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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부처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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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94호 발행인 우인(최명현) 발간일 2024-05-01 신문면수 8면 카테고리 밀교 서브카테고리 남혜정사의 위드다르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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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명 - 필자법명 남혜 필자소속 - 필자호칭 정사 필자정보 - 리라이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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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4-05-03 14:01 조회 899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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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부처님처럼

책장에 꽂혀있는 책들을 훑어보다 장 피에르 카르티에와 라셀 카르티에 부부가 쓴 <농부 철학자 피에르 라비>가 눈에 들어왔다. 내가 혼자 불공을 하거나 수행을 하기 전 잠시동안 관법을 할때 어떻게 관법을 해야 하는지 내게 영감을 준 책이다.


책의 내용 중 “숨을 쉴 때마다 매번 당신은 수십억 개의 원소를 들이마신다. 그중 몇백만 개의 원소들은 수명이 아주 긴 아르곤 가스 원소들로 몇 초 뒤에는 당신이 내쉬는 숨과 함께 밖으로 나와 대기 중에 흩어진다. 그것들은 아주 오랜 세월 그런 식으로 인간의 몸을 드나들었다. 지금 당신이 들이마시는 공기 속의 어떤 원소들은 부처나 예수의 코 속으로 들어갔던 것도 있고 한때 동굴에 사는 원시인의 폐 속을 방문했던 것도 있다.”라는 구절이 있다.


이 구절을 읽다 부처님과 내가 2,500년의 시간을 뛰어넘어 같은 공기를 들이마시고 있다는 생각에 온몸에 전율이 일어났었다. 그 후로 혼자 수행을 하기 전, 눈을 감고 내 앞에 부처님이 앉아 있고 함께 숨을 들이마시고, 함께 숨을 내쉰다고 관하며 삼밀관행 수행을 시작한다.


불교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이해하여 실천으로서 깨달음에 이르는 종교이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4단어로 ‘신해행증(信解行證)’이라고 한다. 그렇다면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가르침의 핵심은 무엇일까? 부처님께서 출가 후 6년 동안의 고행을 거처 보리수나무 밑에서 선정수행으로 깨달으신 내용은 ‘연기(緣起)’이다. 부처님의 깨달음의 순간을 『자설경(自說經, Udana)』에서는 “일구월심 사유하던 성자에게 모든 존재가 밝혀진 그 날, 그의 의혹은 씻은 듯 사라졌다. 연기의 도리를 알았으므로.”라고 표현하고 있다.


부처님께서는 연기에 대해 “이것이 있으면 그것이 있고, 이것이 생기기 때문에 그것이 생긴다. 이것이 없으면 그것이 없고, 이것이 멸하기 때문에 그것이 멸한다.”라고 말씀하셨다. 즉, 연기란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우주의 존재 원리로 “상호 의존관계를 가지며 일정한 조건에 의해 변화해 가는 현상”이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이다.


부처님께서 깨달으신 연기의 이론은 너무 추상적이고 이론적인 내용이라 부처님 시대의 사람들이 이해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연기의 이러한 어려움을 부처님께서는 『상응부경전(相應部經典, Saṃyutta Nikāya』에서 “세상의 상식을 뒤엎는 그것. 심심 미묘하니 어찌 알리오, 격정에 메이고 무명에 덮인 사람은 이 법을 깨닫기 어려우리라.”고 하셨다.


이러한 어려움으로 부처님께서 세상사람들에게 깨달으신 연기의 이치를 설하는 것을 주저하셨다. 이에 범천이 부처님의 마음을 알고 급히 부처님 앞에 나타나서 “세존이시여, 원컨대 법을 설하시옵소서. 이 세상에는 눈이 티끌로 가려짐이 적은 사람도 있습니다. 그들도 법을 듣지 못한다면 망하지 않겠나이까? 그들은 법을 듣는다면 필시 깨달음에 이르오리다.”며 부처님께 설법을 권하였다.


부처님께서 다시 한번 세상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시고, 못 속에는 온갖 빛깔의 연꽃이 핀다. 아직 흙탕물 속에 잠겨 있는 것도 있다. 그러나 어떤 것은 수면 위에 고개를 들고 아름답게 피어 있다. 진흙 속에서 나왔으면서도 그것에 조금도 물들지 않은 채 아주 맑은 꽃을 피운다. 그것과 같이 세상 사람들도 가지각색임을 관찰하신 부처님께서는 마침내 설법을 결심하시게 되셨다.


그리고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내용인 연기의 이치를 어떻게 하면 세상 사람들이 보다 쉽게 이해하고 알아차릴 수 있을까 고민하셨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이론적이고 추상적인 연기의 이론을 실천적이고 수행적인 방법으로 만들어 내셨다. 그것이 바로 사성제, 팔정도, 37조도품이다. 그리하여 부처님께서는 다섯 비구에게 사성제 팔정도로 초전법륜을 굴리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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