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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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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26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8-08-30 신문면수 12면 카테고리 러시아 문화탐방 서브카테고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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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이상록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정각사 교도 이상록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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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18-06-21 05:32 조회 3,69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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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트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

처음이자 마지막일 될 수도 있고, 시 작점이 될 수도 있는 아들과의 여행. 어릴 적 축구 선수가 꿈이었고, 지금 도 축구를 좋아하는 둘째 아들과 러시 아 여행을 떠났다. 러시아는 여름은 습기가 없어 건조 해 좋고(우리나라보다 온도가 낮다) 겨 울은 바람이 한국보다 덜 해 오히려 덜 춥게 느껴져 여행하기 좋다. 그렇지만 이왕이면 하얀 눈 덮인 모스크바의 겨 울 여행을 추천하고 싶다. 꼭 필요한 러 시아 단어 몇 자를 외워보니 입에 잘 붙 지 않는다. 고마워-빠칼스땅, 땡큐-스 빠시바(욕 하는 것 같네), 아침인사-드 부러 웃더라 화장실-뚜알렛 등등… 



아들과 함께 출발 


출발하는 날, 일행들은 자주 만나는 허물없는 사이라 괜찮았는데 아들은 서먹해했다. 상트페테르부르크 공항 을 거쳐 PARK INN 호텔에서 이틀을 머 물게 되었다. 밤늦게 잠깐 나가서 바람 쐬고 온다 는 아들이 4시간이 지나도 돌아오지를 않아 여기저기를 찾아다니다가 호텔 빠에서 만나게 되었다. 청춘 남녀들이 꽉 차있고 흥겹게 젊음을 나누고 있었 다. 아들 말에 의하면 일찍 일어나려 했 는데 주문한 요리와 술이 늦게 나오면 서 지체가 되었다고 한다. 

일행 남자분 들이 아버지 자리를 대신한 아들의 서 먹함을 인생 선배로서 편안하게 풀어 주려고 아들을 위해 마련했던 자리였 다. 나중에 가이드한테 들은 이야기지 만 이곳은 음식 주문을 하면 많이 느리 게 나온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 가이드 들은 미리 시간을 예약해 놓고 음식 나 올 때 바로 계산을 끝내야 식사가 끝남 과 동시에 이동할 수 있어 일정에 맞출 수 있고 여행 스케줄에도 지장이 없다 고 했다. ‘빨리 빨리’가 일상화 된 우리 와는 전혀 다른 이야기이다. 



안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다 


우리보다 시차가 늦고 위도가 높아 밤 11시가 지났음에도 해가 지지 않아 밖이 환하다. 새벽 2시가 되어서야 어 둑해졌으며 3시가 되니 벌써 동이 트기 시작했다. “아! 이것이 말로만 듣던 ‘백 야’구나.” 여름에는 이처럼 밤이 짧고 대신 겨울에는 밤이 무지 길다고 한다. 7시 조식 후 에르미타쥐 겨울궁전 박 물관(세계 3대 박물관)을 관람했다. 안 에 들어서자 황금빛 궁전의 화려함에 도취되어서 눈을 뗄 수 없었다. 특히 날개를 펴고 있는 황금 공작새와 많은 명화들, 5개 건물로 이어진 생동감 있 는 아름다운 궁전광장 등 내가 본 파리 루브루 박물관 보다 감동이 크다. 상트 페테르는 4개의 운하로 분리된 계획에 의해 세워진 공업도시이며 러시아에 속한 유럽이다. 

도시 전체가 박물관 같 은 로마에 버금가는 도시로 인구 모두 가 도심에 모여 있고 5명중 1명은 교육 과 관련하여 종사하며 지금은 러시아 의 제2의 수도이다. 유럽을 공부한 표 트르 대제에 의해 유럽과 가장 가까운 늪지대인 이곳에 상트페테르부르크 가 세워졌다고 한다. 예술, 문학, 음악 의 도시이며 문화적 보물이 많은 곳으 로 러시아의 위대한 시인이자 소설가 인 푸시킨의 제2의 고향이라고 한다. 우리에게 익숙하게 다가왔던 시. ‘삶 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 여워 하지 말라....’ 라는 싯구가 생각났 다. 

