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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의 서(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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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20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8-02-28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정성준 교수의 후기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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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정성준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정성준 교수 동국대학교 불교학술원 전임연구원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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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17 11:14 조회 2,34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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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의 서(1)



불교가 서양에 소개된 것은 서구 열강 들의 식민지 정책에 의해 인도와 중앙아 시아 인근국가들의 고전들이 서구학계 에 알려지면서 비롯되었다. 종교와 철학, 문화의 상호이해를 위한 평화적 접근과 는 거리가 멀었던 과정은 수많은 불교유 물과 문헌들이 박물관 전시를 이유로 역 사적 고증 과정 없이 도굴꾼들에 의해 파 괴되고 반출되는 것이었다. 서양에 소 개된 불교문헌 가운데 시기적으로 이른 책 가운데 하나는 ‘사자의 서’이다. 1927 년 Oxford University Press에 의해 “The Tibetan Book of the Dead”란 이름으로 소 개된 책은 출판되자마자 서구인들의 큰 관심을 끌었다. 

근대 산업문명의 발전과 철학의 변동은 제1차 세계대전과 맞물려 서구 정신계의 큰 변화를 가져왔으며, 서 구의 전통종교에 대한 불신은 인간의 사 후에 대한 새로운 지식을 요구하고 있었 다. 한국에 ‘사자의 서’가 소개된 것은 1984 년 백봉초의 번역이 최초 아닌가 생각된 다. 당시 한국의 출판계는 종교, 철학, 정 신계와 관련해 많은 시험적 책과 지식들 이 쏟아져 나왔다. 서양이 전쟁 직후의 시 대적 방황 가운데 불교가 소개된 것처럼 한국도 격동의 시대 변화를 통해 새로운 정신계를 탐험한 것 아닌가 생각된다. ‘사 자의 서’가 출판된 시기에 석지현 스님의 ‘밀교’도 번역되었다. 필자가 밀교에 대한 궁금증으로 인해 당시 총지종 통리원을 방문하여, 종단에서 출판한 희귀 밀교서 적을 선물 받은 것도 그 시절이었다. 

‘사자의 서’를 처음 읽었을 땐 당시에 는 그 책이 제시하는 세계를 전혀 이해하 지 못했다. ‘사자의 서’는 불교의 세계관을 배경으로 저술된 것이며, 특히 인도 후기 밀교 시대의 심오한 비전이 담겨져 있다. ‘사자의 서’를 이해하려면 인도와 티벳불 교의 전체적 이해가 있어야 한다. ‘사자의 서’는 티벳어로 ‘바르도 퇴돌 첸모 Bardo Todrol Chenmo’라고 한다. 바르도는 중유 中有, 또는 중음中陰으로 번역되고, 퇴돌 은 ‘청음으로 인해 해탈에 이른다’는 뜻이 다. 첸모는 대본大本이란 의미를 갖는다. ‘사자의서’의 저자는 8세기 인도 우 디야나 출신의 빠드마삼바와 Padmasambhava로 알려져 있다. 

부왕인 인드라 부띠 Indrabhuti 왕은 자식이 없었으나 산 책중 화원의 연꽃에 어린아이가 떠받혀 있는 것을 보고 양자로 거두었다. 때문에 빠드마삼바와는 ‘연꽃에서 태어났다’는 뜻에서 연화생蓮華生 대사로 번역하기 도 한다. 인드라부띠와 빠드마삼바와 모 두 인도 밀교역사 가운데 중요한 인물로 평가된다. 인드라부띠왕은 ‘지혜성취집’ 에서 성불을 위해 공성의 이해와 오지五 智의 성취를 강조했다. 빠드마삼바와는 산따라끄시따를 도와 티벳에 불교가 전 해지는데 큰 역할을 하였다. 산따라끄시 따는 티벳에 불교의 계율과 경전을 전하 려 하였지만, 토착신을 믿던 정치세력의 방해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산따라끄시 따는 빠드마삼바와를 대동하여 티벳에 도착한 후 얄룽창포강을 일주일 동안 거 꾸로 흐르게 하는 등 수많은 기적을 보였 고, 티벳 토착신들을 굴복시켜 호법신으 로 인도하는 신통을 보였다. ‘사자의 서’는 티벳대장경에 수록되어 있는 고전이다. 티벳인들은 망자에 대한 사후 의식으로 49제 대신 ‘사자의 서’를 49일 일정에 맞추어 독송해 들려줌으로 써 망자가 해탈에 이르거나 왕생극락, 또 는 인간의 몸으로 환생할 수 있다고 믿는 다. ‘사자의 서’는 빠드마삼바와 생전에 출 판되지 않았다. ‘사자의 서’저술 시기는 8 세기경이지만 인간 세상에 책이 출현한 것은 14세기 까르마 링빠Karma Lingpa라 는 예지자에 의해 이루어졌다. 티벳불교 닝마빠의 매장보전은 불경이나 조사들 의 저술들이 몇 세기 지난 시절인연에 유 통될 수 있도록 하는 전통이다. 매장문헌 의 역사적 진위를 가리는 것은 사가들의 몫이지만 매장보전의 종교적 권위는 닝 마빠를 지탱해온 정신적 유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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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의 서’는 후기밀교를 구성하는 심 리학, 의학, 생리학과 더불어 ‘구사론’, ‘유 가사지론’에 담긴 불교의 세계관을 배경 으로 이루어져 있다. 후대의 학문적 분석 에 의해 매장보전의 시대적 배경이 8세기 후기밀교시대로부터 그리 벗어나지 않 는다는 사실은 놀라운 일이다. 사자의 서 는 크게 (i) 죽음에 이르는 과정; (ii) 중유가 성립되는 과정; (iii) 전생이 이루어지는 과 정의 세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자의 서 첫머리에는 삼보三寶와 법신, 보신, 화신 에 대한 예경으로 시작된다. ‘사자의 서’에 는 본론에 들어가기 전 삼계의 유정이 존 재하는 방식과 육체를 가진 유정으로 전 생하게 되는 원리와 과정, 그리고 전생과 죽음, 중유의 단계에서 해탈에 이르는 다 양한 방식을 일곱 가지의 사례로 요약한 다. 

‘사자의 서’에는, “능력이 뛰어난 요가 의 실천자들은 육체를 가진 채 해탈에 이 르며 생전에 수행을 완성한다. 능력이 뛰 어난 유가자들은 생전의 지도와 실수實 修로 사후에 중음의 과정을 경과하지 않 고 바로 해탈에 이른다”라고 설한다. 중 유를 거치지 않는 다른 해탈의 방식에 대 해서는, “생전의 인연으로 죽음의 찰나, ‘뽀와’를 기억하는 것으로 인해 해탈에 이 른다”라고 하였다. 뽀와법은 생전에 죽음 의 찰나에 해탈에 이르기 위한 관정과 특 별한 수행법이다. ‘사자의 서’에는 이외의 모든 유정들은 사후 반드시 중유의 과정 을 겪으며 이 과정에서 해탈에 이를 수 있 는 다양한 기회를 가진다고 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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