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총지종

총지소식

불교총지종은 ‘불교의 생활화, 생활의 불교화’를 표방하고 자리이타의 대승불교 정신을 일상에서 실천하는 생활불교 종단입니다.

로버트 D. 엔라이트의 ‘용서는 선택이다’

페이지 정보

호수 217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12-01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

페이지 정보

필자명 신정택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동의대학교 체육학과 신정택 교수 리라이터 -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6 13:29 조회 3,102회

본문

로버트 D. 엔라이트의 ‘용서는 선택이다’

646c56014f9cdbe65056995a0b095389_1529123347_2143.jpg
 


성취와 목표를 따라 빠르게만 달려 온 요즈음 나의 삶을 돌아보게 하는 책을 만났다. “학생들에게 과제로 어 떤 책을 읽게 하면 좋을까?’라는 생각 을 가지고 서재의 책을 살피는 중에 대학교 심리학 수업에 과제로 읽은 로 버트 D. 엔라이트의 ‘용서는 선택이다’ 라는 책이 눈에 들어왔다. 속도와 성 취, 결과만을 강조하는 요즈음 용서라 는 단어는 생소하고 의미없는 개념으 로 생각될 수 있다. 하지만, 사회적으 로 대립과 갈등이 팽배하고 있는 현실 에서 자비, 용서, 사랑을 강조하는 불 교에서 용서는 깊이 새겨보아야 할 심 리적 개념이라 할 수 있다. 

필자는 책을 읽으면서, 내 감정의 구 석에 위치하며 잊고 있었던 용서라는 단어가 내 삶 전반에 분노, 무관심, 체 념, 우울, 스트레스, 혼돈과 관련이 있 었다는 것을, 때론 반대로 내 삶의 동 기로 작용했던 경우도 있었다는 것을 인식하게 되었다. 올바른 용서에 대한 가르침에 관한 책은 나에 대한 인식과 성찰의 시간을 갖게 하였으며, 용서하 기, 용서 받기, 화해에 이르는 실질적 인 방법들을 선물해주었다. 본 책의 내용을 요약하여 소개하면 크게 3부분으로 분류될 수 있다. 첫 번 째 부분은 참된 용서와 가짜 용서에 대한 것이다. 

용서에 관한 다양한 오해 가 존재하며 사람들은 이것을 믿고 행 동한다. 용서는 미덕이며 용서를 하지 않으면 화병이 생기고, 용서는 도덕적 으로 해야 하는 행동이며, 가해자에게 오직 용서 아니면 용서하지 않는 선택 밖에 없다는 것, 가해자를 용서하는 것 이 피해자의 권한이라는 것, 용서는 무 조건적이라는 것, 마음을 열면 용서를 할 수 있고, 자기용서는 가해자에게 어 떠한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는 것들이 다. 내가 살아가면서 일종의 용서라고 생각했던 잊어버리기, 정당화하기, 흥 분 가라앉히기, 가짜용서 등에서 벗어 나 진정한 용서(이미 일어난 것을 수 용하는 그 이상의 것, 분노 중지를 초 월하는 것, 상대방에게 중립적인 자세 보다 적극적인 것, 자신의 기분을 좋게 하는 그 이상의 것)의 의미를 알게 되 었다. 

그 다음은 왜 용서해야 하는가에 관 한 것이다. 용서는 정서적 감옥에서 벗 어나 자신의 삶을 회복하고 실현해 가 는 자유에 이르는 길이라는 것을 다양 한 사례와 연구결과를 근거로 우리에 게 설명해준다. 또한 이 책은 우리나 라, 전 세계적으로 인종, 이념, 지역, 국 가 차이에 기인한 분노가 사회, 국가간 폭력으로 발생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용서의 의미는 개인뿐만 아니라 가정 은 물론 사회 및 국가 간에도 적용되 고 교육되어야 하는 것이라는 것을 강 조하였다. 2부에서는 용서의 과정에 관한 내 용으로 구성되었다. 용서의 단계에 대 해 설명하면서, 분노 인정하기, 분노의 깊이에 직면하기, 용서하기로 결심하 기, 상대방의 관점에서 보기, 긍정적인 감정, 사고, 행동 만들기, 이러한 용서 과정을 통해 감정적 감옥에서 해방하 면서, 진정한 의미에서 가해자를 용서 하기 등의 방법에 대해 다양한 사례와 연구들이 소개되어 내용을 이해하고 수용하기에 훨씬 용이하였다. 3부에서는 용서에 관한 심화과정의 내용들로 구성되었다. 

이 부분에서는 자녀에게 용서를 가르치는 방법에 관 한 내용이 특히 도움이 되었다. 아이들 과 부모의 용서에 대한 지각 차이, 이 야기를 통한 자녀의 용서 및 도덕성 개발 방법, 부모의 행동이 자녀의 용서 가르치기에 중요하다는 내용이 도움 이 되었다. 한편, 개인적으로 용서하기도 어렵 지만, 나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것 같았다. 그런데 마지막 부분에서 제시된 용서 구하기 의 내용은 관점의 변화 측면에서 내게 큰 의미가 있었으며, 용서하기, 용서받 기가 신뢰, 대화, 공정성 회복의 과정 을 거쳐 화해가 될 수 있다는 것도 알 게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용서는 미 덕이며, 선택이라는 개념은 익숙하지 않는 것 같다. 하지만 최근의 긍정심리 학 연구에서는 감사하기, 향유하기, 인 생 의미찾기 프로그램, 성격 강점 찾기 프로그램과 더불어 용서하기 프로그 램을 항상 포함시킨다. 용서하기 프로 그램은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고 지금 까지 용서하지 못한 대상이나 사건을 찾아 자신을 위해 의미있는 용서를 하 게하는 것이다. 또는 지금까지 자신의 잘못에 대해 용서를 구하지 못한 대상 을 찾아 용서를 구하게 하는 것이다. 

이러한 용서하기 프로그램을 통해 참 가자의 긍정 정서와 삶의 만족도는 증 가하고 부정정서는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책을 통해 나의 인생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었으며 나와 의미있는 타인 을 대상으로 한 용서하기 활동이 나에 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마지막으 로 "용서는 어쩌다 한번 하는 행위가 아니라 죽을 때까지 지속하는 습관이 되어야 합니다."라는 문구를 떠올리 면 이 책에서 제시된 용서하기와 용서 받기의 방법들을 일상생활을 습관으 로 만들어 가는 노력을 한다면 개인은 물론 사회가 좀 더 행복해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