거리에는 인형 같은 금발 미녀들이 많아 눈길이 자주 갔다. 정말 이쁜 인 형과 똑같이 생겼다. 매력적인 건축물 들은 독특한 비잔틴 양식으로 각양각 색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는 날씨 탓에 일년 중 90일, 4일에 한 번 정도 햇빛을 볼 수 있어서 문학 작품들이 서정적이며 우 울하다고 한다. 러시아 속담에 ‘안되는 것도 없고 되는 것도 없는’ 양면의 도 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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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의 진주, 분수조각공원 


이튿날에는 표트르 대제의 별궁인 여름 궁전을 관람했다. 황제들의 여름 별장으로 러시아의 베르사이유 궁전 이라고도 한다. 옆에는 큰 정원이 있는 데 페트로드보레츠 정원이다. '표트르 의 궁전' 또는 '페트로 드보레츠'라는 이 름의 여름 궁전 옆에 자리 잡은 대규모 정원은 1704년 표트르 1세가 처음으로 구상하여 1712년부터 1725년까지 13년 간 조성한 네덜란드식 바로크 양식으 로 설계된 상징적인 정원이다. ‘예술의 진주’라고도 불리는 아래공 원은 갖가지 분수와 가로수길, 소궁전 등이 야외 조각 전시장 같은 아름다움 을 뽐내고 커다란 대분수가 자리하고 있는데 이 대분수는 운하까지 이어져 핀란드만으로 흘러들어가며 배들이 도착하는 해변까지 연결되어있다. 

황금빛 남자 조각상들이 분수대와 함께 이어진 산책길은 더운 여름날을 시원하고 아름다운 길로 인도했다. 일 주일에 한번 씩 말을 탄 근위대의 퍼포 먼스와 퍼레이드를 볼 수 있으며 이것 은 세계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있다. 여름 궁전 건너편엔 우리 대한민국 월드컵 대표팀 베이스캠프가 마지막 단장을 하고 있었다. 승리를 위해 합장 하며 아들과 손으로 v자를 만들며 축원 했다. 다음 여정은 성 이삭 성당. 러시아 정 교회의 내부 모습은 로마 베드로 성당 을 본 따서 지은 것으로 성가대의 노래 소리와 기도하는 모습, 파이프 오르간 과 높은 천장의 돔 장식, 그림, 웅장함 과 예술품들이 숙연함을 느끼게 했다. 

이곳을 나와서 푸시킨 동상이 있는 예 술광장과 최대 번화가 네프스키대로 를 천천히 이야기를 나누며 웃고 사진 도 찍으면 여유를 부렸다. 피의 구원이 라는 카잔 성당은 내부보다 외부가 오 히려 더 화려했으며 근대에 지어졌다. 네바 강을 배경으로 아기자기 꾸며 진 레스토랑의 현지식은 보드카와 어 울렸다. 이틀 여정으로 본 상트페테르 부르크의 아름다움은 네바 강 유람선 탑승으로 이국적인 건물들이 파스텔 색으로 가슴에 담겨졌다. 시원한 바람과 함께한 유람선 탑승 을 끝으로 모스크바로 가기위해 기차 를 타야했다. 

엄청난 인파로 떠밀리다 시피 하며 움직였다. 가이드는 연신 이 곳의 마술사 같은 손재주를 가진 소매 치기를 조심하라고 신신당부했다. 역 간판이 ‘모스크바 역’이라고 쓰여져 있 다. “아니 왜?” 역 이름이 출발지 역명 을 쓰는 것이 아니고 도착지 역명을 쓴 다고 가이드가 설명해 주었다. 모스크 바까지 4시간이 소요되며 삽산 열차 편으로 모스크바를 향해서 출발했다. 삽산(SAPSAN)은 러시아어로 ‘매’라는 뜻으로 모스크바~상트페테르부르크 600KM 구간을 직통으로 운행하는 고 속 열차이다. 

