승무는 염불을 하며 시주를 받는 법고춤을 거쳐 기생 야성 학교인 권번으로 유입됐다. 

승무가 기방에서 추는 춤이 되기 시작 하면서 승무는 남성들이 추는 춤에서 여성들이 추는 춤으로 달라지게 된다. 불교의식무로서의 승무는 그 유래를 석가모니 부처님이 영취산에서 <법화경>을 설할 때에서 찾는다. 네 가지 하늘색의 꽃을 내리니 가엽(迦葉)이 이를 알아차리고 방긋 웃으며 이 광경을 모방했다는 설이 있고, 음악의 신 건달바가 법화경을 설할 때의 광경을 온갖 풍류로 아뢰었다는 설이 있다. 위의 조자건이 천태산에 올랐다가 범천에서 들려오는 오묘한 소리에 고기떼가 춤을 추는 모습을 보고 춤으로 옮긴 거라는 설도 있다. 민족무용으로서의 승무 쪽으로 오면 그 유래가 보다 더 다양해진다. 

△조선시대 명기 황진이가 미모와 능수능란한 풍류솜씨를 빌려, 지족선사로 하여금 파계의 지경으로까지 몰고 가게 한 것이 시작이라는 황진이초연설(黃眞伊初演說) △상좌승이 스승의 기거범절(起居凡節)이나 독경설법의 모습을 희화시킨 것에서 나왔다는 동자기무설(童子起舞說) △김만중의 소설 <구운몽> 에서 육관대사의 제자 성진이 탁발수도에 나섰다가 깊은 계곡에서 8선녀를 만나, 한때 그 미색에 현혹되어 번민하였으나 광대무변한 불도의 참을 깨달아 해탈의 법열을 체험하게 되었던 과정을 무용화한 것이라는 구운몽인용설(九雲夢引用說) △‘산대가면극’ 가운데 노장춤에서 따왔다는 노장무유래설(老杖舞由來說) △파계로 환속한 자가 백팔번뇌를 이기려고 북을 두드리며 다섯 가지 후회의 심정을 춤에 담아본 것이라는 파계승번뇌 표현설(破戒僧煩惱表現說)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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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승무·호남 승무 양대 산맥 


민속무용으로서의 승무는 현재 두 계파가 전승되 고 있다. 

하나는 경기 승무요, 다른 하나는 호남 승무다. 경기승무는 한성준에 의해 근간이 확립되고 전승됐다. 한성준은 외조부 백운채로부터 일곱 살 때부터 춤과 북을 배운 것을 시작으로 승무를 비롯해, 태평무, 학무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해낸다. 그런 그였기에 놀이판을 토대로 전해진 승무와 불교의식춤을 합쳐 경기 승무를 만들어낸 것이다. 당시의 불교의식춤이나 무속장단 속에 남아있던 춤과 음악의 기본을 집대성한 것으로 평가 받아 승무를 중요무형문화재로 지정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한성준이 이루어낸 춤은 모두 손녀 한영숙이 물려받았다. 승무의 다른 한 계파는 전라도를 중심으로 한 이대조 계통을 이은 호남 승무다. 호남 승무는 1935년 경 이매방이 조부 이대조에게서 학습한 뒤 오랜 시간 그 원형을 보존 계승해 창조한 춤이다. 이매방에 따르면 호남 승무는 남도 소리를 하는 신방초에게서 이대조와 이매방에게로 전승됐으며 그 원형은 이매방이 간직하고 있고, 북가락은 박영구에게서 배웠다고 한다. 

한영숙 중심의 경기 승무와 이매방 중심의 호남 승무는 부분적으로 차이가 있지만 전체 구성은 10개의 과장으로 이루어져 동일하다. 10개의 과장은 △염불과장 △염불 도드리과장 △타령과장 △잦은 타령과장 △굿거리과장 △잦은 굿거리과장 △느린 굿거리과장 △북 치는 과장 △당악과장 △느린 굿거리과장이다. 




