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밀법도량다운 이름의 삼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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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35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9-06-01 신문면수 6면 카테고리 종합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박재원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박재원 기자=부산 삼밀사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2-11 18:59 조회 5,566회본문
설움의 영도와 삼밀사의 시작
삼밀사(三密寺)(주교:묘홍 전수)는 부산 영도에 있다. 행정구역상 정확한 표현은 ‘영도구’이지만 영도구 보다는 ‘영도다리’를 건너야 닿을 수 있는 섬, ‘영도’가 왠지 익숙하다. 6-25 전쟁을 전후 해서 수많은 피란민들이 임시 수도인 부산에 몰려들면서 망향의 설움을 대변하는 장소가 되어서 일까. 살기 위하여 남쪽 피난지로 몰려왔던 사람들에게 ‘영도다리’는 “헤어지면 부산 영도다리에서 만나자.”라는 말이 돌 정도로 새로운 만남과 희망의 장소가 되기도 했고, 한편 고달픈 삶에 지쳐 희망 줄을 놓아 버린 사람들과 전쟁통에 가족을 다 잃은 사람들이 차가운 바다 속으로 몸을 던졌던 눈물의 난간이 되기도 했다. 그나마 의지할 곳 없는 사람들의 마음을 보듬어 어루만져 준 곳이 아마도 부처님 사원이었던 것 같다. 삼밀사도 일찍이 이곳에 뿌리를 내렸다. 정각사에 계시던 의강 대법사님이 주교로 오시며, 밀법도량의 문을 열었다. 총기 10년1981년)9월25일이다.
삼밀사에 가려면 큰길에서 큰숨을 한번 쉬고 출발해야 한다. 첫 번째 왔을 때 는 어디인지 모르고 정처 없이 올라오다 삼밀사를 마주했다. 그렇게 긴 거리는 아니지만 단숨에 올라올 만큼 그 경사가 만만치가 않았다. 두 번째 올 때는 마음 단단히 먹고, ‘가봅시다.’ 혼자 중얼 거리며, 다리에 힘을 바짝 주고 올랐다. 입구에 커다랗게 三密寺 간판이 눈에 띄었다. 이 사원의 이름은 왜 삼밀사일까 생각이 들었다.
삼밀은 부처와 같아지는 수행
현교에서는 중생의 몸과 입과 마음으로 짓는 활동을 삼업 (三業)이라고 하지만, 밀교에서는 중생의 삼업이 부처와 같아지는 수행을 한다고 하여, 업 (業)이라는 말 대신에 밀(密)이라는 말을 사용 하여 삼밀(三密)이라 한다. 그래서 몸으 로 행하는 짓을 신밀(身密), 입으로 행하 는 짓을 구밀, 마음으로 행하는 짓 을의밀 (意密)이라고 한다.
삼밀사와 인연을 맺는 동시에 부처의 세계로 들어왔음을 알아챘다. 삼밀사에 다다르기 위해서는 저 아래 큰 길부터 신구의를 총동원해 ‘짓’을 해야 쉼게 오를 수 있기 때문이다.
관세음보살님과 밀교의 상징 원상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자연스럽게 왼쪽으로 고개가 향한다. 관세음보살님께서 자애로운 모습으로 어서 오라고 반 기신다. 삼밀사 관세음보살님은 화강암으로 높이 6미터로 조성된 입상으로, 지난 2015년 4월에 불교총지종에서는 진 주 화음사에 이어 이곳에 두 번째로 모셔졌다. 관세음보살 입상 주변으로는 잡초 하나 없이 무성한 꽃과 나무가 만개하여, 잘 정돈된 대저택의 정원 같은 느낌을 주었다. 삼밀사 주교님과 교도들의 성정이 그대로 묻어있는 듯했다. 공손히 합장 후 서원당을 향해 가려면 정면에 원상이 보인다. 삼밀사 원상은 총지종의 교의와 종지를 나타내는 동시에 밀교의 상징이자 법신비로자나를 뜻하며, 사원의 도량과 건축물을 상징한다.
서원당에 오르는 계단은 흡사 만다라의 세계로 들어가는 기분이 들었다. 계단 벽마다 걸려있는 액자 속에는 관세음 보살님이 각양각색의 모습으로 나투어 계셨다. 관세음보살 염송을 하다보면 자연스럽게 3층에 조성된 서원당에 오르게 된다.
자성일이라 아침부터 많은 분들이 자 리를 잡고 개인 불공 중에 계셨다. 조용히 앉으려 했으나 “어서 오세요.” 맞아주 시는 교도님들 때문에 깜짝 놀랐다. 원래 알고 지냈던 분들인 줄 알았다. “저를 아시나요?” 살짝 농을 던졌더니, 모두 깔 깔깔 웃으신다. 삼밀사의 오랜 역사만큼 이나 교도님들의 친화력은 눈빛만 봐도 통하는 한 가족 그대로였다. “저는 여기 나온 지 34년 되었어요. 선배 보살들이 나를 제도를 해서 오게 되었어요. 너무 힘들게 살았어요. 안 살고 싶을 때도 많았어요. 순간순간 그럴 때마다 부처님께 의지하고, 불공을 했어요. 불공을 하다 보니 불공한 만큼 또 살게 해주시더라고요.” 우귀연 보살님은 선뜻 불공이 얼마 나 중요한지를 말씀해주셨다.
웃음과 신심 넘치는 자성일 불공
자성일 법회는 여법하게 열렸다. 기로 스승님들까지 오셔서 삼밀사 교도들의 신심에 한껏 불심을 불러 일으켜 주셨다. 공양실에서는 이미 몇 분의 교도님들이 점심공양을 준비 중이셨다. 연로하심에도 불구하고, 손발을 맞춰가며 바삐 움직이셨다. “주교님 모시고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관불행사를 가지려고 하고 있어요. ‘처처부처’라고 하잖아요. 사원에 서 불공도 하지만 가는 곳마다 부처님이 계시니, 보살님들 하고 두루 다니며, 화 합하는 시간도 만들고 있지요.” 삼밀사 신정회 김화자 회장님은 삼밀사에 많은 교도들이 올 수 있도록 잘 부탁(?)한다 는 당부도 잊지 않으셨다.
삼밀수행을 통해서 부처를 이룬다는 것이 밀교의 수행법이자, 수행의 목적이 기도 하다. 그러고 보면 불교총지종에서 가장 밀교다운 사원 이름을 가진 곳이 삼밀사가 아닌가 싶다. 이름 하나만으로도 밀법도량으로서의 풍모와 자세를 갖고 있으니 말이다. ‘희망과 만남의 장소’ 가 더 이상 ‘영도다리’가 아니라 삼밀사 로 기억되는 새역사가 이뤄지길 서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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