삽산 열차 내부는 한국의 KTX와 비슷하며 깨끗한 시설, 넓은 좌 석과 식당 칸이 좋아 쾌적했으며 우리 일행은 보드카와 먹거리를 꺼내 먹으 면서 이야기꽃을 피웠다. 모스크바를 만나러 가는 기차 여행길은 하얀 머리 의 설레임으로 다가왔다. 모스크바에 대한 사전 지식이 하나도 없이 과연 그 곳은 어떤 곳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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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붉은 광장 


러시아의 심장 붉은 광장. 붉은 광장 은 국립역사박물관과 굼백화점 및 양 파머리 모양의 바실리 사원에 둘러싸 여 있는데 전에는 시내 중심부에 있던 시장이었다. 끄라스나야 쁠로샤지, 즉 현재는 ‘붉은’으로 해석되는 이 광장의 명칭은 고대 러시아어로는 ‘아름다운, 예쁜’이라는 뜻이었기 때문에 본 의미 는 ‘아름다운 광장’이었으나 많은 이들 은 메이데이와 혁명 기념일에 붉은색 의 현수막이 국립역사박물관과 굼백 화점의 벽에 걸리고, 사람들도 붉은 깃 발을 손에 들고 있어서 광장이 온통 붉 은색이 되었다는 데서 그 명칭의 유래 를 찾기도 한다. 붉은 광장 주변에는 아 직도 살았을 때의 모습 그대로 누워있 는 레닌의 묘, 앞에서 언급한 불균형 속 에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성 바실리 사원 등이 있다. 아들도 붉은 광장을 보며 한 참이나 생각에 잠겨 멍하니 서 있었다. 아들과 서서 한 바퀴 돌아보니 파노라 마 같이 눈에 많은 것들이 들어온다. 색 깔 줄이 있는 알사탕 같고 아이스크림 같은 각양각색의 조화로움이 묻어나 는 바실리 성당의 외부는 부조화 속의 조화로움과 무질서의 질서를 보이고 있다. 지붕들의 높이, 위치, 색깔이 다 른데도 하나같은 아름다움이 있는 바 실리 성당은 타타르족 지배에서 벗어 난 기념으로 지어졌다고 한다 이어서 지구촌에서 최고의 명품만 취급하고 관세가 엄청 높은 국영백화 점인 굼 백화점, 붉은 벽돌의 큰 박물 관, 레닌 묘, 붉은 광장 내부엔 크레믈 린 대통령 집무실, 이반 대제의 종루, 황제의 종, 황제의 포, 우스펜스키 사원 과 성 테고지 성당을 구경했다. 모두 황 색 뾰족한 지붕들이 있어 시선을 끌었 다. 크레믈린은 러시아어로 '요새'를 의 미하는데 15세기의 장대한 교회와 더 불어 대통령의 집무실의 다양한 건축 물이 있는 곳이다. 모스크바 거리가 시작되는 제로 포 인트엔 동전 던지는 사람, 줍는 사람들 의 표정이 재미있다. 여기도 월드컵 마 무리로 분주하다. 모스크바 시내는 월 드컵 준비를 곳곳에서 하느라 차량이 통제되는 경우가 많았다. 가이드가 말 하기를, 여기는 보행자 우선이 아닌 차 량 우선이고 달리는 차안에서 일어서 움직이는 게 보이면 기사가 야단치며 경찰서까지도 보내진다고 한다. 안전 운행이 서로에게 좋은 게 아닌가 싶다. 한국 가면 시작될 월드컵과 관계된 곳 이라 관심이 있어 더 새롭게 보였다. 뒷 자석에 있던 아들이 ‘엄마!’하고 부르는데 돌아보니 인상이 일그러져 있었다. 오줌을 참다못한 아들은 식은 땀이 맺혔다. 점심 때 일행들이 권한 맥 주 때문인 것 같았다. “자연현상인데 우짜겠노. 아들아! 까만 비닐 봉지 줄 까?” 하니 머리를 절래 절래 흔든다. 가 까운 거리임에도 차량들이 많이 밀려 서 움직임이 없다. 그리고 모스크바에 서는 가는 도중에 아무데나 차를 댈 수 도 없단다. “엄마! 엄마!” 말을 못 잇는 아들이 “엄마! 손 좀! 손 좀!” 하길래 손 을 내어줬더니 꽉 잡은 두 손에 땀이 흥 건했다. 순간 발휘한 나의 차시법! 역 시 우리 관세음보살님의 빽으로 차가 금방 빠져 목적지에 도착했다. 아들에 게는 좋은 경험과 큰 힘이 되어준 엄마. 가슴깊이 남겨질 비타민 같은 삶의 활 력소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지하철 역사관광 탑승을 위해 에스 컬레이터를 탔다. 1분에 한 대씩인 지 하철은 지옥철이라 이름하여 수직에 가까운 경사와 끝이 안 보이는 깊이의 지하 공간에는 천정과 벽에 역사를 간 직한 작품들과 상데리아 등이 있었다. 그럼에도 기분은 마치 청룡열차를 타 고 내려온 느낌이었다. 지하철역에서 나와 ‘백조의 호수’의 배경이 되는 공원을 산책했다. 그리고 참새언덕(레닌언덕)에 올랐는데 이곳 은 모스크바 시가지와 모스크바를 관 통하며 흐르는 모스크바 강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명소이다. 러시아 혁명 후에 레닌언덕이라 하여 국가적 영웅의 이름을 붙였으나 다시 참새언 덕이라는 원래의 이름으로 불리기 시 작했다. 러시아의 대문호 톨스토이의 《전쟁과 평화》에 나폴레옹이 이곳에 올라서 모스크바 시내를 내려다보는 광경이 묘사 되었을 만큼 예로부터 이 곳에서 보이는 풍광이 아름답기로 유 명한 곳이다. 해발고도는 220m정도의 야트막한 언덕에 불과하지만 모스크 바 시내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풍 경을 감상하기에는 적합하여 관광객과 시민들이 사랑하는 곳이라고 한다. 우주박물관에 가서는 은하철도 999 를 부르며 관람했다. 미국을 능가하는 우주강국이며 우리나라 우주선 나로 호도 러시아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6시간 마다 일기변화가 있다는데 우리 는 춥지도 덥지도 않은 러시아 여행을 하는 것 같아 관세음보살님께 감사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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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벼룩시장, ‘이츠마일로브’ 


