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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와 핌피, 그리고 공동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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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16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11-0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지혜 서브카테고리 칼럼 지혜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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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6 11:58 조회 2,015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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님비와 핌피, 그리고 공동체 운명
“님비와 핌피는 집단 이기심의 발로” “운명공동체 위한 집단지성 발휘해야”

21세기 문명의 전환기는 인류에게 새 로운 사고를 요구하고 있지만 우리는 여 전히 산업화 시대의 산물인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라는 양대 사고의 틀을 탈피하 지 못하고 있다. 사회주의 종주국을 자처하던 옛 소련의 해체와 중국의 개혁개방 등으로 사회주 의가 몰락하고 자본주의 내지 시장주의 가 전 세계를 장악하다시피 했다지만 개 인과 공동체라는 갈등의 기본 성격에는 변함이 없다. 얼마 전 서울시 강서구의 특수학교 유 치를 둘러싼 갈등을 돌아보자. 장애인 교 육시설인 특수학교의 필요성을 부정할 사람은 별로 없다. 

하지만 이런 시설이 자 기가 사는 동네에 들어서는 데는 반대하 는 ‘님비’ 현상을 보여준다. 공동체의 이익 보다 집값 하락 등 개인들이 겪어야 할 피 해가 우선적인 고려 대상이다. 또 님비의 이면에는 산업단지나 위락시 설 등 이익이 되는 시설이라면 서로 유치 하려는 ‘핌피’ 현상이 있다. 님비와 핌피에는 남보다는 나를, 공동 체 보다는 개인을, 그리고 다른 집단보다 자기집단을 우선시하는 이기심이 작동하 고 있다. 인간의 본성과도 같은 이기심 앞 에 개인이냐 공동체냐 하는 이분법적 갈 등의 틀을 벗어날 제3의 길은 잘 보이지 않는다. 

문제 해결이 지지부진한 만큼 개인들의 고통은 끊이지 않는다. 장애인 자녀를 둔 어느 부모는 맞벌이를 해야 하는 상황임 에도 자녀를 돌보기 위해 생업을 포기해 야 한다. 자녀 본인도 일반 학생과 함께 어울리 는 것이 좋겠지만 왕따 우려 등 부담 때문 에 특수학교를 선호하는데, 마땅한 특수 학교에 들어가기가 하늘의 별따기라 아 예 학업을 포기하기도 한다. 문제 해결의 단초는 인식 개선에 있다. 장애인 시설의 경우 누구나 후천적인 사 고로 장애자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자각 할 때 타협의 가능성이 열린다. 유럽이나 일본에는 납골시설이 마을 한 가운데 위 치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시사하는 바가 많다. 별도의 혜택을 주는 방안도 효과가 있다. 핵 폐기장을 수용하면 적극 지원하 겠다는 정부 정책에 경주시가 적극 찬성 하고 나선 예도 있지 않은가. 

얼마 전 미국의 한 임상심리학자가 방 한하여 초청 강연을 가졌을 때, 명상 프로 그램이 사회문제 해결에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를 물어보았다. 그는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 이 두 사람 을 수행프로그램에 적극 초청하고 싶다 고 말했다. 누구나 수행에 참여하기만 하 면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과 더불 어 현실적인 어려움도 토로한 것으로 들 렸다. 문명사회의 변화는 보다 근본적인 발상 의 전환을 요구한다. 온난화로 인한 기후 변화와 그로인한 피해는 대표적인 인류 공동의 위협이다. 작은 이익을 놓고도 아 웅다웅하는 현실에서 어떻게 그렇게 거 대한 담론을 놓고 씨름하고 또 성공할 수 있겠는가 지레 겁먹는 이들도 있을 수 있 다.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 인류에게 남겨 진 시간이 별로 없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 모두가 공동운명체라는 인식이 자리잡을 수 있도록 집단지성을 발휘하여 사회경 제 시스템을 개선해 나가야 할텐데 준비 가 미흡하다는 진단이다. 

하지만 지금 포기하면 미래는 없다. 자 리이타의 상호의존을 일깨우는 불교의 연기(緣起)와 중도(中道)의 가르침이 지구 운명공동체를 잘 가꿔나가는데 일조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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