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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인간의 육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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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17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12-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정성준 교수의 후기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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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정성준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정성준 교수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전임연구원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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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6 13:19 조회 2,92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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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와 인간의 육체
“반야, 방편 수행도의 극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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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의 발생지인 인도와 서남아시아지 역을 비교할 때 양 지역은 평면적으로 동 일한 문화와 종교를 공유한다. 고대로부 터 아리아인들이 인도를 침략할 때 양 지 역의 문화적 충돌과 융합은 지리적 여건 상 불가피한 현상이었다. 불교가 인도에서 사라지기 전 과거엔 가장 이질적인 양 종교가 인도에 공존한 시절이 있었다. 그 하나는 신본주의와 율 법에 의지한 종교이며, 다른 하나는 인간 의 지혜와 깨달음을 중시하는 불교이다. 두 종교가 보이는 이질적 소재들은 다양 하지만 인간의 육체에 대한 평가는 특히 큰 차이가 난다. 전통적으로 인간의 종교는 육신을 부정 해왔다. 

인간의 육신은 불완전하며 욕망 에 가득 차 있기 때문에 종교에 따라 육신 에 대한 자학과 희열을 성스런 행위로 치 부하는 사례도 흔히 존재한다. 인도인들 은 신들을 가정한 종교를 발전시켰다. 인 도인들은 수학과 논리학에 밝은 민족이 다. 만약 인간의 육체적 본성에 대해 더러 움과 욕망의 굴레를 씌우면 그 책임이 고 스란히 창조자에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때문에 인도인들은 인간 의 육신에 대해 신의 작품으로서 최대한 의 찬사를 보내지만 인간의 무지인 마야 가 육신의 신성함을 방해한다는 논리적 해명을 보인다. 반면 샘족의 종교는 인간육신을 여전히 부정하고, 율법과 신화를 통해 논리적 모 순을 극복하고자 하였다. 붓다는 연기와 무아설을 제자들에게 가 르쳤다. 

인간의 육신과 관련한 붓다의 가 르침을 모아보면 무명과 육신의 재탄생, 업과 윤회설이 대표적 예이다. 초기교설 은 업의 결과로서 윤회와 인간의 무상한 육신을 고(苦)의 현상으로 파악하였다. 붓 다는 무명과 모든 윤회의 현상에 대해서 달마(法)로 선언하고 이에 대한 긍정과 부 정의 판단을 중지하였다. 때문에 제자들 은 달마로부터 무명의 정신현상을 구분 할 능력을 갖게 되었다. 부파불교시대에 아비달마의 학파들이 성행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초기불교의 교설만으로도 인간 의 육신은 달마일 뿐이며 육신에 대한 인 간의 상상력이 인간의 육신을 욕망이나, 집착, 이기의 마음으로 볼 뿐이다. 부파불 교시대에 유행한 불전문학에 보살은 윤 회를 선택하여 중생세간에 전생(轉生)한 다고 설하였다. 

인도 후기밀교의 ‘비밀집회딴뜨라’는 만다라를 통해 인간의 지도를 완성하였 다. 인간이 지닌 근본원리와 정신, 육신의 모든 요소가 비밀집회딴뜨라 만다라를 통해 구현되어 있다. 만다라에는 붓다가 법신으로부터 수용신, 육신의 경계를 자 유롭게 드나드는 원리가 설해진다. 다른 시각에서 인간의 육신은 비밀집회딴뜨라 만다라의 또 다른 설계라 말할 수 있다. 만 다라의 본존은 아촉금강이다. 그의 용모 는 자비롭지 않고 인간의 감각과 유혹, 욕 망을 적극적으로 정복한 분노존이다. 그 분노는 지혜로부터 나오며 공성의 일체 지로부터 나온다. 

때문에 비밀집회딴뜨라 의 만다라는 인간긍정에 대한 최고의 종 교적 산물이다. 인간의 종교역사는 인간의 육신과 정신 을 억압한 시간을 보여준다. 서구의 경우 인간이 육신에 부여된 죄악과 해방의 철 학을 제시한 시간이 그리 길지 않다. 그러 나 석가모니붓다는 달마의 선언을 통해 인간의 육신은 무명과 근본적으로 무관 하다고 가르쳤다. 그리고 천여 년이 지난 후 비밀집회딴뜨라의 탄생은 인간의 본 성, 그리고 육신에 대해서도 법신으로서 우주본성에 대한 찬사와 긍정의 철학을 만다라를 통해 극적으로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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