모스크바에서의 2일째, 노보대비치 수도원과 이츠마일로브 벼룩시장 구 경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노보 데비치 수도원은 러시아의 유명인사 들이 잠들어 있는 곳인데 16세기에 바 실리 3세가 모스크바와 스몰렌스끄의 연합을 기념하여 건설한 것이 노보데 비치다. 다섯 개의 돔이 있는 스몰렌스 끼 사원과 종루 등 노보데비치 수도원 에 있는 건물들은 모두 16~17세기 러시 아 건축을 대표하는 것들이라 할 수 있 다. 이곳에서 또 한가지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고골리, 체홉, 마야콥스키, 스 타니슬랍스키 등 유명인들과 크렘린 성벽에 유회나 유골이 묻히지 못했던 흐루시초프가 묻혀있는 묘지이다. 이츠마일로브 벼룩시장에서는 고치 구이 등 러시아 특유의 음식을 즐겼으 며 쇼핑도 즐겼다. 우리나라 벼룩시장 보다는 규모가 작았지만 목조건물의 상가가 특색 있었으며 여러 가지 러시 아 특산물 등 자질구레한 것들을 팔고 있었다. 상인들은 매우 친절했으며 가 격도 저렴한 편이었다. 일행 중 여행사 운영하시는 분이 있 어 걱정 없이 즐겁게 무사 완주를 함에 아들과 함께 감사함으로 여행기를 마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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