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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음을 염하는 힘으로 옥중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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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15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09-06-07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교리/설화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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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심일화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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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21 10:04 조회 1,69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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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불교설화 (34회)

관음을 염하는 힘으로 옥중 벗어나
금오선사의 기도성취

현대의 대선사 금오(1896- 1968) 스님이 젊었을 때인 1920년대 초기, 스님은 당대의 선지식인 수월  스님을 뵙고 지도를 받기 위해 만주 봉천으로 향했다.

그런데 조선 땅과 만주 땅과 러시아 땅이 합해지는 회령 지방을 조금 지나 막 러시아 땅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마적 떼들이 어느 부잣집을 털다가 반 항하는 주인을 죽인 강도 살인 사건이 발생했다.

2자기 남편을 잃은 부잣집 안 주인 은 제정신이 아니었고, 범인 검거에 혈안이 되어 있던 러시아 경찰들은 불 심검문을 하다가 장비처럼 생긴 금오 스님을 체포하여 그 부인에게 보였다.

“이 사람이 그 마적 떼요?”

“그런 것 같아요, 마적 떼 대장과 비 슷하게 생겼어요.”

정신이 반쯤 나간 그 부인의 말 한마 디에 금오스님은 완 전히 범인으로 몰려 감옥에 갇히게 되었 고, 고문을 당하면서 자백을 강요받았다.

“나는 수도하는 승려이지 마적 떼가 아닙니다.”

그러나 러시아 경 찰은 믿지 않고 밤 낮없이 고문을 계속 하였다. 그러더니 며 칠이 지나자 고문을 중단하고 감옥에만 가두어 놓는 것이었 다.

‘웬일일까? 고문 도 그만두고 감옥에만 가두어 두다 니..’

- 이렇게 고민을 하면서 지내던 어느 날, 한국인 한 명이 그 감방에 들어왔 다. 학교 선생인 그는 산골짜기에 아 편을 심었다가 발각되어 잡혀 온 것이 라고 하면서 물었다.

“스님이 살인 강도의 누명을 쓰고 들어온 분입니까?”

“그렇습니다.”

“스님, 범인은 이미 잡혔습니다.”

“그런데 왜 나를 석방시켜 주지 않 는 거요?”

“아마, 이 감옥에서 나가기가 어려 울 걸요?”

“왜요?”

 


“우선 조선 사람은 나라가 없기 때 문에 일본 사람들이 힘을 써 주지 않 습니다.

설사 러시아 쪽에서 풀어 준다고 하 더라도, 조선 사람이 러시아 감방에서 죄없이 갇혀 있었다는 것을 구실로 일 본은 러시아에 보상을 요구합니다.

러시아로서는 공연한 말썽거리가 생 기는 것을 원치 않으므로, 차라리 감 옥에서 죽도록 내버려두는 것입니다. 거기다가 보복을 두려워한 그 부잣집 안주인이 돈을 써서 스님을 풀어 주지 못하도록 하였으니....”

‘큰일났구나. 이 감옥에서 살다가 죽어야 하다니 ! 이토록 난감하고 억울 한 일이 어디 있는가? 필경 불보살의 가피를 입어 탈출을 하는 수밖에는 딴 도리가 없겠구나.’

금오스님은 감옥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관세음보살을 부르기 시작했다. 참선도 화두도 그만두고 오로지 관세 음보살의 구원만을 갈구하며 부지런히 염불하였다.

사흘째 되는 날 밤, 어떤 사람이 철 창 바깥에 나타나 감방 안을 들여다보 며 주위를 살피는 것이었다. 보는 사 람이 없는 것을 확인한 그가 쇠창살 두 개를 잡고 쑥 뽑아 올리자, 쇠창살 이 그대로 빠져 버리는 것이었다. 그 는 뽑힌 쇠창살 사이로 고개를 들이밀 어 스님을 향해

‘씩 -’ 웃고는, 다시 쇠창살을 꼿아 놓고 사라졌다. 비몽사몽간에 이 일을 접한 금오스님은 자리에서 일어나 가

 


- 금오선사의 기도성취

운데 쇠창살 두 개를 뽑아 보았다. 이 상하게도 쇠창살이 쏙 뽑히는 것이었 다. 스님은 감방을 빠져나와 형무소 문 쪽으로 다가갔고, 때마침 문지기들 이 졸고 있어 몰래 기어 나올 수 있었 다.

이렇게 완전히 형무소를 탈출하여 달려가다가 다리가 아파 수수밭에서 쉬고 있는데, 갑자기 말을 탄 간수들 이 나타나 탈옥수를 찾는 수색을 시작 하는 것이었다. 스님이 다시 안전한 곳을 찾아 피해 가는데, 한 간수가 말 을 몰아 쫓아오더니 잡으려고는 하지 않고 묻기만 하는 것이었다.

“탈옥수 한 명이 지나가는 것을 보 지 못했소?”

“보지 못했는데요.”

“이상하다. 어디로 사라졌지?”

그는 더 이상 묻 지 않고 다른 곳으 로 달려갔다.

‘이것이 관세음보 살의 가피로구나.’ 스님은 불보살님 의 은혜에 크게 감 격하면서, 만주 봉천 의 깊은 산림 속 토 굴에 계신 수월스님 을 찾아가, 1년 동안 모시고 열심히 정진 하였다. 금오스님은 후일 후학들을 지도 하면서 그때의 일을 자주 들려주시고 이 렇게 말씀하시곤 했 다.

“참선하는 수좌도 가끔은 기도를 하는

것이 좋다.”

이 금오스님의 말씀처럼 참선 수행 자도 장애가 있으면 한바탕 기도를 하 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도를 하면서 원 을 새롭게 가꾸고, 가피를 입을 일이 있으면 가피를 받는 것이 좋다: 그리고 한 번의 기도로 모든 것이 다 해결되지 않을 때도 있을 것이다.

그때는 도심 에 걸림이 없을 때까지 거듭거듭 행하여야 한다. 누구 든지 갈등이 있으면 기도하라. 장애가 많고 공부가 잘 되지 않으면 기도를 통하여 거듭거듭 발심하라. 불보살님 께서는 틀림없이 큰 힘을 주실 것이 다.

-심일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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