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게 다 전생의 빚이니까 ‘참회해라’
페이지 정보
호수 226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8-08-30 신문면수 7면 카테고리 자석사 설법/신행담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리라이팅=황보정미 리라이터 황보정미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21 05:14 조회 3,465회본문
우금란 교도
총지종에 입교한 지 40년이 되었다 고 하니 굉장히 오랫동안 열심히 다닌 것처럼 느껴질 수 있지만 부끄럽게도 그러지는 못했습니다. 몇 년 동안 쉰 적 도 있고 오다가 안 오다가 하던 때도 많 았습니다. 다른 종교나 절에도 많이 기 웃거렸습니다. 그러나 어쩐 이유에서인지 다른 절 이나 종교에 마음을 붙이려고 할 때면 괜스레 마음이 불안정해지고 심경이 불안해지곤 했습니다. 결국에는 총지 종으로 돌아왔지요. 기억을 되짚어보 면 평온했던 순간은 늘 총지종에 있었 을 때뿐인 것 같습니다.
입교 동기는 하나뿐인 우리 아들에 대한 걱정 때문이었습니다. 아들이 4살 즈음에 군인아파트로 입주를 했는데 이웃에 중학교나 고등학교에 다니는 남자아이들이 유난히 많았습니다. 그런데 이 아이들은 하나같이 사고 뭉치에 말썽꾸러기들이었습니다. 얼 마나 사고를 많이 치는지 경찰들도 아 파트 단지에 자주 들락거리고 엄마들 이 학교며 파출소며 불려가는 일도 참 잦았습니다. 늘 속이 상해서 속이 문드 러져가는 이웃을 보고 있노라니 남의 일 같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도 하나뿐인 아들이 어긋 난 형들을 보고, 닮게 될까봐 걱정이 이 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들 걱정을 하며 온천장에 볼일을 보러 가는 길에 동네 아는 아주머니를 만났습니다.
평소의 고민을 털어놓은 것도 아닌데 갑자기 절 하나를 소개해 주고 싶다고 하였습니다. “49일 불공이라는 게 있는 데 그게 참 좋다더라. 조상 불공도 해주고, 별의 별 것을 다 해주는 데 그게 다 도움이 된다 더라.” 그렇게 총지종과 인연이 닿게 되었 습니다. 아이들이란 으레 주위를 보면 서 영향을 받고 자라기 마련인데, 하나 뿐인 아들이 바르게 자라길 바라는 마 음 하나로 정성을 다해 불공을 드렸습 니다. 진심이 닿았는지 아들은 정말 교 과서처럼 자랐습니다. 조금의 일탈도 없이, 아주 반듯하고 똑바르게 성장했 습니다.
바르게 커가는 아들을 볼 때마다 부처 님께 참 고맙고 또 고마웠습니다. 아들이 고등학생이 되고 입시를 앞 두고 있을 때에는 평소보다 더 공들여 불공을 드렸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 아서인지 첫 시험에서는 흡족한 결과 를 얻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재수를 결 정했습니다. 재수라는 게 말처럼 쉬운 게 아니었 기 때문에 가족 전체가 겁을 먹었던 기 억이 납니다. 공부를 대신 해 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저는 아들을 위해 더 절 절한 마음으로 불공을 드리고, 삼시세 끼를 잘 챙겨주는 것 밖에 할 수 있는 게 없었습니다. 다행히 아들은 1년을 지친 기색 없이 잘 견뎌주었습니다. 마침내 서울대학 교 공대 합격 소식을 들었을 때는 정말 기뻤습니다. 지금 아들은, 학교 연구실 에서 학자로 일하고 있습니다.
같은 공 부를 하는 친구를 아내로 맞아, 알콩달 콩 재미나게 살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제가 바라던 복이 모두 이루어진 것입 니다. 한 때, 건강 때문에 앞이 캄캄해진 적 이 있습니다. 간이 나빠져서 병원에 갔 는데, 의사는 희망이 없다고 포기를 하 라는 식으로 진단을 내렸습니다. 간경 화까지 오고, 생활을 제대로 할 수 없을 정도로 힘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당시 에는 종교 활동을 열심히 하지 않았던 때였습니다. 정말 부처님의 은덕이라는 게 있다면 건강이 되찾아질 것이고, 그런 게 없다 면 될 대로 되라는 불량스러운 마음으로 염주를 돌렸습니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간의 건강이 돌 아왔고, 그 일로 인해 저는 부처님에 대 한 믿음의 확신을 더욱 굳게 가질 수 있 게 되었습니다.
지금도 저는 어딜 가나 나이에 비해 무척 건강하다는 말을 꼭 들을 정도로 건강에 자신이 있으니 이 것 역시 부처님 덕입니다. 어느 날 편도선이 몹시 안 좋을 때 절 에 가니 나이 든 보살님 한 분이 물었습 니다. “누구를 원망하고 있나?” 차마 아무도 원망하지 않고 있다는 말은 나오지 않았습니다. 살다보면 누 군가를 원망하게 되는 일이 늘 생겼기 때문입니다. “그게 다 전생의 빚이니까, 참회해 라.” 나이 든 보살님은 이 말을 남기고는 유유히 사라졌습니다. 그래서 빚을 갚 는다는 심정으로 참회를 하고 나니 심 하게 부었던 편도선이 빠르게 회복되 었습니다. 그 후로 여태껏 목에 탈이 난 적이 없는 걸 보니 정말이지 참회의 힘 이란 대단한 것 같습니다.
남들이 말하길, 우리 가정은 아주 모 범적이고 화목하고 행복한 집이라고 들 합니다. 이런 말을 들을 때마다 정말 감사하기도 하고, 감회가 새롭습니다. 제가 불공으로 서원하는 것은 바로 건 강한 가족 그리고 모범적이고 화목하 고 행복한 가정이기 때문입니다. 아무런 풍파도 겪지 않은 것처럼 보 일지 몰라도 돌아보면 숱한 위기를 부 처님 덕으로 수월하게 이겨낼 수 있었 습니다. 모든 것이 다 부처님 가피라고 믿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항상 염주 를 돌릴 때마다 되풀이하여 말합니다. ‘부처님, 다 잘 되게 해주셔서 감사합 니다.’ 서원당을 나설 때는 꼭 돌아서서 한 번 더 서원합니다. ‘건강하게 해주세요, 감사합니다.’ 고마운 부처님의 은덕을 많은 보살 님들도 입으시길 한마음으로 서원합 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