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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 가는데 필요한 건 오직 믿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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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129호 발행인 원송[서진업] 발간일 2010-08-08 신문면수 2면 카테고리 종단/신행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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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김은주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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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미디어커넷 입력일시 18-06-23 05:22 조회 2,532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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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글: 영화에서 불교보기 (12회)

극락 가는데 필요한 건 오직 믿음이다.

어느 스님의 법문에서 들은 이야 기입니다. 예전에 한 마을에 노파가 살고 있었습니다. 노파는 어느 날 시 주를 온 스님에게서 ‘나무아미타불’ 을 열심히 외우면 극락에 간다는 말 을 듣게 됩니다. 스님의 말을 철석같 이 믿었던 노파는 밤이고 낮이고 ‘나무아미타불’을 입에 달고 살았습 니다. 그러던 어느 날 노파는 자신이 열심히 외던 ‘나무아미타불’을 깜빡 잊어버렸습니다. 당황한 노파가 며느 리에게 내가 외던 게 무엇아냐고 물 었습니다.

그런데 평소 시어머니가 염불 외 는 소리를 시끄럽게 생각하고 별로 좋지 않게 여겼던 며느리는 시어머 니를 약올려줄 심산으로 ‘나무아미 타불’ 대신 ‘앞집 김염감’이라고 일 러주었습니다. 며느리의 말을 듣고 시어머니는 이제는 ‘앞집 김영감’을 입에 달고 살았습니다. ’ 나무아미타 불 ‘을 외우던 정성을 갖고 열심히 ’ 앞집 김영감 ‘을 외웠습니다.

그렇게 혈심하…:앞집 김영감’을 ’ '찾던 할머니?「어느 날 흘연히 죽음 ,으-을 맞게 됐슈니단,그런데 '할머니가 돌아가시자 할머니 집에는 방광이‘ 일어났다고 합니다. 방광이란 둥근 반원의 빛기둥이 생기는 것으로 깨 달음을 얻은 이의 징표이기도 합니 다. 그런 징표가 할머니에게서 일어 났던 것입니다. 결국 할머니는 자신 이 원하는 극락에 가게 됐음을 의미 하는 일화지요.

이 이야기가 전하는 의도는 ‘나무 아미타불’ 자체가 중요한 게 아니라 믿음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비록 할머니가 ‘앞집 김영감’ 이라고 얼 토당토않은 표현을 썼지만 할머니에 게는 극락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노 력이 있었기에 목적을 성취할 수 있 었던 것입니다. 이 얘기와 마찬가지 로〈도둑맞은 여름〉이라는 영화에 나오는 두 소년은 수영이나 달리기 등 10종 경기를 통해서 천국에 가려 고 합니다. 앞의 이야기와 마찬가지 로 종교다원주의를 표현한 뛰어난 영화였습니다. 종교에서는 방법이 중 요한 게 아니라 믿음이 중요하다는 진리를 참으로 깜찍하고 유머러스하 게 표현했습니다.

〈도둑맞은 여름〉은 미국 톱스타 벤 에플릭과 맷데이먼이 제작자로 참여한 아마추어 감독 등용문인 그 린라이트가 배출한 첫 영화입니다. 물론 이 영화를 맡은 감독 피트 존 스도 그린 라이트를 통해 메가폰을 잡게 됐고〈도둑맞은 여름〉은 그의 첫 작품입니다.

영화를 이끌어가는 소년은 피트라 는 이름의 8살짜리 소년입니다. 정말 귀엽습니다. 피트 역을 맡은 에이디 스타인은 밝은 표정과 특유의 진지 함, 그리고 자연스런 연기가 어울려 피트라는 인물을 완벽하게 창조해냅 ,니다. -

