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산물 - '중국 먹거리 파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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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13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09-03-08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기고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이정화 필자법명 - 필자소속 총지사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21 08:32 조회 2,446회본문
중국인들은 아침을 집에서 먹지 않고, 사먹는 편이다.
그래서 아직 어둠이 채 가 시지 않은 시간에 골목마다 어김없이 아침을 파는 간이 식당이나 리어카들 이 줄줄이 들어서게 된다. 잠옷 차림 에 세수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산책 하듯 나와 가족들의 아침거리를 사서 돌아가거나, 바쁜 출근길에 골목 한 귀퉁이에 놓인 간이 의자에 앉아 한 끼 해결하는 젊은이들의 모습은 익숙 한 풍경이다. 나 또한 급하게 아침에
나가야할 일이 있거나, 느즈막히 일 '- 어나 아침을 차리기 귀찮을 때면, 여 : 느 중국인들처럼 추리닝 차림에 슬리 - 퍼를 끌고 나가 아침을 해결하곤 했 ,, 었다.
:그렇게 먹는 아침 중에, 가장 일반 :- 적인 것이 ‘요티아오’라는 밀가루 반 죽을 꽈배기처럼 꼬아서 기름에 튀긴 빵 종류와 도우장이라는, 우리 나라 ' 의 두유같은음료를함께 먹는것이 다. 이와 함께, 밀가루를 반죽하며, 그 사이사이에 기름을 발라 층을 내 어, 납작하게 밀어 기름을 두른 팬에 구우며 그 틈 사이로 계란을 풀어 넣 어 구운 후, 두 세가지 양념을 바르 고, 양상추(또는 상추)를 얹어 먹는 ‘계란빵’이라는 것이 가장 보편적인 것이었다. 이 계란빵을 유난히 좋아 했던 나는 종종 계란빵으로 아침을 대신하고는 했는데, 처음에는 중국인 인줄 알았던 내가 한국인이라는 것을 알고, 관심을 보였던 계란빵을 파는 젊은 부부와 친해져, 계란빵을 먹으 러 갈 때면 , 구워지길 기다리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 다.
보통 새벽 4시 30분이면 나와 대략 12시쯤이면 가지고 나왔던 재료가 다 떨어져 장사를 파하는 부부. 어느 날, 나는 아침을 먹고서, 11시가 조금 넘 은 시각, 집을 나서다 계란빵 생각이 나서 그 부부가 있는 리어카로 다가
갔다. 그런데, 수북이 쌓여 있어야 할 상추(또는 양상추)는 보이지 않고, 부 인되는 사람이 자신의 손에 있는 양 상추를 다급히 뜯어서 놓고 있는 게 보인다.
“어, 장사 끝났어요?” “아니, 아직 있어요. 그런데 이제 거의 다 팔았어. 오늘 어찌나 바쁜지, 밀가루 반죽도 너무 일찍 떨어져서 집에 가서 다시 반죽해 오고, 상추도 똑 떨어져서, 봐, 지금 저기 가서 사가지고 왔잖 아.” , “아, 예….” 그런데, 문제는 지 금 막 사가지고 와서 뜯는다는 양상 추를 보니, 채소를 팔고 있는 옆 좌판 에서 방금 사가지고 와, 씻지 않은 것 이라는 게 분명하다는 것이다. 하지 만, 더 문제는 그렇게 씻지도 않은 양 상추를 손님이 보는 앞에서 뜯어서, 그 양상추를 계란빵 사이에 끼워 넣 어 주면서도 무엇이 문제인지를 전혀 인식하지 못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달라고 해놓고서, 안 산다고 할 수도 없어서 받아 들기는 했지만, 도 저히 먹을 수가 없어 버렸던 기억이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중국 식당에 가서 밥을 먹는데, 탕에서 각종 재료 들에 엉켜 있는 긴 머리카락 한 줄이 보이기에, 종업원을 불러서 뭐라고 했더니, 우리가 보는 앞에서 그 머리 카락을 쑥 잡아 빼고는 자신의 앞치 마에 쓱쓱 문대어 버리고, “이제 됐 죠?”라고 천연덕스럽게 얘기했던 일. ? 그 후로 비슷한 일들을 몇 번 겪은 후에는, 아예 위생 상태를 별로 중요 시 여기지 않는 듯한 식당에서 식사 를 할 때 위와 같은 일이 벌어지면, 우리가 알아서 빼버리고 먹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이런 '상황에서 생활을 해야. 