경기 승무 한영숙류 승무 만날 기회 


4월 26일부터 서울 대학로 성균관소극장2관- 스튜디오 SK에서 열리는 ‘100일간의 승무이야기’가 3차에 걸쳐 장장 100일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 경기 승무인 한영숙류 승무를 계승한 춤꾼 이철진은 서울예술대학을 졸업하고, 명지대에서 현상학으로 석사를, 주역의 살풀이 해석으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춤꾼이자 예술경영인, 공연프로듀서이다. 춤 꾼 이 철 진 은 한 성 준 - 한 영 숙 - 이 애 주 - 이철진으로 연결되는 전승계보를 가지고 있는 정통 한영숙류 춤꾼이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았던 ‘100일 승무’, ‘108승무 이야기’와 같이 대학로 소극장에서의 장기 공연을 처음으로 시도한 전통춤꾼으로도 유명하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이번에 그가 공연에 올리는 살풀이는 한영숙 살풀이지만, 양복정장에 중절모, 구두를 신은 파격적 모습을 선보인다. 이에 대해 이철진은 ‘전통춤’이라는 뉘앙스가 고리타분하고 따분하여 애국심을 발동하여 감상하는 예술이 아닌, 시대를 초월한 작품으로서 현대적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시험이라고 강조한다. 또한 그는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는 한영숙류 태평무를 구사하는 유일한 남성 춤꾼이기도 하다. 한영숙의 태평무는 경기도당굿 장단에 맞춘 현란한 발놀음이 특징이며, 그 발놀음에 의하여 전체적인 몸의 움직임이 결정되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춤이기도 하다. 

이철진은 이 공연을 통하여 ‘일년에 한번 애국심 으로 공연에 와 달라고 보채는 어린이가 아닌, 감동을 주는 공연을 정당한 댓가를 받고 파는 성숙한 장사꾼이 되고 싶어서’ 이 소극장에서의 장기공연을 기획했다고 한다. 특히국가 지원금에 의지하여 1년에 하루 공연해야 하는 전통예술의 한계에서 벗어나 관객의 입장료를 통하여 공연이 만들어지는 선순환의 가능성을 만들고 싶었다고 당찬 포부를 밝히기도 하였다. 


승무 : 승무는 한영숙류 전통춤의 기본이 된다. 승무는 몸의 근본인 아랫배와 하체를 올곧게 잡아주는 느리고 깊은 발놀음에 이어 절제되지만 곧고 기운찬 뿌림으로 넘어가는 상체의 장삼놀음이 기본이 된다. 하체의 굽힘과 상체의 뿌림이 유기적 으로 서로 상응하고 보완하는 한국춤 특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승무는 한국춤의 시작이며 정점 이다. 

살풀이 : 살풀이는 승무와 더불어 우리춤의 정수로 평가된다. 형식적으로는 발산과 수렴, 한과 흥 그리고 굴과 신이 한 동작에 동시에 포함되어 있는 구조적 전개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살풀이는 그 구조나 형식상 세계적으로 독창적이며 특이한 몸 언어를 가지고 있는 우리 민족 특유의 예술 춤이다. 

태평무 : 태평무는 경기도당굿 장단에 조선조말 한성준이 춤사위를 덧붙여 만든 창작춤이다. 정적인 손놀음에 이은 빠른 발놀음이 특징이고 그 것에 의하여 몸 전체의 자연스러운 움직임이 결정된다. 난해한 도당굿 장단과 어울려 최고의 기량을 요구하는 춤으로 인식되고 있다. 


한편, 오는 6월 10일에서 7월 3일까지 제2회 불교무용대전이 열린다. 이철진이 운영하는 구슬 주머니가 대한불교조계종과 손을 잡고 벌이는 불교 무용 공모전으로 지난해 처음 열려 불교무용에 대한 관심을 환기시켰다는 평가를 얻기도 했다. 


공연문의 (09)747-5035 / 자유석 2만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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