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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적폐(積幣) 청산을 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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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17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7-12-01 신문면수 4면 카테고리 지혜 서브카테고리 칼럼 지혜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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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봉래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김봉래 불교방송 보도국 선임기자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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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6 13:04 조회 2,931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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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적폐(積幣) 청산을 하려면…
“과거 평가, 현재 관점에 매몰되지 않아야” “근본적 적폐 해소 위해 자기 마음 맑혀야”

‘적폐청산’은 올해 우리 사회에서 가 장 회자된 말 가운데 하나일 것이다. 최 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따른 변화와 개 혁의 요구는 지난해 말 촛불시위로 봇 물처럼 쏟아진 것을 시작으로 올해 헌 정 사상 초유의 대통령 탄핵과 새 정부 출범을 이끌어 냈고, 지금은 적폐청산 이라는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적폐청산에 대한 시각은 사 뭇 다른 것이 현실이다. 적폐란 무엇인 가 하는 정의와 청산 방식에 대한 이견 이다. 여당을 중심으로 한 진보진영은 보다 진보된 민주주의로 가는 길이라 고 강조하지만 야당을 중심으로 한 보 수진영은 정치보복이라며 반발한다. 

영국의 역사학자 카(E.H. Carr)는 “역 사란 역사가와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 호작용의 과정이며, 현재와 과거 사이 의 끊임없는 대화이다”라고 말했다. 역사란 지나간 과거의 움직일 수 없 는 고정된 사실이 아니라 현재의 관점 에서 얼마든지 새롭게 조명될 수 있는 역동적인 사실이라는 주장이다. 카의 역사 해석은 사건들과 상황들 의 상호의존성에 주목한 것이다. 현재 의 입장이나 관점이 달라지면 과거에 대한 인식도 달라지고, 과거에 대한 해 석이 달라지면 현재의 상황에 대한 인 식도 달라진다. 

문제는 당대의 관점에 따라 역사에 대한 창조적 해석도 가능하겠지만, 어 떠한 역사관도 보편적 타당성을 갖기 어렵다는 측면이 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라고 하던가. 당대의 권력자는 자신이 가진 현재의 잣대로 과거를 재단하려는 유혹에 늘 노출된다. 역사가 편의대로 재단될 때 진실과는 더 멀어진다. 그러므로 권력자는 늘 자신의 기준 이 보편타당한지 늘 성찰할 필요가 있 다. 국민적 공감대가 약하면 사회의 화 합과 안정이 저해될 수 있고, 나라 전체 가 과거에 얽매여 미래 발전이 발목 잡 힐 수도 있다.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도 돌파구를 찾지 못한 채 여전히 부작용에 시달리 고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 맺은 위 안부 관련 합의도 국민적 공감대가 부 족했다는 지적에 따라 현 정부는 TF를 구성해 내용 전반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국제적 신뢰가 중요한데 어떻게 지혜롭게 풀어나갈지 궁금하다. 선불교에는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 作主 立處皆眞)이란 가르침이 있다. 있 는 곳마다 주인이 될 때 모든 것이 진 실하다는 말씀이다. 그러한 자유자재 한 삶은 맑은 거울과도 같은 자신의 본 래 깨끗한 마음, 즉 자성청정심(自性淸 淨心)을 회복할 때 가능하다고 한다. 이는 <금강경>의 머무름 없이 그 마 음을 내라고 하는 ‘응무소주 이생기심 (應無所住 而生其心)’의 가르침과도 맥 락이 통한다. 익숙한 관념에 안주하지 않을 때 늘 새로워질 수 있지, 그렇지 못하면 진실을 외면하기 쉽다. 불교는 자기를 깨끗이 할 때 세상도 깨끗이 할 수 있다는 ‘심청정 국토청정 (心淸淨 國土淸淨)’의 가르침도 준다. 

칠불통계(七佛通戒)에도 자기마음을 맑히는 ‘자정기의(自淨其意)’가 있다. 외 면에 앞서 내면의 적폐청산이 우선적 이며, 내면의 적폐를 해소해 나갈 때 진 정한 적폐청산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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