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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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13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09-03-08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종단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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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21 08:39 조회 2,359회본문
'봄의 향기'
봄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 왔다.
해마다 찾아 오는 봄이지만 한번도 똑 같은 봄은 아니었다. 봄의 색깔도 모양도 느낌도 다 다르다. 올해의 봄 은 어느 날 황사와 함께 찾아왔다. 겨 울 동안 꽁꽁 얼어버린 몸과 마음을 눈 녹이듯이 녹여주는 화롯불 같은 따 뜻한 봄은 어디로 가 버리고 온 세상 이 흙먼지로 뒤덮여 부옇게 변해버렸 다.、내 마음까지도 황사로 뒤덮여버린 느낌이다. 올해는 예년보다 황사가 자 주 있을 것이라는 예보도 있다.
따뜻하고 밝고 화사한 봄을 난 기다 리고 있다. 이런 봄이 오는 것을 시샘 하는 봄바람이 오늘은 무척 기다려진 다. 봄을 시샘하는 새침데기 봄바람은 얄밉도록 까칠하지만 꽃 소식을 우리 들에게 전해주는 전령사로 환영을 받 고 있다.
전세계가 온난화의 영향으로 생태계
가 변하고 있다. 계절이 자기 갈 길을 잃고 헤매고 있는 것 같다. 봄이 오다 가 멈칫거리고 아직 겨울인 줄 알았는 데 봄인 것-같고, 꽃들도 어릿어릿 하 고 있다. 우리나라도 꽃피는 시기가 매년 앞당겨 지고 있다. 올해는 열흘 정도 빨리 핀다고 한다. 남쪽에는 매 화가 활짝 피었다고 한다. 산수유도 활짝 피어 온통 노란 세상을 만들었을 것이다. 아! 나도 꽃을 찾아 남쪽으로 여행을 가고 싶다.
며칠 전 매년 있는 단합대회 겸 교육 에 참여하기 위해 ‘중미산 휴양림’에 다녀왔다. 아직도 그 곳 높은 산에는 눈이 쌓여 있고 깊은 골짜기에는 얼음 이 그대로 있었다. 꽃이 피려면 많은 날이 필요한 것 같아 아쉬웠다. 하지만 나무들은 물을 잔뜩 머금어 새싹이 곧 터질 것 같았다. 겉으로 보이진 않지만 겨울 동안 움츠렸던 모든 나무들이 물 이 올라 활기찬 모습으로 우리들을 환 영하고 있다. 그들은 벌써 봄.잔치 준 비를 끝내고 우리들을 반갑게 맞이하 고 있다. 굳은 땅을 밀어내고 뾰족뾰족 새싹들이 살포시 고개를 내밀고 있다. 무슨 힘이 있어 그 어리디 어린 새싹이 무거운 대지를 들어 올리는 걸까?
나무와 풀들의 세상인 자연은 온갖 신비스러움으로 가득 차 있다. 이 신 비함이 우리들을 그들의 세계로 저절 로 이끌리게 하고 있다. 그들은 온갖' 아름다움과 화려한 색채로 치장할 준 비를 하고 있다.
우리들이 춥다고 온갖 두터운 외투 속에 몸을 감싸고 있는 겨울 동안 그 들은 꽁꽁 얼어붙은 대지 위에 꿋꿋이 버티고 서서 그들의 몸 속에서 온갖 색깔을 만들고 있었다. 그들의 어느 곳에 빨강 노랑 초록 빛깔들이 숨어. 있었을까?
그들은 고운 색깔만 준비한 것이 아 니다. 상큼한 노란 향기와 붉은색 달콤 한 향기와 부드러운 연분홍 향기와 싱 고러운 연두 빛 향기도 준비하고 있었 다. 예쁜 꽃과 함께 화려한 향기를 우 리들에게 선물로 줄 날을 위해 그들은 긴 겨울 동안 묵묵히 준비하고 있었다.
나도 서둘러야겠다. 칙칙했던 내 마 음의 황사를 빨리 걷어내고 봄의 아름
다운 빛과 고운 향기를 마음껏 받아들 일 준비를 해야겠다. 스스로 찾아서 내 것으로 만드는 자만이 봄의 화려한 색깔과 향기를 음미할 수 있다.
생각만으로 벌써 밝고 화사하고 따 뜻한 봄 햇살이 나에게 찾아와 주었 다. 몸과 마음이 봄과 하나가 된 듯 가 볍고 밝아졌다.
어제부터 갑자기,날씨가 따뜻해 지 더니 사람들의 옷차림에서도 봄을 느 낄 수 있다. 아직 이 곳은 꽃이 피지도 않았는데 봄의 한가운데 있는 것 같 다. 짧은 팔의 티셔츠 차림에서 오히 려 초여름이 아닌가 착각하게 된다. 모처럼 창문을 활짝 열어 젖히고 대지 의 봄기운과 향기를 집안으로 받아들 였다. 열린 창문 너머로 내려다 본 곳 에 뜻밖에도 노란색 꽃망울을 막 터트: 리고 자랑스럽게 서 있는 나무가 보인 다. 엊그제까지만 해도 피지 않았던 꽃이 언제 이렇게 피었을까? 나도 모 르는 사이 봄은 이미 오래 전에 내 옆 에 찾아와 있었다.
서둘러 꽃을 찾아 여행을 떠나야겠 다. 먼 곳이 아니라도 좋다. 꽃이 있는 곳이면 어디라도 좋다. 마침 친구에게' 서 연락이 왔다. 다음 모임에 과천 미 술관 옆으로 벚꽃 보러 가자고 한다. 물론 대 찬성이다. 그날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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