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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 ‘화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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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95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6-02-01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불교문화산책 서브카테고리 서 하 보 살 의 불교문화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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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강지연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강지연 구성작가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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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3 10:50 조회 2,293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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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 ‘화두’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3월 20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대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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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것은 무엇일까? 생각? 언어? 감정? 사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관객 모두에게 ‘인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여러분은 ‘인간’이란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배우들의 호연에 힘입어 재연임에도 공연 시간을 연장한 토종 창작뮤지컬의 힘을 맛볼 수 있는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작품 속으로 들어가 보자. “신을 믿어 지독하게. 하지만 그건 축복을 통해서 가 아니라 저주를 통해서지. 만약 신이 없다면 누가 이 세상을 이런 지옥으로 만들 수 있었을까?” 주인공의 대사처럼 프랑켄슈타인의 배경은 암울한 전쟁이 지속되던 19세기 유럽이다. 나폴레옹 전쟁 당시 스위스 제네바 출신의 과학자 빅터 프랑켄 슈타인은 전쟁터에서 ‘죽지 않는 군인’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하지만 실험은 늘 실패하고 좌절하던 빅터 앞에 신체접합술의 귀재 앙리 뒤프레가 나타난다. 빅터의 확고한 신념에 감명 받은 앙리는 그의 실험에 동참하지만 종전으로 ‘죽지 않는 군인’의 필요성이 사라지자 연구실은 폐쇄된다. 

제네바로 돌아온 빅터와 앙리는 연구실을 프랑켄슈타인 성으로 옮겨 생명 창조 실험을 계속해 나간다. 빅터는 그토록 원하던 피조물을 창조하지만, 그는 빅터의 생각처럼 굴지 않고 사라져 버린다. 3년 후, 줄리아와의 결혼을 앞둔 빅터 앞에 괴물이 되어버린 피조물이 나타나고, 빅터는 생의 격렬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만다. “교만한 창조주여, 그 동안 내가 겪은 세상을, 불행을 그대로 돌려주리라.” 괴물이 된 피조물은 빅터에게 이 말을 남기고 복수를 시작한다. 신이 되려 했던 인간과 인간을 동경했던 괴물의 이야기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은 ‘인간’에의 화두를 던진다.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의 원작은 19세기 영국의 천재 여성작가 메리 셸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 이다. 메리 셸리가 천재로 칭송되는 이유는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열아홉 살 나이에 완성해냈기 때문이다. 당시 상황과는 전혀 다른 미래적이고 과학적인 상상력으로 무장한 이 작품은 과학기술이 야기하는 사회윤리적인 문제를 예리하게 짚어낸다. 

주인공 빅터 프랑켄슈타인은 생명에의 궁금증을 과학으로 풀어내는 인물이다. 시체로 살아 움직이는 존재를 만들어낸 것. 하지만 이렇게 창조된 이는 외모가 흉측했고, 그 탓에 프랑켄슈타인을 저주하며 그의 주변인들을 살해하는 괴물이 되어 버린다. 작가는 괴물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지, 겉모습만 보고 판단하는 인간의 이기심과 욕심은 어떤 파멸을 불러오는지 공포스럽게 보여준다. 죽음에서 생을 변주해내며 창조주가 되고 싶었 으나 결국 인간일 수밖에 없었던 프랑켄슈타인. 사랑받고 싶었으나 사랑받지 못했기에 철저하게 창조주를 파괴할 수밖에 없었던 괴물. 선과 악의 양면처럼 보이지만 결국은 인간이 지닌 양면성 으로도 느껴진다. 프랑케슈타인이 던진 화두를 살펴보자. 인간이 인간답기 위해서는 어떠해야 할까. 불교는 먼저 인간이라는 존재의 중요성부터 강조한다. 부처님 탄생게를 보자.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 세상에 나 홀로 존귀하다는 이 말은 오만함이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을 제일로 삼는 불교의 정신을 드러낸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모두가 불성을 가진 존귀한 존재인 것이다. 물론 세상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에 대한 존중을 잊지 않는다. 하지만 왜 인간이라는 존재가 더욱 존귀한 것일까? 인간이 되면 부처가 될 수 있는 수행을 할 수 있고, 깨닫지 못한 자는 하늘의 신이 될 수 있는 선택을 할 수 있다. 오로지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일인 것이다. 불교에서는 육도윤회를 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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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켄슈타인 뮤지컬 中


육도는 천, 인, 아수라, 축생, 아귀, 지옥의 여섯 단계이다. 축생이 바로 하늘 사람이 될 수 없다. 단계를 밟아나가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인간으로 태어남 자체가 축복인 것이다. 맹구부목(盲龜浮木)의 비유를 생각해보자. 망망대해에 구멍이 뚫린 나무가 떠다니고 있었다. 바다 안에는 100년에 한번 수면 위로 올라오는 눈먼 거북이가 산다. 이 거북이가 100년 만에 수면으로 올라올 때 마침 구멍이 뚫린 나무를 향해 올라와 구멍 속으로 머리를 내민다면? 이 엄청난 확률이 바로 인간으로 태어나는 경우의 수다. 로또 맞기보다 어려울 이 희귀한 우연을 이뤄낸 존재가 바로 인간인 것이다. 그런데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이 단지 우연이고 행운일까? 불교에서는 이때 인연법을 들이댄다. 선업을 쌓고 쌓아야 인간이 되는 것이다. 

