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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하(立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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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22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8-04-30 신문면수 10면 카테고리 문화 서브카테고리 절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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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 필자법명 남혜 필자소속 삼밀사 필자호칭 주교 필자정보 삼밀사 주교 남혜 정사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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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20 11:17 조회 2,317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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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하(立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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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밀사 주교 남혜 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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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하는 24절기 중 일곱 번째 절기로 양력 으로 5월 6일 무렵이고 음력으로 4월에 들 었으며, 태양의 황경이 45도에 이르렀을 때 이다. 입하는 곡우와 소만 사이에 들어 여름 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절후이다. ‘보리가 익을 무렵의 서늘한 날씨’라는 뜻으로 맥량 (麥凉), 맥추(麥秋)라고도 하며, ‘초여름’이 란 뜻으로 맹하(孟夏), 초하(初夏), 괴하(槐 夏), 유하(維夏)라고도 부른다. 입하(立夏)에 ‘들 入’자를 쓰지 않고 ‘설 立’자를 쓴 뜻에 대해 내린 해석들이 다양하 고 재미있다. “새 계절이 왔으므로 모든 것 을 다시 세우라는 것”이라 보는가하면, “피 동적이 아니라 스스로 당당하게 알아서 잘 선다는 뜻”, “그 다음 절기를 준비하기 위해 세월을 잠시 세우는 것”, “이미 있는 것으로 이동함이 아니라 준비해온 것이 새롭게 시 작되었다는 뜻” 등이라 풀이한다. 실제 ‘立’ 자는 두 팔을 벌린 사람(大)이 땅(一)을 딛고 서 있는 모습을 본 따 만든 글자이기도 하 다. 

입하 무렵이면 여름기운이 조금씩 일어 서는 시기라, 봄은 완전히 퇴색하고 산과 들 에는 신록이 일기 시작하며 개구리 우는 소 리가 들린다. 또 마당에는 지렁이들이 꿈틀 거리고, 밭에는 참외꽃이 피기 시작한다. 그 리고 볍씨의 싹이 트고 보리이삭이 패기 시 작한다. 현대인들이 ‘계절의 여왕’이라 부 르는 이 시절에 부처님은 이 땅에 오시고, 스님들은 여름안거에 들어간다. 불(佛)과 승(僧)이 법(法)에 따라 움직이니 삼보의 힘 찬 약동이 느껴지는 시기이다. 옛날 속담에 의하면, 입하 무렵에 한창 못 자리를 하므로 바람이 불면 씨나락이 몰리 게 되는데, 이때 못자리 물을 빼서 피해를 방지하라는 뜻으로 “입하 바람에 씨나락 몰 린다.”는 말이 있다. 겨울에 눈이 많이 오는 해는 목화가 풍년 든다는 뜻으로 “입하 일 진이 털 있는 짐승날이면 그해 목화가 풍년 든다.”는 말도 있다. 입하가 다가오면 모심 기가 시작되므로 농가에서는 들로 써레를 싣고 나온다는 뜻으로 “입하물에 써레 싣고 나온다.”라는 말도 있다. 

재래종을 심던 시 절에는 입하 무렵에 물을 잡으면, 근 한 달 동안을 가두어 두기 때문에 비료분의 손실 이 많아 농사가 잘 안 된다는 뜻으로 “입하 에 물 잡으면 보습에 개똥을 발라 갈아도 안 된다.”라는 말도 있다. 입하에 이팝나무는 그 꽃이 피운다. 이팝 나무는 본래 입하목이라고 부르던 것이 변 하여 이팝나무가 되었다. 꽃이 피면 흰색의 꽃잎이 네 개로 길게 갈라져 흰 쌀밥 같이 보이는 꽃이 나무를 뒤덮어 위에서 보면 잎 은 보이지 않고 하얀 꽃만 보인다. 그래서 ‘이팝’나무 또는 ‘쌀밥’나무로 불리게 되었 다는 설도 있다. 또 귀룽나무, 층층나무, 산 사나무 등의 하얀 꽃과 장미과의 황매화, 덩 굴장미, 찔레꽃, 해당화, 모과나무 등의 꽃 도 입하 절기 중에 핀다. 입하차는 입하에 맞추어 딴 찻잎으로 만 든 고급차이다.

 보통 곡우 때 찻잎을 따 만 든 세작이 가장 비싼 고급차로 알려졌지만 「동다송」을 저술하는 등 다도를 정립하여 한국의 다성(茶聖)이라는 추앙을 받는 초의 선사는 한국차의 경우 곡우보다 입하를 전 후하여 딴 차가 더 좋다고 평가하였다. 초의선사는 「동다송」 제14송 주(註)에서 “중국의「 다서」에 의하면 찻잎을 따는 시 기가 중요하여 너무 일찍 잎을 따면 차가 완 전하지 않고 때가 지나면 다신(茶神)이 흩 어지기 때문에 곡우 전 5일이 가장 좋고 곡 우 후 5일이 다음이며 이후 5일이 또 다음이 라고 하였다. 그러나 경험에 따르면 조선 차 의 경우 곡우 전후는 너무 이르고 입하 전후 가 적당한 시기다.”라고 설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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