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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무드라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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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18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8-01-01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정성준 교수의 후기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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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정성준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정성준 교수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전임연구원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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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6 14:09 조회 3,07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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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무드라의 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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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지역에서는 <대일경>과 <금강 정경>의 양 경전이 중요시되지만, 인도, 티벳에서는 <금강정경>을 인도 후기밀 교 경전의 효시로 인식하고 있다. <비밀집회딴뜨라>를 비롯해 무수한 딴뜨라의 출현에 대해 당시 딴뜨라를 연 구했던 인물들은 교단 외에 거주함으로 써 나란다대학 등 전통사원의 율의를 훼 손치 않으려 노력하였다. 또 다른 이유는 인도교단의 전통과 형 식에서 벗어난 실질적이며 효과적인 불 교수행에 대해 연구하려한 목적에 따른 것이기도 하다. 그 기본정신은 중국의 달마대사가 양 무제와의 만남을 비롯해 중국불교의 현 실을 돌아보고 9년간 중국의 토양에 맞 는 불교를 고민한 이유와 일치한다. 때문에 밀교수행의 근본정신은 방대 한 불교경전과 수행체계의 홍수에 대해 가장 실용적인 길을 찾으려는 데에 있다. 

후기밀교수행에서 벵갈, 오릿사지역 에 유행한 도하문학 가운데 밀교수행자 들의 오도와 인연을 읊은 시들이 꽤 있 다. 당시 밀교스승들은 방대한 전통경전 에 대해 중요한 요의만을 담아 간략한 교 학적 기초를 전하고 나머지 주로 실천적 수행을 통해 제자들을 지도하였다. 나로빠는 나란다대학의 학장으로서 명망을 떨치다가 모든 명예와 권위를 벗 어던지고 틸로빠(Tilopa, 988~1069)를 스승으로부터 혹독한 수행을 견뎌 성취 를 했던 인물이다. 나로빠는 꿈속에 나타 난 노파의 권고로 학장직을 버리고 수행 의 길을 떠났는데 그 노파는 스승이 되었 던 틸로빠의 화현이었던 것이다. 티벳불교 까규의 수행 가운데 ‘미람’이 라는 것이 있다. 이것은 중유의 수행 가 운데 하나로 꿈을 통해 정토를 왕래하거 나, 제자의 꿈속에 나타나 가르침을 펴는 능력을 닦는 것이다. 

틸로빠가 남긴 시 가운데 ‘마하무드라 의 노래’라는 것이 있다. 한국에는 ‘사라 하의 노래’와 함께 책으로도 출판되었다. 틸로빠는 왕족으로서 고귀한 몸이었 지만 성취를 위해 초개와 같이 인간사회 의 밑바닥을 자청해서 갔다. 후기밀교에 서 성취는 현교의 성불에 해당하는 말이 다. 성불이 지닌 권위를 벗기 위해 성취라 는 말을 사용하는데, 밀교를 지명승이라 부르는 것도 ‘무명을 벗은 지혜를 얻음’ 이라는 탈권위의 의도도 담겨있다고 본 다. 틸로빠는 낮에는 깨를 팔아 장사하고, 밤에는 포주로 업을 살았다고 한다. <화 엄경>에는 ‘화광동진’이라는 말이 있다. 비로자나불의 거룩한 광명의 오도(悟 道)는 세속의 가장 비천한 현실과 다르 지 않다는 것이다. 선재동자가 구도의 여 정 가운데 만난 스승 가운데 백정이나 매 춘부도 있었다. 

밀교수행자들은 자청해 서 시장과 화장터, 매춘굴을 마다 않고 수행처로 삼았다. 인간 마음 깊은 곳에 숨은 권위와 아만 과 같은 자아의 질긴 의식으로부터 벗어 나는 것은 현실에서 쉽지 않은 일이다. 틸로빠는 나로빠를 만나자마자 절벽 위로 데리고 가 바로 뛰어내릴 것을 요구 하였다. 틸로빠는 강가에서 주로 물고기를 먹 고 살았기 때문에 그의 초상은 주로 물고 리를 한손에 쥔 모습으로 그려진다. 첫만남에서 사깃꾼일지 모를 틸로빠 의 잔인한 요구에 나로빠는 말없이 절벽 에 몸을 던져 무수히 골절되는 중상을 입 었다. 틸로빠는 나로빠를 치료하고 그의 오의(悟意)를 모조리 나로빠에게 전하였 다. 마하무드라의 노래 다섯째 송을 석지 현 스님의 번역에서 전하면 다음과 같다. 


만트라의 암송과 바라밀다(波羅蜜多)의 실천, 경전의 독송과 계율의 엄수, 학교의 교육과 성전(聖典)의 가르침을 통해서는 결코 본연(本然)의 진리를 깨달을 수 없다. 마음이 어떤 욕망으로 가득차서 목적을 찾는다면 그것은 오직 빛을 가릴 뿐이기 때 문이다. 탄트라의 수행자 (tantrica) 가 아직도 분 별심이 있다면 그는 삼마야의 정신을 배반 하는 자다. 모든 행위를 그치고 모든 욕망을 버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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