살생하지 않고 화내지 않고 사음하지 않고, 거짓말 하지 않고 등등 10선업을 쌓아야만 내생에 인간으로 태어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으로 태어나 10선업을 잘 지키고 산다면 다음 생에 천국행은 따 놓은 당상이다. 어쨌든 이처럼 인간이 되기 어렵고, 인간이 되기 위한 천번 만번의 인연이 무르익어야만 인간이 될 수 있는 것인데, 프랑켄슈타인이 만들어낸 괴물은 이 축복 받은 탄생의 과정을 철저하게 파괴당한 존재다. 때문에 그는 외롭다. 같이 인연 지어진 이가 아무도 없고, 그 스스로도 업과 인연의 결과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연이라고 연결된 이는 오로지 빅터뿐. 그래서 괴물은 처절하게 유린당한 자신의 삶에 대한 복수로 살인을, 그것도 빅터가 사랑하고, 빅터를 사랑하는 가족과 연인을 헤치는 것으로 실행한다. 

세상으로부터 단절 된다는 것. 괴물은 탄생 에서부터 축복받지 못했고, 이 세상에 존재해서는 안 될 무언가로 취급받으며 모질게 살아왔다. 괴물의 신체가 되어준 앙리가 죽기 전에 지었고 쌓았던 모든 업들은 괴물에게 이어지지 않는다. 그는 그저 패악무도한 존재였고, 신을 신봉했던 이들에겐 저주였다. 괴물은 이렇게 말한다. “제가 청했습니까, 창조 주여, 흙으로 나를 인간으로 빚어달라고? 제가 애원했습니까, 어둠에서 끌어올려달라고?” 영면에 들어야할 시체를 일으켜 세우는데는 성공했지만 빅터는 그를 완벽한 인간으로 만들어내지는 못했다. 인간 존재의 가장 밑바닥에는 사랑의 욕구가 있다. 사랑하고 싶고, 사랑받고 싶고. 세상에 태어나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커서 연인이 생기고, 자식이 생기면 사랑을 쏟아 붓는다. 그렇게 사랑받고, 사랑하며 살아가고자 하는 욕구는 가장 근본적인 욕구이다. 괴물은 이러한 기본 욕구를 채울 방법을 빼앗긴 채 타의로 인해 생명을 얻는다. 불교에서는 자타불이를 말한다. 타인도 우리와 같은 인간이요, 나의 행복이 너의 행복이고, 너가 행복해야 나 또한 행복해진다. 괴물이 할 수 없었던, 그가 인간일 수 없었던 이유의 핵심이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 아닐까? 

“주위를 둘러봐. 넌 이제 혼자가 되는 거야. 혼자가 된다는 슬픔. 빅터, 이해하겠어? 이게 나의 복수야.” 인간이 인간일 수 있는 건, 나와 함께 호흡하는 너가 있기 때문이다. 처절하게 혼자였던 괴물은 빅터의 주변인들을 제거하는 것을 통해 빅터에게 자신의 고통을 일깨운다. 괴물이 설명하는 복수의 이유는 바로 인간의 조건이자 화두의 해결책이다. 더불어 사는 삶, 자타불이성불도로 이어질 불자의 삶, 종교를 초월해 누구나 추구하는 삶. 더불어 함께 하는 기회를 빼앗기면 인간이 아니라는 걸, 괴물은 온 삶을 통해 절규해낸다. ‘2014 더뮤지컬어워즈’ 10개 부문 노미네이트, 9개 부문 수상, 올해의 뮤지컬, 올해의 창작뮤지컬, 남우주연상, 여우신인상, 연출상, 음악감독상, 무대상, 의상상, 음향상, ‘2014 SMF 예그린어워드’ 흥행상, 스태프가 뽑은 배우상 수상, ‘2015 이데일리 문화대상’ 대상, 뮤지컬부문 최우수상 수상, ‘제14회 대한민국 국회대상’ 뮤지컬상 수상이란 대단한 기록을 세운 뮤지컬 ‘프랑켄슈타인’. 초연에 이은 재연에서도 유준상, 박은태 등 초연 배우들이 출연하고, 박건형, 최우혁 등이 새로 합류해 극을 더욱 풍성하게 이끌어간다. 출연 배우 모두가 1인2역을 소화한 것은 프랑켄슈타인만의 매력. 인간의 욕심과 나약함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재미와 감동도 느낄 수 있다. 공연은 3월 20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열린다. 

오페라 글라스가 필요하다면 1층 물품보관소 옆에서 빌리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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