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결같은 마음으로 불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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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수 234호 발행인 인선(강재훈) 발간일 2019-05-01 신문면수 11면 카테고리 문화 서브카테고리 -페이지 정보
필자명 박재원 필자법명 - 필자소속 - 필자호칭 - 필자정보 문경=박재원 기자 리라이터 -페이지 정보
입력자 총지종 입력일시 20-02-11 17:57 조회 4,414회본문
한결같은 마음으로 불공
충청전라교구지회 민순분 지회장
충청전라교구지회 민순분 지회장
“사랑한다, 정말 사랑한다는 그 말을 해 준다면, 나는 사막을 걷는다 해도 꽃길이 라 생각할겁니다.”
저 먼 발치서 가수 노사연의 '바램’이라 는 노래 가락이 들려 왔다. 문경새재를 따 라 내려오는 계곡물 소리보다 힘찬, 새소 리보다도 더 또렷한 목소리였다. 벚꽃의 향연보다도 먼저 계곡을 굽이굽이 휘감고 있었다. 어느 여인의 솔깃한 가락이 봄볕 만개하는 하늘 푸른 맑은 봄날을 이다지 도 애절하게 만들 수 있단 말인가.
돌아보니 우리 총지종 스승님들과 교도 들 몇 분이 문경새재 관불 후 정자에 둘러 앉아 쉼을 청하고 있는 자리였다. 그중에 노래를 부르고 계신 분은 신정회 충청전 라지회 만보사 민순분 회장님이셨다.
“회장이라고 통신원 워크샵을 오긴 왔 는데, 나는 글을 잘 쓸 줄도 모르고, 돌아 가서도 뭘 해야 하는지 잘 몰라요 그래도 이렇게 한 번 다녀가면 뭔가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서 열심히 따라 다녀요.”
올해로 77세를 맞이하신 민순분 회장님 은 대전 만보사 36년 차 배테랑 교도이시 다. 나이 마흔에 남편의 갑작스러운 교통 사고로 혼자 자식 넷을 키우셨다. 아이들 은 막 초등학교 1학년, 3학년, 6학년, 중학 교2학년이 된 3월이었다.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다른 절에서 49 재를 지냈어요 그런데 기도가 끝난 후에 도 영 마음이 편하지 않는 거예요. 그런 데 만보사 교도가 같이 가자고 해서 왔고, 기도를 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아, 내가 진작 이곳에서 불공을 했다면 남편의 사 고도 없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 고요”
장손 며느리로서 시어른을 모두 모시며, 자식 넷을 키우려니 하숙을 열게 되었다. 방이 많은 것도 아니어서 방 하나에 자식 넷을 몰아넣고 억척같이 세월을 보내면서 도, 오로지 불공으로 이겨내셨다.
민순분 회장님은 키도 크고 체격도 좋아 보이셨다. 하지만 어깨 수술, 다리 수술, 목수술 두번 등 민회장님 스스로는 온 몸 을 리모델링했다고 표현하시지만, 한결같 은 불공으로 오랜 인고의 세월을 버텨온 내공 덕인지 얼굴은 밝고 늘 유쾌함을 잃 지 않으셨다.
아프리카 속담에는 ‘어른 한분이 사라지 면 도서관 하나가 사라지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다. 이 말은 어른 한분이 지혜와 경륜이 후세에 물려주는 가르침이 얼마 나 큰 것임을 알려주는 뜻이다. 민순분의 회장님의 늘 불공하는 삶은 젊은 교도들 이 험난한 세월을 이겨나는데 불공의 힘 이 얼마나 큰 것인가를 몸소 알려주고 계 신 것이다. 문경새재는 웬 고갠가, 구비야 굽이굽이가 눈물이 난다(진도아리랑 중) 지만, 민순분 회장님의 인생 곡절에는 눈 물 대신 '바램’과 ‘불공’에 대한 존경과 감 사를 보내드리기에도 모자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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