했었기에, 유학생들끼리 만나기 만 하면, 과연 이러한 음식들을 먹고 제 수명을 다할 수 있을까, 몹쓸 병에 걸려 고생하지는 않을까라는 걱정이 끊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처럼, 앞 서 언급한 일상에서 발생하는 소소한 일들 외에도, 국제적으로 문제가 되 었던 골판지 만두(나중에 자작극이라 보도 되고, 해당 방송 관련자들이 징 계를 받는 것으로 일단락되었지만, 진짜로 존재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 이 중국인들 사이에서도 지배적이었 다. 올림픽을 앞두고 국가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크기에 ‘조 작’이라고 무마시켰다는 것이다.), 최 근 문제가 되었던 멜라민 파동 등 열 거하기도 숨이 찰 만큼 다양하다. 상 황이 이렇다 보니, 유학을 마칠 무렵 에는, 일일이 반응하기에도 지쳐, 이 런 음식 먹고 병 걸려 죽으나, 다 가 리고 안 먹어서 굶어 죽으나 죽는 건 매 한가지라며 자포자기하는 심정으 로 살았던 것 같다. 그런데, 중국에서 살며 내가 느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먹거리와 관련된 파동의 중심에 항상 자리 잡고 있는 중국이, 중국인이 실 제로는 먹는 것을 굉장히 중시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이처럼 먹거리를 중 요시하고, 신경을 쓰는 중국이 세계 곳곳에서 일어나는 식품과 관련된, 사람의 생명과 직결되는 위생 문제들의 중심에 항상 존재하는 이유가 뭘까?,
‘건강’ 보다 ‘이익’ 이 우선
이는 ‘이(체)’에 밝은 그들의 전통 사상, 이와 더불어 1980년 등소평의 개혁개방 정책으로 인한 성장 위주의 경제 정책에 부응하지 못 하는 국민 들의 낮은 의식 수준, 그리고 감당하 기 버거운 인구수에 의한 생명 경시 풍조에 기인한 것이지 않을까라고 나 름 생각해 본다. 세계2차 대전의 상 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발생한 공산 당과 국민당의 대접전으로 국민들은 ‘사람다운 삶’이 아닌 ‘생존’에 급급 한 삶을 꾸려가야만 했고, 그 후 집권 한 공산당의 교육은 권력의. 유지를 위하여 ‘공산주의 사상, 이념 확립’에 만 집중되었기에, 타인도 나와 같이 소중히 여기고, 이것이 바탕이 된 ‘윤 리, 도덕 의식’ 등은 교육할 겨를이 없었다. 그렇게 10여 년이 지나, 시작 된 ‘문화대혁명’으로 인해, 국민들의 삶은 또 다시 빈곤과 이념을 위한 이 념대립의 극한으로 치달았다. 그 후, 사람다운 삶을 주장하고, 건강한 삶 을 추구하기에는 인민들이 너무 굶주 렸고, 혼란에 빠져 있었기에, 권력을 잡게 된 등소평은 그 굶주린 배를 채 우고, 다시 사상을 통일하기 위해 필 요한 모든 수단을 강구해야만 했었기 에, ‘흑묘백묘’ 이론을 내세우며, ‘개 혁개방’을 실행했고, 이는 인간이 마 땅히 지녀야 할, 염두에 두어야 할 윤 리 의식은 보류한 채, 오직 ‘성장’만 을 주도하는 불균형적인, 절름발이 식의 발전을 가져올 수 밖에 없었다. 먹거리와 관련되어 지금 문제시 되고
있는 그들의 윤리 의식 결여에 대한 비난과 건강한 삶에 대한 주장은 아 직까지 그들에게 생소한 개념일지도 모른다. 중국에서 이러한 문제들이 발생할 때마다, 중국인 친구들과 이 러한 주제를 가지고 얘기를 나눌 때 면, 그들의 마지막 대답은 항상 동일 하다. “에이, 방법 없어. 중국에는 사
람이 워낙 많잖아. 별별 사람 다 있 지. 그래도, 다 그런 건 아냐.” 모든 문제의 원인이 넘쳐나는 인구수에 있 다고 귀결해 버리는 그들만의 사유 . -
중국발 위생, 식품, 건강 관련 문제 들은, 문제가 되었던 물품들을 만들 었던 중국의 일부 업체에 국한된 문 제가 아닌, 중국 전반에 걸쳐 만연해 있는 윤리 의식 결여와 ‘이익’이 다 른 무엇보다 우선한다는 철저한 이익 추구의 사고가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하는 문제들이라고 생각한다. 이 렇게 사상자체가 변하지 않은 상황에 서, 관련 법규를 제정하고, 규제를 강 화한다고 해서 쉽사리 해결될 일은 아니라고 보아 지지만, 그나마 다행 인 것은, 중국인들 사이에서 위생관 념과 ‘웰빙’에 대한 의식이 점차 확 대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국제 사회의 이목이 집중되고, 이에 대해 중국 정부가 압박을 느끼고 있는 것 은 틀림이 없으니, 머지 않아 ‘언 발 에 오줌 누기’식의 대책이 아닌 근본 적인 위생관념과 윤리 의식 확립이
가능한 정책들이 수립되고 실현되기 를 희망해 본다.
혹, 중국으로 여행을 가실 기회가 있으신 분들은, 반드시 장염 약과 소화제를 준비하시고, 길거리에 서 파는 음식이 신기하다고 사 먹는 일은 삼가 해 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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