영화의 스토리는 참 재미있습니다. 시카고에 사는 아일랜드계 소년 피 트는. 학교에서 떠들다가 수녀 선생 님으로부터 지옥에 떨어질 거라는 꾸지람을 듣습니다. 지옥에 떨어진다 는 수녀님의 말을 철석같이 믿은 피 트는 자신의 절망적인 미래를 구원 할 방법으로 전도를 생각해냅니다. 성 베드로가 이교도를 전도해 구원 을 얻은 것처럼 자신은 유대교인을 전도해야 한다는 사명감에 사로잡힙 니다. 그래서 유대교 회당에 다니는 사람들을 카톨릭교로 전도하기 위해 유대교 회당 앞에서 공짜 레모네이 드를 나눠줍니다. 이 부분이 좀 웃겼 습니다. 종교적 지식이 부족한 어린 소년이 유대교 랍비를 상대로 전도 하려고 애쓰는 모습이 참 황당하면 서도 기발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허나 결코 이 장면이 황당한 모습 이 아니었습니다. 왜냐면 피트는 천 국이니 지옥이니 하는 데 확고한 신 념을 갖고 있는 데 반해 랍비도 그 렇지만 카톨릭의 신부님조차도 확신 은 없는 듯했기 때문입니다. 어른들 은 소년에 비해서 깊고 넓은 지식은 갖고 있을지 모르지만 정작 중요한 믿음이 부족한 모습이 곳곳에서 보 였습니다.

친구가 천국 가는데 영성체가 결 정적 역할을 한다고 철저하게 믿는 소년에 반해 정작 영성체를 관리하 는 신부님은 영성체를 한낱 음식으 로 여기는 모습이었으며, 랍비 또한 자신의 아들이 죽어 천국에 간다는 사실에 확신이 없었습니다. 이는 천 국을 믿는 소년과 극적인 대조를 이 뤘습니다.

그리고 피트는 마침내 자신의 믿 음을 전수할 대상을 찾아냈습니다. 랍비의 아들이지요. 이애는 백혈병으 로 죽을 날을 받아놓고 있는데, 자신 이 천국에 감으로써 부모님을 안심 시키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피트의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입니다.

피트는 백혈병 소년에게 10가지 과제를 제시합니다. 열 가지 과제를 완수해내면 영성체를 받게 되고 마 침내 하늘나라에 가게 된다고 꼬십 니다. 꼬시는 게 아니고 확신에 차서 설득합니다. 피터만큼이나 순 진한 어린 소년은 그 제안을 흔쾌히..보트이고 마침내 엉 뚱한 투:% 백혈병 소년 우.첪굮가기'프로젝트에 돌입 합니다.

그 10가지란 넓이 뛰기, 달 리기, 장애물 건너뛰기, 깡통 넘어뜨리기 뭐 이런 것인데, 수영이 마지막 관문입니다. 수 영을 잘 못하는 백혈병 소년 이 밤늦게까지 열심히 연습하 는 장면에서는 코끝이 찡해지 더군요. 천국에 가기 위해 열 심히 수영 연습하는 장면은 유머러스한 장면이지만 참 감 동적이었습니다.

이런 장면은 신앙의 본질을 보여주는 장면 같습니다. 형식 이 아니라 내용이 중요하다는 걸 보 여주는 것이지요. 달리기나 수영을 통해서도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중요한 건 형식이 아니 라 믿음이 라는 것입니다. 믿음이 확 고하다면 수영을 통해서도 천국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아이들은 천국에 대한 확 고한 믿음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 믿 음이 그들을 천국으로 인도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 랍비의 아들이 죽고 슬픔에 빠진 랍비를 피 드가 위로합니다. 랍비의 아들은 영 성체를 받았으니까 지금 분명 천국 에 있으니 너무 슬퍼하지 말라고요. 이 정도면 피트가 랍비를 전도한다 해도 이상할 게 하나도 없지요. 신앙 은 번잡한 지식이 아니라 믿음이라 는 메시지를 주더군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 영화의 압 권은 아이들이었습니다. 아이들이야 말로 부처의 경지에 가장 가까운 존 재라고 생각합니다. 편견이나 가치관 이런 게 끼어들기 이전 인간의 가장 건전한 상태를 보여주는 아이들이야 말로 우리가 추구해야할 목적지라고 생각합니다. 불교의 여러 수행방법인 참선이나 염불 이런 것도 따지고 보 면 이런 순수한 아이들의 상태에 도 달하기 위한 방편이 아닐까요. 이 영 화에 나오는 두 소년의 모습은 인간 의 가장 순수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이 영화는 종교니 메시지니 이런 걸 떠나서 귀여운 아 이들을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가치 가있었습니다. -김은주(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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